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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서의도움으로 아쳐를 떼어놓은 우리는 무사히 교회안에 들어왔다.
「느긋하게 있을 시간은 없어. 랜서가 아쳐와 결판을 내기 전에 캐스터를 쓰러뜨리자」
「알고 있어. 여기부턴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자.
———그리고. 정말로 캐스터를 맡겨도 괜찮은 거지, 토오사카」
「응. 막다른 데까지 궁지에 몰리겠지만, 그래도 참견하지 마. 시로는 쿠즈키 선생을 가능한 한 떼어 내주면 돼」
예배당을 횡단해서, 안뜰로 통하는 문으로 향한다.
토오사카가 저렇게 말하니 이쪽도 망설이지 않는다.
……물론, 토오사카가 핀치에 빠졌을 때 원호할 수 있을지 어떨지도 의심스럽다.
내 상대인 저 쿠즈키다. 토오사카에게 신경을 쓰고 있으면, 그야말로 첫 일격조차 피할 수 없겠지.
———캐스터의 기척이 가까워진다.
그 힘을 숨기지도 않는 것인지, 교회는 캐스터의 마력으로 싸여 있었다.
이렇다면, 우리들의 습격 따위 진작에 알려져 있을 것이다.
「——————trace투영, on 개시」
가능한 한 주의 깊게, 여덟 단계를 거쳐서 환영을 짜 올린다.
익숙해졌기에, 그 녀석의 쌍검은 1분도 지나지 않아서 두 손에 쥐어져 있었다.
「윽————————」
가벼운 두통.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역시 다소 부하가 생기고 있다.
에미야 시로 본인이 눈치채지 못하는 곳에서, 투영은 확실하게 몸을 침식하고 있다.
「………………」
「?」
기분 탓인가.
한 순간, 옆을 달리는 토오사카가, 괴로운 듯이 고개를 숙인 듯 했다.
어둠을 내려간다.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달려서 빠져나가, 한층 넓은 공간으로 나온다.
그 뒤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계단 난간에서 성당으로 뛰어내렸다.
「어머. 뛰어내려오다니, 완전히 원숭이네.
왜 서두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이니까 계단 정도는 쓰도록 해」
성당에 착지한다.
기습에 가까운 난입인데도, 캐스터는 여유 부리며 나와 토오사카를 맞이했다.
「————————」
캐스터의 옆에는 쿠즈키 소이치로가 있다.
……살기도 적의도 느껴지지 않는 서있는 모습.
그것이 저 남자의 전투태세다. 투명한 살의는, 쿠즈키 소이치로라고 하는 인물의 무서움까지 숨기고 있다.
그런 의미로 말하자면, 녀석은 지금의 어새신보다 훨씬 암살자 같았다.
제단에는 세이버의 모습이 있다.
상황은 이틀 전과 마찬가지다.
세이버는 기둥에 묶인 채, 그저 머리를 숙이고 있다.
「————————」
늦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는 반면, 세이버가 묘하게 조용한 게 신경 쓰였다.
이전의 세이버는, 좀 더 괴로워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캐스터의 마력에 거역하며, 전신으로 숨을 쉬듯이 작게 떨고 있었다.
그게, 지금은 얼어붙은 것처럼 조용했다.
「……………………」
싫은 예감에 초조해진다.
어새신이 없는 건 다행이지만, 이 불안이 적중해 버린다면, 우리들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다————
「왔어, 캐스터. 이것저것 생각해봤지만, 역시 너는 사라져 줘야겠어.
눈에 거슬리고 방해되며 성가신데다, 뭣보다 그 옷차림이 마음에 안 든단 말야. 요즘 보라색 로브라니, 어디 촌뜨기야 싶어지잖아」
여유 있는 캐스터에게 지지 않으려고 독설을 내뱉는 토오사카.
입으로는 그런 소리를 하면서도, 조금씩 간격을 좁히고 있는 걸 봐도, 심중은 거꾸로일 것이다.
「————————」
……이쪽도 세이버를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토오사카가 왼쪽으로 돌면서 캐스터를 몰아넣는다면, 나는 오른쪽으로 돌면서 거리를 좁힌다.
캐스터와 쿠즈키. 그 둘을 떼어놓으려면, 협격하는 형태로 가서, 서로가 서로의 적을 확립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흥. 눈감아줘서 도망쳤던 주제에, 꽤나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네. 요새 마술사는 전부 이렇게 새대가리인 걸까. 이래서야 아쳐가 포기하는 것도 당연하지」
토오사카의 매도가 효과가 있는지, 캐스터는 지겨운 듯이 토오사카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틈에 몸을 움직인다.
