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푹 빠진 네이마르 ‘사랑할 결심’
“놀랐어요” 팬 열렬한 환대에 감격… “고마워요” 태극기-하트 이모티콘
경기 전 애국가 때 에스코트 보이, 왼손 올리자 바로잡아줘 화제도
2019년 호날두 ‘노쇼’와 비교돼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뒤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관중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Obrigado Coreia do Sul(고마워요 한국).’
한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위해 방한했던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기고 3일 일본으로 떠났다. 네이마르는 이 글 옆에 태극기와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붙여 놓았다. 브라질 대표팀은 6일 도쿄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
네이마르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Obrigado Coreia do Sul(고마워요 한국)’이라고 쓰면서 태극기와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붙여놨다.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캡처
네이마르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국내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네이마르는 “(내가) 가는 곳마다 한국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예상하지 못한 환영이었다”며 “경이로울 정도였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입국 이후 서울 남산과 강남의 클럽, 경기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 등을 찾아 한국 관광을 즐긴 네이마르가 가는 곳마다 자신을 환대해준 한국의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네이마르는 이례적으로 한국과의 경기를 일주일이나 앞두고 입국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월드컵이나 대륙별 챔피언십이 아닌 평가전을 위해 일주일이나 여유를 두고 경기 개최 국가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 2, 3일 전에 도착한다.
네이마르는 이날 경기 후 브라질 대표팀 라커룸을 찾은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환했다. 사진 출처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네이마르가 2일 한국과의 평가전이 시작되기에 앞서 애국가 연주 때 왼손을 가슴에 올리고 있던 ‘에스코트 보이’의 손을 바로잡아 주는 장면도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네이마르는 이날 자신과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한 에스코트 보이가 애국가 연주 때 왼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 것을 봤다. 그는 곧장 이 아이를 뒤에서 껴안는 듯한 자세로 왼팔을 내려주면서 아이의 오른팔을 들어 가슴 위에 올려줬다. 이를 옆에서 보고 있던 브라질의 공격수 하피냐(26·리즈 유나이티드)가 웃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네이마르는 한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손흥민(30·토트넘)과 유니폼을 교환하는 모습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그리그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브라질 라커룸을 찾았다.
2일 경기에 앞서 애국가 연주 때 ‘에스코트 보이’가 왼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 것을 본 네이마르가 아이의 왼손을 내리면서 오른손을 가슴에 올려주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과의 경기 전날 훈련 때 팀 동료와 충돌해 오른쪽 발등 통증을 호소했던 네이마르가 2일 선발로 출전해 후반 32분까지 뛴 것을 두고 국내 팬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노쇼(No Show)’ 사건과 비교하며 네이마르를 치켜세웠다. 2019년 7월 당시 유벤투스 소속이던 호날두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팀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했는데 출전하지 않고 벤치만 지켜 국내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2골을 넣어 A매치 통산 73골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축구 황제’ 펠레가 갖고 있는 브라질 선수 A매치 최다골(77골) 기록에 4골 차로 다가섰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