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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저 멜기세덱이 제4회 인천광역시장배 바둑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대회는 원래 미추홀(인천의 옛 이름)배였는데요, 아마도 인천시에서 후원하면서
인천광역시장배란 명칭이 붙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 둘을 모두 쓰더군요.
정식명칭은 제4회 인천광역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 제14회 미추홀 전국아마바둑 최강전입니다.
전국최강부(청년부, 장년부)를 비롯해서 일반부, 여성부, 중고등부, 어린이부(어린이 최강부, 조별 어린이부)까지
크게 5개부로 나누어 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일반부에 참가할 수 밖에 없었겠죠?
이 대회에는 올해가 2번째 참가입니다. 재작년인가 한 번 참가했다가, 예선 조리그 3전 전패로 탈락의 쓴맛을 맛보았지요.
오늘은 목표는 거두절미하고 1승이었답니다. ㅎㅎ
과연 이 목표가 달성되었을까요?
어제 서울 번개모임이 10시가 넘어서 파했습니다. 매너리 형님께서 강하게 억류하시는 걸 뿌리치고,
오늘의 대회를 위해 인천으로 달려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하니 12시가 넘어버렸군요. 집에 가서 자려던 차, 친구로부터 호출이 와서 당구장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당구를 치고 새벽 4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 겨우 잠을 청했는데,
대회에 대한 설렘때문이었을까요? 잠도 잘 못자고 일어나 대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대략 9시쯤에요.
9시 반까지 참가하라고 하는데, 택시를 타면 한 10분정도 걸리는 거리가, 30분 일찍 나온 셈이지요.
이상하게 오늘따라 택시가 없더군요. 한 20분을 기다려 택시를 겨우타고 대회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좀 늦어도 상관없었을텐데, 택시를 타고 오면서 늦으면 어떡하나하고 걱정을 했더랍니다.ㅋㅋ
우선, 참가자 확인을 하러 대회장으로 들어가니, 예년 그때처럼 용지님이 대회진해을 맡아보더군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진추첨을 하고 대회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요.
사진기는 저의 갤럭시S랍니다. 우선 대회장 전경을 보시죠.
대회장인 인천시립 도원실내체육관입니다. 예전엔 여기서 배구를 많이 했었죠.
이쪽 지역엔 경기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체육관 바로 밑에는 시립수영장이 있고, 또 근처에 야구장과 축구장이 있었습니다.
야구장은 예전 태평양 시절에 프로야구가 진행되었었죠.
지금은 예전 구장을 헐고 새로 축구전용구장을 짓고 있습니다. 2014 아시안게임을 위해서요.
이후, 인천 프로축구팀의 홈 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네요. 문학경기장은 뭐할려고 또 축구장을 짓는지 모르겠네요.
현재 90%이상 지어진 것 같은데,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홈플러스 입점때문에 지역 상인들과 마찰이 많은 것 같아요.
대회장내의 모습입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열기가 대단하더군요. 대부분이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새삼 놀란 것은, 이렇게 바둑을 두는 아이들이 많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대회는 이 아이들이 없었으면 아마도 존립 자체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바둑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예뻐서 찍었습니다. 바둑 두는 모습이 어른스럽고 대견하네요.ㅎㅎ
우측의 이 아이는 무슨 걱정이 있는 걸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ㅎㅎ
각 조별 어린이부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전경입니다. 어린이 최강부에 속하지 않는 바둑교실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바둑 두는 걸 둘러보면서, 아쉬웠던 것은, 대국 매너가 썩 좋지 못한 아이들도 몇몇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바둑을 잘 둔다고 뽐내려는 것인지, 시종일관 노타임에, 돌을 집어 던지듯이 하는 한 아이가 있었는데요,
사실 대국 내용도 그 아이가 매우 유리했었습니다. 상대보다 나이도 조금 많아 보이는 이 아이는 바둑을 계속
두고 있는게 귀찮다는 듯이 바둑을 두더군요. 바둑돌이 몇 차례는 땅바닥에 떨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상대편 아이는 진땀을 빼고 있더군요.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저를 흘끔 바라보던 그 아이의 표정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두는 그 아이의 모습을 참 보기 좋았는데요, 매너 없는 다른 녀석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더군요.ㅋㅋ
프로기사 분들도 오셔서 자리를 빛냈습니다. 인천의 자랑 서능욱 9단을 비롯해, 나종훈 프로, 이재웅, 이현욱 사범 등이었습니다.