토오사카와는 반대편, 캐스터를 협격할 수 있는 위치까지 이동한다.
「————————」
그걸 아무 말 없이 응시하는 쿠즈키.
……역시.
이 정도를, 저 남자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저 녀석쿠즈키는 전부 알고 있다.
우리들이 각개격파를 노리고 있는 것도, 토오사카에게는 무언가 책략이 있는 것도.
그걸 짐작하면서도 여전히, 쿠즈키는 캐스터를 좋을 대로 하게 내버려두고 있다.
……쿠즈키는 캐스터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저 녀석은 자신의 의지로 캐스터의 마스터가 됐다.
그러나, 그래도———이 소극성으로 보자면, 쿠즈키는 허수아비에 가깝다.
마술에 의한 후방지원이 뛰어난 서번트와,
격투에 의한 백병전이 뛰어난 마스터.
본래의 관계가 역전되어 있는 저 둘은, 그 모습도 거꾸로인 듯한 생각이 든다.
성배를 집요하게 구하는 캐스터와, 자신의 의지 따위 없이 캐스터를 지키는 마스터.
「————————」
그래서, 의미도 없이 생각해버렸다.
혹시 캐스터가 마스터이고, 쿠즈키가 그녀를 지킬 뿐인 서번트였다면, 저 둘은 이렇게까지 어긋난 길을 안 택하지 않았을까, 하고.
「————————」
토오사카가 이쪽을 본다.
위치적으로는 이미 나무랄 데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이 뒤는 어느 쪽이든 공격하기만 하면, 결판은 난다.
나와 토오사카가 패하든, 그 전에 토오사카가 캐스터를 쓰러뜨리든, 캐스터와의 싸움은 여기서 끝난다.
「그럼 시작할까. 당신과 싸우는 것도 이걸로 세 번째. 슬슬 그 얼굴도 보기 질렸고, 여기서 매듭을 지어 주겠어」
한 발짝, 캐스터에게로 간격을 좁히는 토오사카.
「대담하게 나왔네. 설마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심으로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가씨?
그렇다고 하면 실력을 겨루고 뭐고 없어. 이번도 눈감아 줄 테니까, 우선 그 머리를 치료하고 와」
「그런 건, 당연히 이길 수 있지.
그럴 것이 그렇잖아? 너 같은 삼류 마술사한테, 일류인 나마술사가 질 리가 없는걸」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 자만, 엄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아가씨」
자세를 잡은 건 동시.
몇 미터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둘은 거울에 비친 모습 같기조차 했다.
그게 신호다.
나는 무방비가 되는 캐스터에게로 덮쳐 들고,
「윽…………!」
당연하게, 쿠즈키의 일격에 저지당한다.
……눈앞에는 유귀와 같은 암살자.
토오사카와 캐스터의 마술전을 지켜보고 있을 여유 따위 없다.
이쪽 속셈 따위 진작에 간파 당하고 있다.
시간을 벌게 놔두지 않겠다, 하고.
세이버조차 궁지에 몰아넣은 “뱀”을 내지르며, 쿠즈키 소이치로는 내 목숨을 뺏으러 왔다.
————버텨봐야 1분.
그건 나도 토오사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본래는, 거꾸로인 조합이 아니면 승산이 없는 싸움.
격투와 마술, 모두 격이 위인 적에게 승리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조금은 싸움이 된다.
쿠즈키를 상대하면 토오사카는 단숨에 죽을 테고,
내가 캐스터를 상대하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만으로 끝난다.
반면, 이 조합이라면 이길 수 없긴 하지만 순식간에 죽는 일은 없다.
……즉.
이 싸움은 어떻게 쓰러뜨리는가, 가 아니라.
쌍방이 격이 위인 상대를 맞이해서 어디까지 버티는가 하는, 그런, 외줄타기 같은 싸움인거다.
「윽———— !」
계속해서 내질러지는 주먹을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쿠즈키의 주먹은 살아있는 “뱀”이다. 종이 한 장 차로 피해봐야, 피한 순간에 궤도를 바꿔서 물어뜯어 온다.
세이버는 그걸로 중상을 입었다.
