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수필문학 창간호 <울음을 풀다/열린출판>
태어나는 순간부터 잘 우는 아이는 건강하다.
언제부턴가 우는 법을 잊은 듯 살아가는 우리,
문학은 삼킨 울음을 퍼 올리는 일이다.
맑은 우물이 되기까지, 편안한 노래가 되기까지,
뭐든 흐르는 게 좋다.
생각이든, 마음이든, 인연이든
한곳에 오래 묶어두면 고약하고 완악하고 아프고 깊어진다.
*원주시립중앙도서관 문예창작교실 지도 강사이며, 원주수필문학 회장을 맡은 문혜영 수필가는 ‘창간호를 내며’
인사말로 원주수필문학 창립과 창간호 발간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보이지 않는 적이 생존을 무차별 위협해도 생의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그것은,
생존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입니다. 우리 안에서 뜨겁게 타는 살아있음의 증표들을 글로 풀어가는 작업, 그것은 우리
생존의 의미이며 자존의 한 몸짓이기도 합니다. 마치 2천 년 전 생명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횃불을 들고 토굴로 모인
기독교인처럼, 우리도 겨우 눈만 내놓고 마스크를 쓴 채 마주하거나 온라인 화상으로 마주했습니다. 각자의 가슴에
조용조용 타오르는 생명의 불씨를 안고.
제가 원주로 옮겨 온 건 10년 전이고, 수필로 등단한 건 40년 전입니다. 원주라는 아름다운 이 지역 내에서 특히 수필은
다른 장르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적음에 놀랐습니다. 소명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여기에 수필의 불씨를
지펴야겠다는 생각으로 원주시립중앙도서관에 문예창작 강좌를 열었습니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수필마당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강좌를 코로나와 대치하며 일 년 동안 이끌어 오면서 ‘원주수필문학’을 탄생시켰습니다.
원주시립중앙도서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 지원 속에 원주수필문학의 첫 작품집
<울음을 풀다>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대면조차도 허용치 않는 이 어려운 난국에 정말 꿈같은 결실입니다.
문학은 나를 찾는 여행이며 행복을 찾는 여행입니다. 이 여행은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나 자신이 매일 접하는
일상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의 본질에 닿는 주파수 찾기입니다. 본질 여행은 시간과 타인을 통과하지만,
그 해답은 결국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우리 함께 수필을 쓰며, 많이 성장하고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문우 모두가 더 확고하게 삶의 자리를 구축하길 바랍니다.
원주수필문학 회원 자격은 등단 여부에 두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미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는 문우도 여럿 있지만,
오래전부터 머뭇거리면서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원주시립중앙도서관 수필 문예창작 강좌를 듣고 글쓰기에 첫걸음을
뗀 문우도 여럿 있습니다. 서툴고 부족함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서툰 그 자리에 마냥 머물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문우 모두를 한분 한분 소중하게 품으며 함께 갈 것입니다.
원주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문학창의 도시입니다. 이름에 걸맞게 명실상부 문학의 도시가 되기를 바라며 원주수필문학도
거기 한 몫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첫걸음엔 비록 17인의 필진이 참여했지만, 점점 더 이 여행의 동반자가 많아지리라 소망합니다.
/ 창간호를 내며(문혜영)
*방역지침 준수하며 만나고 기념사진만 찍었습니다.
첫댓글 창간호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편안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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