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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버린 AI’는 실현 가능한가
인공지능(AI)의 3대 요소는 데이터, 컴퓨팅 파워, 알고리즘이다. 대량의 고품질 데이터가 관건이다. 데이터 주권 확보가 국가 안보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소버린 AI’가 글로벌 기술 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올랐다.
소버린 AI(Sovereign AI)는 단순히 독립적인 언어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반도체·전력·컴퓨팅 인프라부터 데이터센터·클라우드·AI 배포 서비스까지 전체 AI 산업 가치 사슬에서 역량과 독자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대규모 국가 투자 계획의 소버린 AI 전략으로 미·중 기술 패권경쟁에서 ‘제3의 길’ 모색에 나섰다. 소버린 AI를 위한 100조 원(약 750억 달러) 규모의 국가 투자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의 5000억 달러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계획 발표에 비견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미국 100%) 대비 88.9%로, 5년 새 기술 수준이 가장 발전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높은 기술력도 갖고 있다. 메모리 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을 선도하고 데이터 이동 없이 AI 연산을 수행, 전력 소모를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이는 혁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디지털 주권 확보와 기술 자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과 빠른 AI 기술 발전 속도를 바탕으로 충분한 실현 가능성이 있다. 100조 원 규모의 국가 투자 계획과 풀스택 접근법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야심찬 전략이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 감시 수단화, 사회 통제 도구로의 악용, 개인정보 침해, 편향과 차별 심화 등 심각한 사회적 위험도 내재하고 있다. 중국의 사회신용시스템, 헝가리나 아랍에미레이트 등 각국의 AI 기반 감시 사례는 소버린 AI의 악용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의 소버린 AI 발전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기술적 역량 강화와 더불어 윤리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 개인정보 보호 강화, 다원주의적 접근, 국제 협력 등을 통해 기회와 위험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버린 AI로 인해 예상되는 전기 전력 부족, 물 부족에도 중장기적으로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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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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