당연하게, 쿠즈키의 일격에 저지당한다.
……눈앞에는 유귀와 같은 암살자.
토오사카와 캐스터의 마술전을 지켜보고 있을 여유 따위 없다.
이쪽 속셈 따위 진작에 간파 당하고 있다.
시간을 벌게 놔두지 않겠다, 하고.
세이버조차 궁지에 몰아넣은 “뱀”을 내지르며, 쿠즈키 소이치로는 내 목숨을 뺏으러 왔다.
————버텨봐야 1분.
그건 나도 토오사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본래는, 거꾸로인 조합이 아니면 승산이 없는 싸움.
격투와 마술, 모두 격이 위인 적에게 승리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조금은 싸움이 된다.
쿠즈키를 상대하면 토오사카는 단숨에 죽을 테고,
내가 캐스터를 상대하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만으로 끝난다.
반면, 이 조합이라면 이길 수 없긴 하지만 순식간에 죽는 일은 없다.
……즉.
이 싸움은 어떻게 쓰러뜨리는가, 가 아니라.
쌍방이 격이 위인 상대를 맞이해서 어디까지 버티는가 하는, 그런, 외줄타기 같은 싸움이다.
「윽———— !」
계속해서 내질러지는 주먹을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쿠즈키의 주먹은 살아있는 “뱀”이다. 종이 한 장 차로 피해봐야, 피한 순간에 궤도를 바꿔서 물어뜯어 온다.
세이버는 그걸로 중상을 입었다.
공연히 종이 한 장 차로 피할 수 있을 만큼의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었기에, 세이버는 쿠즈키의 “뱀”에 물어 뜯겼다.
그러나, 마침 이쪽은 그런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지 않다.
종이 한 장 차로 피하는 것 따위 불가능하고, 애초에 쿠즈키의 주먹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니까, 자신이 막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
「커————!」
어깻죽지. 왼쪽 쇄골에, 쿠즈키의 주먹이 스쳐간다.
「허, 으———— !」
완전히 해머다. 그대로 어깨째로 왼팔이 부서져나간 것 같은 감각에, 단검이 떨어질 뻔 한다.
「————————윽」
버티고 견뎌내서, 오른쪽 단검으로 미간으로 세차게 질러지는 주먹을 튕겨낸다.
「아, 윽————!」
필사적으로 후퇴한다.
겉모습 따위 개의하지 않고 후퇴하는 나와, 전진한 것도 눈치채지 못하게 한 채 간격을 좁히는 쿠즈키.
「하————」
————그 자세에, 전율했다.
다음에야말로 견뎌낼 수 없다.
지금까지 몇 번 막아낼 수 있었던 것조차 이상하다.
실감이 없다. 토오사카가 캐스터를 쓰러뜨릴 때까지의 미끼, 방어에 전념하면 어떻게든 된다, 라는 착각은 처음 일격으로 깨졌다.
쿠즈키 소이치로는, 저번 싸움을 잘 고려하고 있었다.
이전, 토오사카를 습격한 쿠즈키를 나는 격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도, 아쳐의 쌍검만 투영할 수 있으면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거꾸로, 아쳐의 검이 없으면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쿠즈키는 그걸 짐작하고 있다.
이번, 쿠즈키가 우선 공세로 나왔던 건, 나로부터 쌍검을 뺏는다고 하는 것이었으니까.
「윽————!」
오른쪽 단검이 깨진다.
———캐스터의 마술에 의해 강화된 녀석의 주먹은, 겨우 수 합으로 내 검을 파괴한다.
trace on
「————투영, 재개…………!」
즉시 단검을 복제한다.
무리한 투영, 즉석의 검으로는 높은 완성도는 기대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몇 번의 공격을 막아낸 쌍검은 점점 그 정밀도가 떨어져 간다.
「큭———하, 하아, 하———……! !」
호흡을 완전히 억누를 수 없다.
무아지경에서 쿠즈키의 뱀에 단검을 맞춘다.
몸은 쌍검에 따를 뿐. 아쳐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수족은, 애초에 에미야 시로라고 하는 육체의 한계는 넘어있다.
덤으로, 이 두통.
깨져, 새롭게 투영할 때마다 몸 안이 깎여 간다.
마력을 소비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검을 하나 만들 때마다, 얼마 안 되는 마술회로가 하나 사라져 가는 듯한 감각.
제로가 되는 건 이미 눈앞이다.
