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어서 평화방송이 농촌진흥청과 함께 준비한 <녹색기술, 청색마을을 찾아서> 순서입니다.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농가의 가장 큰 고민은 난방비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지하수를 뿌려서 보온하는 수막재배법이 활용돼 왔는데요.
요즘은 지하수 부족으로 수막시설을 가동하기가 어렵게 되자 물을 순환시키는 순환식 수막재배 시스템이 개발돼 농가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녹색기술, 청색마을을 찾아서>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엄청난 물을 절약하는 순환식 수막재배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서종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설재배로 불리우는 비닐하우스는 보온을 위해 이중이나 삼중의 비닐막을 칩니다.
비닐 하우스안에 또 다른 비닐하우스가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영상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난방이 필요합니다.
하우스 난방에는 기름이나 전기를 사용하는 온풍과 온수가 있고 최고 15도의 온도를 가진 지하수로 물 커튼을 쳐 보온하는 수막재배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농민들은 에너지 대체효과가 큰 수막재배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 이시영 박사입니다.
 ▷비닐하우스 천장에 달린 호스에서 물이 나와 보온 커튼을 친다
| ▶ [녹취-이시영] “우리나라 전체의 시설재배 면적이 약 5만 3천 헥타르 정도 됩니다. 그 중에서 만 헥타르 정도 한 20% 정도가 수막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가적으로 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부분도 약 3천억원에서 5천억원 정도의 유류 대체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충북 청원군 남일면에서 비닐하우스로 30년째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한상훈씨
기름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수막재배로 딸기농사를 지어왔습니다. |
그런데 한번 보온을 하고 버려지는 물이 너무나 아까웠고 이러다가 샘이 마르면 어떡하나? 늘 걱정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순환식 수막재배 시설을 설치한 뒤부터 걱정을 덜었습니다.
한상훈 씹니다.
▶ [녹취-한상훈] “흘렸던 물을 재활용한다는 데 큰 장점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현재 가지고 있는 지하수 가지고서는 3동밖에 돌릴 수 없는 것을 6백평 밖에 안되는 것 가지고 천 2백평을 농사를 짓고 있으니까 6백평이라는 것은 이득이 되는 거죠?”
우리나라의 지하수 이용량은 연간 37억 천 7백만톤이며 이 가운데 45%가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고 농업용 지하수의 상당량이 수막재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환식 수막시스템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절약 효과가 있을까요?
계속해서 이시영 박사입니다.
▶ [녹취-이시영] “일단 지하수는 한 80% 정도까지 절약할 수 있고 뭐 기존의 온풍기라든가 이런 기름을 쓰는 난방기와 비교했을 때는 67% 정도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환식 수막시스템은 최고 15도 정도 되는 지하수를 한번 사용한 뒤 2-3도 정도 수온이 떨어지는 만큼만 가열해 다시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순환식 수막재배 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진 에너텍 박진섭 대표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한상훈씹니다.
▶ [녹취-한상훈] “지하수에서 나오는 13도 물하고 회수가 된 물 7도, 6도 물이 정확히 50%가 섞이냐 30%가 섞이느냐에 따라서 평균온도가 달라지죠? 평균 온도가 5도씨가 되면 보일러 가동이 돼서 8도로 맞춰서 나가주는 거죠?” "영하 6-7도 정도 된다고 하면 굳이 기름을 땔 필요가 없어요. 나갔던 물을 원수에서 올라온 물하고 회수돼서 들어오는 물하고 다시 나갈때는 10도 정도는 돼 거든요. 최악의 경우 0도 밑으로는 면할 수는 있는 거죠"
이처럼 순환식 수막재배법은 지하수 재활용으로 물 부족에 대처하고 기름값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
 ▷순환식 수막 설비 시스템, 하우스 온도는 물론 지하수와 회수된 물의 온도가 자동 표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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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시범 보급 단계여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설치비가 비싸 농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한상훈씹니다.
▶ [녹취-한상훈] “너무 비싸다. 농민들 지금 현재 실정을 봐가지고 4백만원씩 내놓는 게 드물어요? 융자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기에는 갚아야 될 돈 아닙니까? 그게 이왕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보조금 액수를 더 올려주십사 하는 게 저희 농민들이 바라는 거죠?”
순환식 수막시스템은 올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에너지 이용 효율화 사업에 포함돼 확대 보급될 전망이지만 그 수가 적어서 농민들의 부담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녹취-종합] “올해부터는 진흥청의 100%사업이 연간 20개소 나오고요. 개소가 좀 많으면 좋은데..” “농식품부의 에너지 이용 효율화사업으로 지금 35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최종 몇 개소 정도가 보급이 될지는 조금 두고 봐야 되겠죠?“ ”여하튼 농민들이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가격을 좀 내려주십사 하는 게 저희들의 부탁이예요“ ”수막호스에서 물받이까지 플라스틱으로 해서 아주 영구적으로 쓸수 있게끔 그런 것까지 전부 포함해서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죠.“ ”기계나 좀 싸게 해 갖고 우리 농민이 좀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또 순환식 수막 시스템이 손색없는 지하수 재활용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상훈씨입니다.
 ▷30년째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한상훈씨가 물호스의 막힘 여부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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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취-한상훈] “온도에 의해서 자동으로 들어가게끔 바깥 온도를 제일 아쉬운 것이고 그리고 제가 연통을 스텐레스로 해주시는 게 좋겠고 제일 어려운 문제가 뭐냐하면 흘러갔던 물이 다시 들어오니까 찌꺼기가 많이 들어와요. 그 물을 한단계 더 걸러 가지고 여과기가 안 막히게끔...”
농가의 물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OECD 즉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겨울처럼 가뭄이 심할 경우 지하수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
물론 물도 기름도 쓰지 않는 새로운 비닐하우스 보온법이 개발되는 게 시설농가에겐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그런 획기적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순환식 수막재배 시스템이 농가에 부담없이 보급되길 기대해 봅니다.
▶ [녹취-한상훈] “한마디로 하면 할아버지 같은 존재죠? 할아버지같이 위해줘야만, 저는 딴 것 보다는 아까운 물을 버린다는 것, 버리는 물을 재활용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봐요.”
[PBC NEWS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