서능욱 9단입니다. 인천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오전에 프로기사들은 인천 지역의 명사들과 지도기를 두었습니다.
인천바둑협회에서 일을 많이 하는 나종훈 프로입니다.(단위를 잘 몰라서...)
이재웅 사범이죠?
사진이 어둡게 나왔네요. 이현욱 사범입니다. 실제로 보니 얼굴이 엄청 까맣더군요.
이제 제 참전기를 기록할 시간이 되었군요. 목표는 1승이었습니다. 조별리그로 예선을 할 줄 알았는데,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진행을 한다더군요. 들어는 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긴 사람은 이긴 사람들과, 진 사람은 진 사람들과 바둑을 두게해서 최종적으로 우승을 가리게 되는 방식이라네요.
원래 일반부 신청자는 20명이 넘었는데, 대회 당일 참가자는 17명이었습니다. 총 5대국을 하기로 했었지만,
참가자가 줄어 총 4대국을 하게되었습니다. 지난번 보다 대국 한 번을 더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3패에서 끝날 것을 패만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는 거네요.ㅠㅠ;;
위 사진은 저의 두번째 대국 장면입니다. 상대는 1국에서 부전승을 얻어 저와 첫 대국인데요, 무지 세네요.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백여수 만에 저는 돌을 던졌답니다. 이렇게해서 오전 두 대국에서 전패를 했네요.(2전 2패)
바둑 두 판을 두니 12시가 좀 넘었네요. 저는 두 판 다 일찌감치 돌을 던져야 했더랍니다. 점심을 먹고 1시 20분쯤
다시 오후 대국을 시작한다고 하네요. 응원하러 온 후배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체육관에서 나왔습니다.
평소에 가끔가는 갈비집에서 갈비탕을 먹었습니다. 영양갈비탕이라고 한 그릇에 만원인가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 밥 먹으러 온 건지, 바둑두러 온건지 원....
2판을 날리고 이렇게 밥을 맛있게 먹고 있자니, 오후는 포기할까 고민되더군요.
하지만, 멜기세덱의 인생에 포기는 있긴 있지만 자주 있으면 안되기에,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대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세번째 대국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될대로 되라식으로 부담을 줄이고 두었습니다.
결과는?
사진이 잘 안 나왔네요. 여전히 세번째 대국 중입니다. 옆에서 두시는 분이 저와 첫 대국을 했던 분입니다.
시종일관 여유를 보이시더군요. 첫대국이라 긴장했는지, 전 바둑을 영 엉망으로....
이분은 협회 관계자들과도 친분이 많으신 것 같더군요. 대국 중에서 다른 분들과 인사하느라 바쁘셨습니다.
저보다 고수인 건 분명하셨는데, 실력차이가 그렇게 큰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바둑이 계속 꼬이고 잘 풀리지 않더군요.
200수도 못 넘기고 돌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분. 저에게 첫 승을 하시고 내리 3패를 하셨답니다. ㅎㅎ
세번째 대국 장면입니다. 제가 백을 잡고 두었는데, 흐름은 여전히 나빴습니다. 워낙에 근본이 없는 바둑인지라,
포석에서부터 망하기 시작해서 시종일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고뇌하는 모습. 옆에 보이는 쌕쌕을 원샷해 버렸습니다.
대국 종반의 모습입니다. 시종일관 좋지 못했는데, 종국에 가서는 다소 미세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대분께서 사활을 착각하시는 바람에, 대망에 1승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입니다. 푸하하~~~
결국 저는 승리를 했고, 기세를 몰아 4국도 승리를 따냈습니다.(아! 장하도다 멜기세덱)
이로써 종합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는 목표 이상의 소득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상패가 이렇게도 많습니다. 8강까지 시상하는데, 8강에 오르면 무려 상금이 10만원입니다. 17명 중에 8명이 입상인데요.