만들어봐야 앞으로 두 자루.
저장된 마력을 잃었을 때가 이쪽의 끝이다.
그러나, 애초에.
앞으로 두 자루 다 만들어낼 여유 따위, 이 몸의 어디에———
「에————————아?」
날고 있었다.
쿠즈키의 오른쪽 주먹. 항상 부동이었던 그것이, 창처럼 쏘아진 것이다.
가슴을 갈비뼈째로 꿰뚫으려고 하는 그 일격을, 쌍검으로 막았다.
순간, 쌍검은 파괴되고, 충격은 그대로 나를 날려버린 것 같다.
등에는 단단한 감촉.
……5미터 가까운 거리를, 튕겨져 날아온, 건가.
「허————, 억」
호흡을 재개하려고 하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걸 알아챘다.
관통한 충격은 심장을 마비시키고 있다.
호흡은커녕, 손발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겨우 몇 초.
심장이 활동을 재개할 때까지의 그 공백에,
「하————————」
유귀가 닥쳐온다.
그걸로 체크다.
저 남자라면, 1초의 틈만 있어도 내 숨통을 끊는다.
그런데 이 안 좋은 상태라면, 6번 죽이고도 남는다.
「————————」
적을 노려본다.
손발은 움직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나는, 애초에 검을 휘두르는 인간이 아니다.
에미야 시로가 싸우는 무기는, 처음부터 마술로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내 역할은 쿠즈키의 발을 묶는 것이다. 그걸 다하지 못한 채, 쉽사리 포기할 수 있겠냐————!
「에?」
「————————」
그 타격음은, 눈앞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던 검의 구조가 사라진다.
내 목을 비틀어 끊으려고 다가섰던 쿠즈키의 발이 멈춘다.
그 이변은 쿠즈키의 등뒤.
제단을 등에 진 캐스터에게 일어난 것이었다.
열세인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실력차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만큼, 그녀의 부담은 그보다 컸겠지.
여유에 찬 동작으로, 캐스터는 그녀에게 손가락을 향하게 한다.
아에로
자아낸 마술은『병의 바람』.
캐스터는 영창 따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신대(神代)에 살았던 마녀에게 있어서, 자신과 세계를 잇는 수순 따위 불필요한 것이다.
캐스터는 항상 세계 톱니바퀴를 돌리는 신비를 띠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마술이라는 것은 그저 명하는 것.
자신의 번견에게, 그저『덮쳐라』라고 고하는 것과 같다.
Acht
「————8번……!」
그걸, 그녀는 비장의 보석으로 상쇄한다.
느긋하게 주문을 영창하고 있을 시간은 없고, 왼손 마술각인에 의한 간이영창으로는 캐스터의 마술에 대항할 수 없다.
마술사로서의 기량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정도로 벌어져 있다.
그 차를 메우려면, 오랜 기간 쌓아온 것을 토해낼 수 밖에 없다.
마술사의 딸로서 생을 받아, 지금까지 모으고 모아온 10년 분 이상의 마력의 결정.
대체할 것이 없는 10개의 보석 중, 남은 9개를 이곳에서 다 쓸 각오로, 그녀는 싸움에 임하고 있었다.
「후후, 기특하게도 힘내내. 그런 숨겨둔 카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아가씨」
자신의 마술을 순수한 마력으로 상쇄 당하면서도, 캐스터의 미소는 무너지지 않는다.
거의 무한히 마술을 행사할 수 있는 캐스터와,
보석이라고 하는 증폭기로 대항하는 그녀.
그 차는 뚜렷하다.
그녀가 어느 정도 보석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10이나 20.
그 정도 것으로, 캐스터가 패할 이유 따위 조금도 없다.
Sieben
「———— 7번 ……!」
내쏘아지는 전하를, 7번째 보석으로 상쇄한다.
남은 보석은 여섯.
앞으로 6번 캐스터가 중얼거리는 것만으로, 그녀의 비장의 카드는 바닥을 드러낸다.
「어머, 깨끗하게 막아내는구나. 정말 기특하지. 자기만 지키고 있으면 돌을 다 쓰는 일도 없을 텐데」
쿡쿡 하는 웃음소리에도 반응하지 않고, 그녀는 다음 마탄에 대비해서 보석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다.
……캐스터의 말대로, 자신의 몸만을 지킨다면 보석은 깨지지 않는다.
캐스터의 주문에 대해서, 아마도 3번은 막아내 주겠지.
