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는 가자미·넙치와 더불어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물고기다. 셋 다 가자미류다. 이 가자미류는 종류가 워낙 많아 500종이 넘는다. 자, 구분해 보자. 넙치는 광어다. 가자미는 가자미다. 참가자미·용가자미·줄가자미·범가자미·돌가자미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우리와 가장 친숙한 돌가자미를 도다리라 부른다. 생김새가 비슷하다 보니 다른 가자미도 그냥 도다리라 한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말하는 도다리는 가자미다. 진짜 도다리는 먼 바다에서 잡힌다.
또 하나 헷갈리는 것. 광어와 도다리. 이 둘을 구분할 때 ‘우도좌광’ ‘좌도우광’ 소리를 한다. 눈이 어느 쪽에 있는가로 구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고기를 정면에서 봤을 때는 ‘우도좌광’이다. 눈이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 왼쪽에 있으면 광어다. 반대로 뒤쪽에서 내려다본다면 ‘좌도우광’이다. 언젠가 낚시채널에서 낚시대회를 열었다. 한 사람이 도다리를 낚아왔다. 심판관이 도다리 정면에 서서 “좌도우광이니까 이것은 광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동해안에서 잡히는 강도다리는 광어처럼 눈이 왼쪽에 있다. 노랑 바탕 지느러미에 검정 줄무늬가 있는 녀석이다. 정작 광어는 어릴 때 눈이 오른쪽에 있다. 참나,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이 강도다리는 대량 인공 종묘 생산에 성공한 놈들이기도 하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이 봄철 도다리는 맛이 일품이다. 회도 좋고 국이나 찌개, 구이 다 맛있다. 요즘 철이면 가까운 바다로 도다리 낚으러 가는 낚싯배가 많다. 편대채비(좌우 벌린 채비로 목줄 엉킴이 없다)로 고패질을 하면서 낚는다.
모래밭이나 모래와 펄이 뒤섞여 있는 곳이면 ‘원투’로도 낚을 수 있다. 미끼를 워낙 잘 삼키기에 던져놓고 다른 짓 하다가 와보면 물어 있기도 하다. 자리가 괜찮으면 두세 개씩 던져놓기도 한다.
이곳 거문도에서는 ‘딱괴이’라고 부른다. 괴이는 고기의 이쪽 지방 말. 바닥에 딱 달라붙어 있어서 그렇게 지어진 이름으로 보인다. 하지만 펄이 별로 없어 많이 나지는 않는다.
출처 및 인용: 2010.5.4 중앙일보 자산어보 - 저작권문제로 스크랩금지로 하였으니 양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