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법사의 간병
<서유기>를 통하여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당나라의 현장법사는 청소년
시절부터 재주와 지혜가 뛰어났고, 당태종은 출가한 그를 나라의 보배로 일컬을
정도로 존중했다고 합니다.
일찍이 현장법사는 불전의 원서인 범본을 배워서 아직 번역되지 않은<대반야경>을
비롯하여 모든 불경을 번역하겠다고 원을 세웠습니다. 그 원을 성취하기 위해
현장법사는 629년 8월 당태종과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인도 유학의 장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교통수단이 미개했던 당시에는 생명을 건 위험을 감수하며
중앙아시아의 험악한 산악과 사막을 지나가야만 했습니다.
현장법사는 당국의 허락 없이 제자 40명만을 데리고 은밀하게 길을 떠나면서,
절 앞에 서 있는 소나무를 향해 고별시를 남겼습니다.
나 이제 서쪽 나라 천축으로 가노니
가는 길 험난하여 목숨을 잃거나
천축에 들어가 다시 오지 못할지라도
소나무야 너만은 천년만년 잘 자라다오
현장법사 일행이 중앙아시아의 관문인 서역 땅 계빈국의 국경에 이르렀을 때에는
40명의 제자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홀몸이 된 현장법사는
하염없는 외로움을 안고 큰 강가에 이르렀으나 나룻배 마저 없었습니다.
그 때 마침 상류로부터 집짓는 재목들이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저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민가가 있을 것이니 쉬어 가기로 하자.”
한참 올라가자 잡초가 우거진 쓸쓸한 고찰이 눈에 띄웠고, 안쪽으로부터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와서 들어가 보니 문둥병을 앓는 노비구가 있었습니다.
현장법사는 평소 익혀 둔 서역말로 병든 노비구만 홀로 있는 내력을 물었습니다.
“이 절에는 원래 대중이 많이 있었는데, 내가 이와 같은 업병을 앓게 되자 대중이
한 사람 두 사람 다 떠나고 만 것이오.”
비록 구법의 길이 바쁘기는 하였지만 그대로 놓아 두면 당장 숨이 넘어갈 병든
노비구를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현장법사가 지성을 다해 간병하자, 다행히 노승은 얼마 있지 않아 완쾌되었습니다.
노승은 그지없이 감사하며 더 머무르기를 권하였지만, 현장법사는
곧 떠나야 한다며 하직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노승은 품 속에서 범어로 된<반야심경>한 권을 꺼내어 선물하였습니다.
이 책은 달리<신승전수범본신경>이라고도 하는데, 현장법사는 그 뒤 이 경의
가피를 많이 입었습니다. 경문을 전수받은 이후 현장법사는 재난을 당할 때마다
이경을 독송함으로써 모든 액난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현장법사가 인도에 있는 항하(갠지즈강)의 한 지류를 통과할 무렵, 그 곳의
주민들이 떼를 지어 덤벼들어 순식간에 사지를 묶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현장법사는 그동안 익힌 인도말로 물었습니다.
“왜 나를 이렇게 결박하는 것이오?”
“항하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오.”
그들은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항하의 수신을 잘 대접해야 농사가 풍년이 드는데,
그 대접하는 방법이 사람을 바쳐 1년에 한 번씩 제사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 날이 제사날이었고, 현장법사가 공교롭게 그 곳을 지나가게 되었으므로
같은 마을의 안면있는 사람들을 죽이기보다는 외국인을 죽이기가 인정상 쉬운일이라
실례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법사는 ‘남을 대신하여 죽는다는 것이야 불자의 당연한 도리’라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목숨을 주는 것은 아깝지 않았지만, 인도땅에 도착하여 범본을 구하지도
못한 채 죽는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 모두가 전생에 지은 업장 때문인가? 따라오던 제자 40명을 다 죽이고 이제
자신까지 죽게 되었으니……..
현장법사는 마음으로 깊이 참회하며 그들에게 청했습니다.
“나는 출가한 승려입니다. 당신네들 모두가 잘 살게 될 수 있다면 내 목숨을 기꺼이
줄 것이오. 그러니 죽기 전에 경문이나 한 번 읽을수 있도록 이 포승줄을 약간
늦추어 주시오.”
현장법사는<신성전수범본심경>을 품에서 찾아내어 세 번을 읽었습니다.
그 순간, 새까만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모래흙을 수십 길이나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변에 놀란 주민들은 대경실색하여
현장법사를 풀어 주었습니다.
그 뒤 현장법사는 인도의 나란타대학에서 여러 해 동안 학문을 연구하였고,
그 대학의 대학원장급에 해당하는 직책과 예우를 받았으며, 귀국할 때는
천축국의 왕이 나라의 보배로 받들면서 환국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마침내 귀국한 현장법사는 그의 서원처럼 번역불사로 생애를 끝내게 되었는데,
그 어떤 경전보다 <반야심경>을 먼저 번역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귀국 길에 노승의 중병을 간호해 주고 범본<반야심경>을 얻었던 계빈국의 고찰을
다시 찾아보았지만, 노승은 고사하고 헐어 빠진 고찰의 자취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후일 현장법사는 그 병든 노화상이 관세음보살의 시현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현장법사가 불법과 인연이 깊은 분이기 때문에 관세음보살님이 가피를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무섭다고 떠나 버린 문둥병
환자를 지극 정성으로 돌본 그마음 가짐이 모든 환란을 벗어나게 하고 <반야심경>을
얻게 한 것이라는 근원적인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마음속에 자비심이 깃들면 세상은 자연히 바뀌기 마련입니다.
정성을 다한 간병! 그것이 진심일 때 모든 환란은 저절로 사라지고 좋은
일은 스스로 찾아드는 것입니다.
[출처]:시작도 끝도 없는 길-윤회와 인과응보 이야기:일타큰스님 지음
첫댓글 _()_
나무 아미타불
감사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행복한 하루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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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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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복되고,즐거날 되세요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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