……그러나,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캐스터의 마술은, 한 번 발동하면 성당을 덮는다.
마스터인 쿠즈키는 캐스터에 의해 보호되고 있겠지만, 그만은 예외인 것이다.
혹시 그녀가 캐스터의 마술을 발동 전에 상쇄하지 않으면, 쿠즈키 소이치로를 막고 있는 에미야 시로가 타 죽게 된다.
「————————윽」
그렇기에, 자신만 지켜도 의미가 없다.
그가 그런 죽음을 당하는 건 용납할 수 없고, 애초에 이 작전의 전제는, 그가 쿠즈키를 막아준다, 라고 하는 한 점에 있으니까.
「흐응, 아직 막아낼 생각이야? 대단한 신념이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버틸까. 막고만 있어서야 결과는 뻔하잖아, 아가씨」
캐스터의 손가락이 움직인다.
Sechs Ein Fluß,ein Halt
「———————— 6번 겨울 강……!」
거기에, 그녀는 선수를 쳤다.
분명히 막고만 있어서는, 결국 보석을 잃고 죽임을 당한다.
캐스터의 마술과 그녀의 보석.
거기에 담긴 마력이 동등하다면, 선수를 치면 쓰러뜨릴 수 있다는 거다————!
그러나, 캐스터의 영창을 웃도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
주문을 사용하지 않고, 보석을 해방하는 것만으로 마술을 성립시키는 토오사카 린도 최고의 속도라면,
겨우 한 마디로 신비를 일으키는 캐스터도 최고의 속도다.
둘의 싸움에 “선수” 따위 없다.
있는 것은 그저 힘에 의한 밀고 밀리는 싸움뿐.
이 싸움에 져서, 마력이 다한 쪽이 패배한다.
그렇다면————
Funf, Drei, Vier Der Riese und brennt das ein Ende
「5번, 3번, 4번……! 종국.불꽃의 검 상승————!」
이미, 순수하게 밀어붙일 뿐.
연이어 보석을 집어 던지며, 캐스터의 마력을 돌파한다————!
해방한 보석은 셋.
거기다 비장의 4번을 써서, 금주인 상승마저 겹쳤다.
그것은 그녀의 한계를 넘은 마술이기도 하다.
『술사의 허용량을 웃도는 마술은, 결코 써서는 안 된다』
그렇게 그에게 말했던 그녀 자신이, 그 금기를 범하면서까지 발한 일격.
캐스터가 방어에 들어가지 않으면 성당은커녕 교회째로 붕괴할 그것을,
보라색 마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냈다.
———아니, 상쇄 정도의 것이 아니다.
캐스터는 그녀가 뿜어낸 마력, 그 전부를 옷 속에 삼킨 것이다.
「————————」
놀라서 내처 서 있는다.
……그 등뒤에서는, 그가 패배를 당하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깨어지는 검의 소리와, 살이 벽에 격돌하는 소리.
승패는, 지금 결정되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는 손 쓸 방법도 없이, 비틀, 하고 몸을 흔들었다.
벗어날 수 없는 절망에 완패한 듯이, 비틀비틀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움직여간다.
「어머, 이걸로 끝? 아직 가지고 있는 보석은 있잖아? 포기하지 말고, 없어질 때까지 시험해 보면 어때?」
「————————」
그녀에게 대답할 기력은 없다.
……앞으로 몇 개 보석이 있어도, 지금 그게 그녀의 최대인 것이다.
그게 통하지 않는 이상, 백의 보석을 되풀이해도, 그녀의 마술로는 캐스터에게 상처 하나 낼 수 없다————
「그래. 드디어 이해한 듯 하네. 뭘 해도 나한테는 당해낼 수 없다고. 하지만 즐겁기는 했어, 아가씨. 마술을 겨루는 건 오랜만이었으니까.
그래, 그것만이라도 너한테 가치를 부여하지」
「윽———」
앞으로 무너지는 발을 버티고, 구역질을 손으로 억누르며, 그녀는 캐스터를 노려본다.
「분해? 하지만 이게 현실이야. 오히려 자랑으로 여겨.
놀아줬다고는 해도, 너는 이 나한테 마술전을 시킨 거니까」
그리고, 캐스터는 그녀를 가리킨다.
이번에야말로 마지막이라고, 사형을 선고하는 듯이.
