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모든 성당들은 성목요일인 24일 일제히 `주님 만찬미사`를 거행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성체성사를 세우고 제자들의 발을 씻긴 것을 기억했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전국 각 교구장들은 교회 밖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이들의 발을 씻겼습니다.
신익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파스카 성삼일`의 시작을 알리는 주님만찬미사가 24일 저녁 전국 모든 성당에서 일제히 봉헌됐습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에서는 총대리 조규만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수난받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한 최후의 만찬을 기억했습니다.
<조규만 주교 / 서울대교구 총대리>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의 능력이나 인간의 업적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비로 우리는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미사는 하느님 사랑의 잔치입니다."
미사 중에는 예수가 열 두 제자의 발을 씻겨준 것처럼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발을 씻겨주는 발씻김 예식이 진행됐습니다.
구내 환경미화직원과 주차 안내담당직원, 해고노동자와 외국인 근로자 등 12명이 조규만 주교에게 발을 맡겼습니다.
지난해 노인요양원을 찾아가 노인들의 발을 씻겨줬던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올해는 미혼모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임산부 9명과 신생아 4명, 그리고 시설에서 독립한 아기 엄마와 아기의 발을 씻겨주며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에게 맡겨진 어린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용감한 엄마들을 격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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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촌 주교가 서울시립 고덕양로원을 방문해 노인들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
유경촌 주교는 서울시립 고덕양로원을 방문해 노인들의 발을 씻겨주고 만찬을 함께 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정순택 주교도 장애인 직업훈련시설인 사랑손보호작업장을, 손희송 주교는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인 성모자애드림힐아동센터를 찾아가 버림받은 이들의 발을 어루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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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순택 주교가 장애인 직업훈련시설인 사랑손보호작업장에서 장애인들의 발을 씻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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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희송 주교가 24일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인 성모자애드림힐아동센터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발을 씻기고 있다. |
이밖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대구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의 발을 씻겼고,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아동복지시설인 노틀담 형제의집에서 주님만찬미사를 봉헌하는 등 낮은 곳을 찾아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PBC 뉴스 신익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