2승 2패를 한 저는 아쉽게도 9위에 걸렸네요.ㅠㅠ;;
하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1승이 목표였는데, 2승이나 했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사실 스위스리그 방식이라 첫 대국에 패한 저는 뒤로 갈수록 다소 실력이 떨어지는 분과 두게 된 덕분입니다.
확실히 마지막에 저와 대국하신 분은 저보다 살짝 아래신 것 같더군요.
일반부 우승은 저와 두 번째 대국하신 분이 차지했습니다.
일반부 결승전 대국 모습입니다. 우측에 있는 분이 우승자입니다. 저와 두 번째 대국을 했던 분이지요.
육용지 군의 후배라는 군요. 이름이 병진입니다.
일반부 참가자 중에 중2 여학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이름이 이단비란 학생인데요.
첫 대국에서 지난해 준우승자를 꺾는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바둑이 강해서 중고등부가 아닌 일반부로 출전을 시켰다네요, 아버님께서...ㅎㅎ
아쉬운건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겁니다. 귀엽게 생겼던뎅.....ㅠㅠ;;
이 학생은 3위를 했더군요.ㅊㅋㅊㅋ
결과적으로 이번 인천시장배는 저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몇 해 전에 참가했었을 때보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 같더군요.
그 때는 제가 타이젬 1~2단 수준이었는데, 전패를 하긴 했지만, 아주 큰 차이를 느낀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했던 건데,
대국을 하면서 상대들과 엄청난 차이를 느끼고 스스로 자멸을 했던거 같습니다.
오후 대국은 저와 비슷한 분들과 둘 수 있어서 2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내년에도 꼭 참가해야겠습니다. 내년 목표는 입상입니다.ㅋㅋ
오후가 되니 어린이부는 금방 끝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더군요. 대회장이 아주 한산해졌습니다.
한산해진 대회장 한 편에서 프로기사의 지도다면기가 있었습니다.
이현욱 사범이 지도다면기 후 복기를 하고 있는 장면이네요. 아이 하나가 머리를 글적이며 복기장면을 유심히
살피고 있습니다.ㅎㅎ
이재웅 사범입니다. 통통한 볼살이 귀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기우분들에 둘러싸여 지도다면기를 펼쳤습니다.ㅎㅎ
인증샷입니다. 맨위에 제 이름이 보이시죠? 큰빨간색 동그라미가 승리를 했다는 표십니다. 승수 2승.
순위표시에서 3은 3위를 8은 8강 입상자를 뜻합니다. 8위 밖에는 통상적으로 순위를 매기지 않는데,
제 순위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무려 9위였습니다. 알고보니, 저와 같이 2승을 한 다른 한 분은(장인지 님)
첫 대국에서 승리를 한 덕에 8강에 들어가셨습니다. 알고보니 무척이나 아쉬워지더군요. 10만원이 날아간 셈이니까요.ㅋㅋ
인천에 사시는 풍경과그림님이십니다. 오신다더니 정말로 찾아주셨네요. 오후쯤에 찾아오셔서 끝날때까지 계신것 같아요.
목표 이상의 소득을 올려 기분좋은 멜기와 함께 찰칵~~~ㅋㅋ
일반부 진행을 맡아 수고한 육용지 군입니다. 카페에서는 바둑소년, 타이젬에서는 복음파수꾼이란 닉네임을 썼었죠.
요새는 자주 볼 수 없어서 궁금했는데, 여전히 이쪽에서 고생을 하고 있더군요.
제가 연락처를 땄습니다. 앞으로 인천 모임 같은 것이 있을 경우 불러서 강제로라도 데리고 와야겠습니다.
바둑 잘두고, 착하고, 순진한 친구입니다.ㅎㅎ 근데, 표정이 뭔가 살짝 쫄아있는듯한데....ㅋㅋ
당근이재...열심히 해
수고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등부에서 3위라도 해봤으면 좋겠네요 ㅇ_ㅇ;
아까비... 저녁쏘실 기회를 잃으셔서요.. ㅋㅋㅋ
초반 글을 읽을 때 바둑보다 당구내용이 먼저 와 닿는 이 느낌은... ㅡㅡ;;
대회 나가서 2승... 축하드립니다.
풍경과 그림님의 얼굴을 이제야 처음 뵙네요.. ^^ 요즘 저와 온라인에서 친하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