「사라져. 저 꼬마가 내 마스터에게 쓰러지는 건 시간문제.
그 전에———이쪽도, 슬슬 끝을 내자」
천천히 죽음을 중얼거리는 캐스터.
———그 방심.
그 단정만을, 그녀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stark Groß zwei
「2번———강화」
해방하는 주문은 단 한 마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중얼거렸다.
「에?」
「————————」
한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토오사카와 캐스터.
둘의 마술전은, 토오사카의 패배로 끝나 있었다.
토오사카는 캐스터에게 용서를 구하는 듯이 비틀비틀 앞으로 나아가고, 그런 토오사카에게, 캐스터는 마지막 일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술을 쐈다.
————그, 순간.
토오사카는 쏘아진 마술을 상쇄했다.
그건 좋다.
그건 놀랄만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뒤————토오사카 녀석, 어처구니 없게도 엄청나게 기합이 들어간 자세로, 캐스터에게 두들겨 패려고 덤벼들었다————!
토오사카는 스스로 업화에 뛰어든다.
그대로 내뿜어진 마술을 상쇄하고, 그걸 눈속임으로 이용해 캐스터에게로 뛰어들었다.
「————!?」
캐스터의 놀람은, 틀림없이 마술사로서의 것이다.
저 녀석 안에는, 마술전에서 패한 마술사가 때리러 덤벼든다는 상식은 없다.
나도 없으니까, 탁월한 마술사인 캐스터에게는 모독과도 같겠지.
그러나, 그것도 그저 발악이 아니다.
간격을 좁혀, 캐스터의 가슴에 때려 넣은 것은 중국권법에서 말하는 촌경이다.
「쿨————럭…………!?」
쨍그랑, 하는 소리.
쿠즈키와 마찬가지로 주먹을 “강화”하고 있는 건지, 토오사카의 일격은 손쉽게 캐스터의 방어를 관통했다.
「하———너, 마술사 주제에, 주먹질이라니……!」
「미안하게 됐어……! 요즘 마술사라는 건, 호신술도 필수과목이야……!」
「——————」
그 연계에, 솔직히, 넋을 잃었다.
촌경 직후, 토오사카의 몸이 꺼졌다.
두 손을 바닥에 짚고, 캐스터의 무릎 근처까지 웅크린다.
격투의 소양 따위 없는 캐스터에게는, 그야말로 사라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거기에, 엄청난 다리후리기가 들어갔다.
휙, 하고 몸째로 돌린 선각은, 캐스터의 두 다리를 끊으려는 듯 작렬한다————!
「꺄————!?」
다리를 후려져, 등부터 지면으로 쓰러져가는 캐스터.
그러나 끝나지 않는다.
다리후리기 뒤, 캐스터에게 등을 돌린 채 일어나다 말고, 회전하는 기세 그대로 토오사카는 팔꿈치를 캐스터에게 힘껏 때려 박고————
「날아가라……!」
몸의 회전을 멈추며, 터무니 없이 스탠스가 돌아간 정권을 작렬시켰다————!
「쿨럭…………!」
캐스터의 몸이 날아간다.
토오사카의 정권 지르기를 제대로 맞은 캐스터는, 나와 똑같이 벽에 내동댕이쳐졌다.
「아————아」
벽에 등을 맡기고, 몽롱하게 숨결을 흘리는 캐스터.
「이겼다————!」
벌어진 거리.
날아간 몇 미터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토오사카는 땅을 찼다.
이미 승부는 났다.
캐스터는 움직이지 못하고, 저 상태로 봐선 치명상이겠지.
시간으로 몇 초도 되지 않았던 공방.
내가 벽까지 내동댕이쳐지고, 쿠즈키와 대치한 사이의, 5초도 되지 않는 한 순간에 승부는 났다.
캐스터에게 저항할 여력은 없다.
토오사카는 세이버 같은 속도로 캐스터에게 다가가,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마술에 의한 몇 초뿐인 “강화”.
토오사카는 처음부터, 캐스터에게 격투전을 걸 생각이었던 것이다.
캐스터는 토오사카를 마술사로밖에 보고 있지 않았다.
그 틈, 단 한 번밖에 통하지 않을 기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불리한 마술전을 연기한 건가.
그리고 책략은 성공했다.
캐스터는 토오사카에게 속아, 완전히 패배했다.
이 싸움은 토오사카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다.
「———아니. 거기까지다, 토오사카」
이 남자의, 괴물 같은 운동능력만 없었다면.
