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윤대경이 오늘은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줬네요 외국인 2명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김민우가 '에이스'보다는 '꾸역꾸역'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가 많아 선발 싸움이 잘 안 될 수 있는데 그래도 윤대경이 시즌 3번째 6이닝(4번째 5+이닝)을 챙겼습니다. 윤대경은 1군 본격 데뷔 이후 피안타율 .251 -> .247 -> .242 WHIP 1.43 -> 1.38 -> 1.07로 매년 좋아지고 있는데 5월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그의 나이가 벌써 29살이라는 게 조금 아깝군요. 어쩌면 29살이어서 잘 던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타선에서 중요한 건 2가지 입니다. 잘 치는 선수를 붙여놓고 못 치는 선수를 떨어트려 놓는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하주석과 김태연을 붙여놓는 건 위험합니다. 심지어 하위타순도 아니고 중심과 가까운 자리에서 그러면 더 위험하죠. 문제는 타선에 잘 치는 선수가 별로 없어서 터크먼-노시환만 붙여두면 나머지 순서는 어떻게 조합하든 '못 치는 선수끼리 모여있는' 라인업이 된다는 겁니다. 벌써 시즌 30경기 가까이 치뤘는데도 타격성적이 이러면 2군에서 잠시 가다듬는 것도 좋은데, 우리는 주전층이 얇아서 그것도 못 하고 참 답답하네요. 오늘 3안타 쳤고 볼넷도 시즌 내내 잘 얻어내고 있지만 최재훈 성적도 여전히 안 좋고 정은원도 좀 살아나는 듯 했지만 아직도 무안타 경기가 많죠. 팀 타선을 전반적으로 끌어줄 선수가 없는게 정말 아쉽습니다.
터크먼은 얘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공-수-주 모든 면에서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던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들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올 시즌 KBO 외국인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됐고 1~2할대 선수가 넘쳐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터크먼에게 더 고맙기도 하고요. 실제로 피렐라를 제외하면 터크먼보다 타격 성적이나 WAR 기준 더 나은 외국인 타자도 딱히 없습니다. OPS도 피렐라만 1을 간신히 넘기고 나머지 외국인 타자들은 대부분 터크먼 아래입니다. 호미페가 비슷한 수준이고요.
하지만 요즘 터크먼은 득점권에서 기대치가 자꾸 낮아지네요. 시즌 초반 5할대 노리고 4할대 중반을 넘나들던 타격이 3할대 초반으로 내려온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괜찮습니다. 하지만 타점이 4점에 불과하죠. 물론 타점 자체는 앞 타자들의 책임입니다. 1-2번 출루가 잘 안 이뤄지는데 3번타자 타점이 높을 수 없죠. 최재훈이 비교적 준수한 출루율을 보여주지만 그건 대부분 (안타가 아니라) 볼넷에 의한 출루고 1루에 서 있는 최재훈을 홈으로 한 방에 데려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터크먼의 타점이 적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터크먼의 장타율이 높지 않고 득점권에서의 성적이 너무 낮은 것 역시 분명한 원인입니다.
올 시즌 터크먼은 득점권에서 22타수 3안타. 장타 없이 삼진 8개 당했습니다. 득타율은 .136 득점권 출루율은 .231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의 장타율은 .136이네요. 그래서 득점권 OPS는 .367에 불과하죠 터크먼은 올 시즌 주자가 있을 때 .271 .346 .313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주자가 있을 때 그렇게 '훌륭한' 수준의 타자가 아니고 그냥 평범합니다. 다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345 .379 .491로 성적이 수직 상승합니다.
사실 득타율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표본이 작아 통계로서의 의미는 적습니다. 하지만 터크먼은 외국인 타자이자 3번 타순에 들어서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솔직히 아쉽습니다. 과거 팬들이 임팩트 없다고 그렇게 욕하던 김태균은 통산 주자 없을때 타율 .302에 OPS .838 / 주자가 있을때는 타율 .354에 OPS 1.011 / 그리고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때는 타율 .362에 OPS 1.029찍었습니다. 반면 현재 터크먼은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때 안타를 매우 적게 치고 장타는 하나도 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저 기록은 오늘자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성적입니다. 오늘 상황을 집어넣으면 기록이 더 나빠지겠죠.
물론 김태균이야 KBO에서 손꼽히는 중심타자였으니 비교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건 바로 그런 능력이죠. 터크먼이 앞으로는 주자가 있을 때도 평소 같은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로사리오가 주자 없을때 타율 .326 주자 있을때 타율 .333 득점권에서 타율 .359찍었습니다. 중심타자는, 외국인은 그렇게 쳐줘야 하는겁니다.
투수진 이탈이 많은데도 최근 승률이 비교적 괜찮았던 이유는 불펜이 잘 버텨준 덕분입니다. 1이닝씩 끊어 던진 게 효과적이었다는 기사도 오늘 나왔죠. 생각해보면 2018년의 뜬금 가을야구도 불펜의 힘으로 갔습니다. 좋은 속구를 가지고 있는 투수들이 있으니 볼질만 덜 하면 괜찮은 불펜이 될 수 있죠. 다만 그게 어려우니까 문제고 야구 특성상 불펜 전력은 '지속가능'하지가 않아서 또 문제입니다. 선발감이 많아야죠. 선발로 흔들려도 불펜가면 괜찮은 투수들은 많지만 불펜에서 불안한데 선발로 안착하는 선수는 찾기 어려우니까요.
다행히 김민우 윤대경 박윤철이 그럭저럭 잘 버텨주는데 여전히 선발은 부족합니다. 6이닝 7이닝을 쉽게 넘겨 줄 튼튼한 외국인, 그리고 에이스급 투수가 더 필요하죠. 찾기가 매우 어렵지만 어쩌겠습니까. 찾아야죠. 팬들이 찾을 수는 없으니 구단이 잘 찾도록 바랄 수 밖에요. 튼튼하고 오래가는 투수는 FA로도 못 잡습니다. 결국 외국인 아니면 토종 선발로 채워야죠. 앞서 언급한 3선수, 그리고 아직 자리는 못 잡았으나 구단과 팬들이 기대하는 선수들이 (원투펀치가 아니라) 3-4-5선발이 된다면 그때는 팀이 강해질 수 있을겁니다. 1군 경기에서 150을 훌쩍 넘기며 존에 좋은 공 꽂는 00년대생 전후 투수들이 많은데 문동주를 비롯한 우리 팀 다른 선수들도 가까운 미래에 그런 모습을 좀 보여주면 좋겠네요.
올해 아시안게임이 열립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병역혜택 주는 것을 반대하지만 아직 합법적인 기회가 남아 있으니 정은원이나 노시환에게 올해가 매우 중요합다. 젊은 선수 위주로 국대를 꾸린다고 했으니 태극마크에 대한 기대도 크죠. 하지만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롯데 3루수 한동희는 4할 타율에 벌써 홈런 7개 넘겼고 키움 2루수 김혜성이 2할 8푼대 (92년생이지만) KT 2루수 오윤석은 2할 9푼대 치고 있습니다. 정은원과 노시환이 시즌 성적을 빨리 더 끌어올려서, 미필 팀별 안배가 아닌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역 혜택을 위한 AG을 치를 수는 없지만, 합법적인 기회를 정당하게 노려보기는 해야 하니까요.
첫댓글 터크먼이 1번을 치는 건 어떨까요??
터크먼-최재훈-노시환-4번 이후 아무나 이런 타순을 저도 상상해봤는데 수베로는 타순을 잘 안 바꾸니까요
로사리오가 정말 잘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