캐스터에게 달려든 토오사카가 질풍이라고 하면, 그것은, 마풍(魔風) 같은 속도였다.
「거짓————말」
토오사카의 발이 멈춘다.
벽에 기댄 캐스터의 앞에는, 방금, 내 눈앞에 있었던 쿠즈키 소이치로의 모습이 있다.
「아————」
토오사카의 몸이 움직인다.
죽음을 직감하고, 순간적으로 얼굴을 방어하며 뒤로 뛴 순간,
나를 날려버렸던 쿠즈키 오른 주먹의 일격이, 토오사카의 안면을 강타했다.
「윽————!」
얼굴을 양손으로 가드하고, 더구나 뒤로 뛰었는데도, 토오사카의 몸은 크게 튕겨져 날아간다.
나와는 정반대의 벽 가까지 튕겨진 토오사카의 두 손은, 골절된 것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승기를 놓쳤군. 네 번 때려 넣어 죽이지 못한 네 미숙함이다」
태연하게 말한다.
……그러나, 그런 건 토오사카의 탓이 아니다.
승기를 놓친 원인은 나다.
내가 쿠즈키를 막고 있었으면, 토오사카는 캐스터를 완전히 죽였겠지.
———이건 내 책임이다.
천재일우의 기습은, 내 미숙함과, 쿠즈키 소이치로라고 하는 남자의 탁월한 격투 스킬 앞에 저지되었다————
「아————크」
캐스터의 의식이 돌아온다.
쿠즈키에게 지켜진 캐스터는, 천천히 성당을 둘러봤다.
……그걸로 끝이다.
캐스터에게 이제 기습은 통하지 않는다.
토오사카도 완전히 피로해져 있고, 나도, 남은 검제는 두 자루뿐.
————혹시.
혹시 이 상태에서 세이버가 령주에의해 사용되면, 우리들은 두 번 다시 지상에는 돌아갈 수 없다————
「윽……후우. 감사드려요, 마스터. 당신이 없었으면, 그대로 죽었을 겁니다」
「빈말은 됐다. 지금은 세이버를 깨워라. 얕봐도 되는 상대가 아닌 것 같군」
「네. 정확한 판단이에요, 마스터」
캐스터의 손가락이, 제단의 세이버에게 향해진다.
눈에 보일 정도인 저주의 속박.
그걸, 캐스터가 풀려고 했을 때.
“———아아. 그게, 몇 초 정도만 더 빨랐으면 말이지”
그녀의 마스터.
쿠즈키 소이치로의 머리 위에는
무수한 검이, 부유하고 있었다.
「소이치로————————!」
상처 입은 자신의 마력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깨달은 것인가.
캐스터는, 그 몸으로 자신의 주인 앞에 서서,
trace on
“————투영, 개시”
머리 위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분명히, 그런 주문을 입에 담았다.
「————————」
……소리가 그쳤다.
허공에 나타난 검은, 그 전부가 한 표적에게로 날 듯이 떨어져, 한 명의 육체를 찔렀다.
무수한 검은 살을 찢고, 자르고, 꿰뚫은 뒤, 환영처럼 사라져 간다.
남은 것은, 엄청난 핏자국뿐이다.
「아…………윽…………아」
그것은.
스스로 자진해서 방패가 된 여자는, 비틀 하고, 피투성이인 몸으로, 등뒤의 남자에게 돌아선다.
「————————」
쿠즈키는, 그저 무언이었다.
그의 눈앞에는, 무참하게 찔린 서번트의 모습이 있다.
……이미 숨길 필요도 없어진 것인지.
로브는 앞이 벌어져, 지금까지 드러내지 않았던 맨 얼굴로, 여자는 자신의 주인에게로 걸어간다.
「아———아, 아————」
……무너지는 몸.
이미 죽어버린 몸으로, 여자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는 주인을 올려다본다.
그 하얀 손가락이, 무표정한 남자의 볼의 선을 따라 간다.
「아————무사한가요, 마스터」
끊어지는 목소리는, 매우 투명한 것 같았다.
쿠즈키에게 변화는 없다.
짧게, 그래, 하고 대답할 뿐, 그 시선은 캐스터에게 돌리지도 않는다.
「다행이에요. 당신이 죽으면, 곤란합니다」
그래도 좋다고.
……아니, 그런 상대이기에 좋았다고, 여자는 입가에 웃음을 띄운다.
「하지만, 유감이에요. 겨우 소망을, 찾았는데」
볼을 따라가는 손가락이 떨어진다.
캐스터의 몸이, 발 밑에서부터 사라져간다.
「비탄할 건 없다. 네 소망은, 내가 대신 이룰 뿐이지」
너무나도 말재주가 없는 그 말에, 쿡 하고.
덧없는 꿈을 꾸는 듯이 웃고,
「그건 불가능하겠죠. 왜냐하면, 제 소망은」
———아까까지, 이루어져 있었으니까.
희대의 마녀는, 잠들듯이 무너졌다.
……보랏빛 로브가 떨어진다.
주인을 잃은 옷은 점차 엷어져, 뒤를 쫓듯이 바람에 흩어졌다.
「——————」
사라진 캐스터를 보지도 않고, 쿠즈키는 그 녀석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 머리 위에 있을, 붉은 외투를 걸친 기사의 모습을.
————두통이 온다.
투영을 마구 쓴 부하만이 아니다.
중얼거린 주문.
녀석이 입에 담은 말이, 구역질을 동반하고 뇌수를 다시 일어날 수 없게 하고 있다.
race on
——————투영, 개시라고.
분명히 녀석은, 투영개시라고 입에 담았다.
같은 것 따위 없을 터인 주 문자기암시를, 녀석은, 조금도 다르지 않게 입에 담았다.
「————————」
계단을 내려와, 성당에 선 아쳐.
그 모습을, 토오사카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아, 쳐……어쩌면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거야?」
「————————」
아쳐는 대답하지 않는다.
녀석은 적인 쿠즈키만을 응시하고 있다.
「……사자 심장 속의 벌레, 인가.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있었군, 아쳐」
「아아. 하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트로이의 목마겠지. 쓰러뜨려야 하는 게 그리스의 영걸이었으니까 말이지. 비유로서는, 그 쪽이 어울린다」
눈앞에서 캐스터를 배신해 놓고서, 아쳐의 태도에 떳떳하지 못한 느낌은 없다.
「그런가. 너 같은 남자를 끌어들인 캐스터의 실수였군」
배신자를 앞에 두고도, 쿠즈키의 말투는 변하지 않았다.
그 몸에는 아직 전의가 남아있다.
마술사도 아니고, 캐스터를 잃었는데도, 쿠즈키에게는 싸움을 계속할 의사가 있다————
……자세를 잡는다.
캐스터가 없는 지금, 쿠즈키의 전투능력은 격감해 있을 것이다.
저 “뱀”은 건재하다고 해도, 주먹을 강철로 바꾸고 있었던 캐스터의 강화는 사라져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쿠즈키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아쳐와 대치했다.
「그런가. 계속한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다」
쌍검을 겨누는 아쳐.
둘 사이에는, 이미 전투가 성립되어 있다.
「아————」
그건, 괜찮은 것인가.
쿠즈키는 성배에 흥미는 없다고 했다.
그저 캐스터를 따르고 있었을 뿐인, 모양만 마스터다.
그렇다면, 캐스터가 사라진 지금, 쿠즈키와 싸울 이유 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
「———잠깐. 어째서 계속하는 거지, 쿠즈키. 당신은 캐스터가 하라는 대로 했었을 뿐이잖아. 캐스터는 이제 없으니까, 싸울 이유는 없을 텐데」
정신이 아찔해질 것 같은 두통을 견디면서, 둘에게 지지 않으려고 노려본다.
「————————」
쿠즈키는, 약간 눈을 가늘게 뜬 후.
「그렇지. 싸울 이유 따위 없다. 너와 마찬가지로, 나는 성배 따위에 흥미는 없었으니까 말이지」
「그렇다면」
「————그러나, 이건 내가 시작한 일이다. 그걸, 도중에 그만두는 것 따위 할 수 없지」
그것뿐.
대답한 이유는, 그것뿐이었다.
————싸움이 시작된다.
둘의 싸움은, 아마도 일 합으로 끝나겠지.
아무리 쿠즈키가 일반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격투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상대는 서번트다.
“일반인과 비교가 안 되는” 정도로 대항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이건 싸움의 이름을 빈 패잔병 처리다.
패자의 운명.
본디부터 죽이고 죽는 게 마스터끼리의 싸움이며, 받아들여야 할 결과.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싸워서는 안 된다.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