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鬱陵島)
여행일정 : 9.11~13(2박3일) 여 행 지 : 울릉도 해안산책로 및 명소 투어, 독도, 죽도
같이한 산악회 : 갤러리산악회
특징 : 독도(獨島)는 우리나라 동쪽 끝에 위치한 섬으로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등 비교적 큰 두 개의 섬과 주변의 암초들로 구성된 화산섬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차례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거대한 화산체 중에서 해수면 위로 드러난 부분, 즉 동도와 서도를 포함한 30여 개의 작은 암초들만을 일컫는다. 총면적은 0.188㎢이다. 고문헌 속에서 확인되는 독도의 명칭은 여럿이다. 우산도(于山島)는 가장 오래 동안 독도를 부르던 명칭이다.‘삼국사기’, ‘고려사’,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등의 옛 문헌에서 독도를 우산으로 기록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성종 때에는 삼봉도(三峰島)라 불렸다. 섬이 세 개의 봉우리로 보인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종실록(1476)’ 권15에 기록되어 있다. ‘정조실록(1794)’에는 ‘가지도(可支島)에 가보니 가지어가 놀라 뛰어 나왔다’라는 기록에서 독도의 또 다른 이름인 가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가지어는 물개의 일종인 강치를 우리말 ‘가제’로 음역한 것으로, 독도에는 강치가 많이 서식한다. 1900년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는 울릉도의 관할구역의 하나로 ‘석도(石島)’가 등장한다. 여기서 석도란 독도를 말하는 것으로, ‘석(石)’의 한글 표현이 ‘돌’이고, 돌의 남해안 사투리인 ‘독’이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행정지명으로서 ‘독도’는 1906년 울릉군수 심흥택에 의해서 처음 사용되었다. 현재는 ‘돌섬’이 ‘독섬’으로 발음되면서 ‘독도(獨島)’로 표기가 되었는데, 지금도 울릉도 주민들은 ‘독섬’과 ‘돌섬’을 혼용하고 있다. 참고로 독도는 2005년에야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비록 동도에 한해서지만 말이다. 그동안은 천연기념물(제336호)로 묶여 문화재보호법 제33조에 의거 일반인의 자유로운 입도를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 식사 후에는 저동항으로 이동한다. 독도로 가는 쾌속 유람선이 이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독도까지는 편도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기상 상황에 따라 도착 예정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울릉도를 출발해 독도 관람을 마치고 다시 울릉도에 돌아오는데 한나절이 소요되는 셈이다. ▼ 잠시 후 배는 바다로 나아간다. 독도에 가려면 극한의 뱃멀미를 각오해야만 한다. 어제 이곳 울릉도로 들어오면서 고생했던 탓인지 배가 출발하자마자 겁부터 난다. 하지만 뱃멀미는 없었다. 사방이 온통 수평선뿐인 망망대해이지만 파도가 높지 않았던 덕분이다. 아니 출발하기 전에 사먹은 뱃멀미약이 그 효능을 발휘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저동항을 출발한지 1시간 40분 정도가 지나자 수평선 저 멀리에서 점 하나가 나타난다. 그리고 점점 커져간다. 드디어 독도에 도착한 것이다. 사람들은 수평선 위로 독도가 떠오르자 하나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멀리 독도를 가리킨다. 그리고 언제 뱃멀미에 고생했냐는 듯이 훌훌 털어버린다. ▼ 독도 여행은 배가 뜬다고 끝이 아니다. 출렁거리는 파도를 뚫고 나면 이제 접안(接岸)이 문제가 된다. 독도엔 방파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도가 조금만 일렁거려도 배가 선착장에 닿는 데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단다. 그래서 그날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는지 없는지는 독도 근처에 도달한 후에야 알게 된단다. 선장이 독도 근처에 도착해 파랑, 바람, 기상 상태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한 뒤 접안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접안이 불가능하게 될 때에는 접안 대신 독도 근처를 순회하는 것으로 대신한단다. 속살 대신에 겉모습만 볼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도 독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으니 독도행 배를 아예 타보지도 못한 사람들보다는 행운이 아니겠는가. 참고로 동도에 만들어져 있는 선착장은 1,945㎡(588평) 규모로 500톤급 선박까지 접안할 수 있단다. ▼ ’대한민국 만세다.‘ 드디어 독도에 발을 디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도 오랫동안 덕(德)을 쌓아왔던 모양이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독도에 갈 수 있다.’였으니 말이다. 그만큼 독도 땅을 밟는 게 어렵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다른 한편으론 자연이 허락해야만 독도 땅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런 독도를 단 한 번의 시도로 들어왔으니 우리 조상들이 쌓아올린 공덕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겠는가. ▼ 동도는 최고봉이 98.6m로 비교적 경사가 급하며 북쪽 사면에 2개의 화구 흔적이 있다고 한다. 둘레가 2.8km인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으로 가파른 해식애와 넓은 파식대지, 점점이 산재한 암도(岩島, sea stack의 일종) 등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동도의 동남쪽에는 많은 해식동(海蝕洞)과 수중 아치가 있단다. ▼ 동도의 꼭대기에는 ’독도등대(獨島燈臺)‘가 자리 잡았다. 독도 주변해역에서 조업을 하는 어선의 안전을 위해 1954년에 무인등대로 시작된 등대이다. 그러다가 1998년 광력을 증강하고 사람이 상주하는 유인등대로 전환했다. 현재의 독도등대는 백색원형콘크리트 구조로(높이15m) 백색 불빛이 10초에 한번 깜박이며, 46km의 먼 곳까지 불빛을 전한다. 등대 외에도 해양수산시설 대부분이 동도에 설치되어 있는데 빗물과 담수화(淡水化) 시설로 마련된 1,500ℓ의 물이 상주인원들에게 제공되고 있단다. 참고로 독도에는 주민 2명과 독도경비대원 40명,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대관리원 3명 등 모두 47명이 상주한단다. ▼ 형태적으로 봤을 때 독도는 거대한 기저부와 비교적 넓은 정상부를 가지는 평정해산 위에 소규모로 드러나 있는 일종의 성층화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조립질의 화산쇄설물로 구성된 암석의 특징상 강도와 밀도가 크지 않아 파랑이나 바람에 의한 침식과 풍화에 약하고 또한 단층선 및 절리의 밀도가 높아 해수 유입에 의한 지속적인 침식을 받아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기묘묘한 꼬맹이 섬들이 생긴 이유일 것이다. ▼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섬에도 식생(植生)은 존재하고 있었다. 소나무과와 노랑덩굴과, 장미과 등 목본식물 3종과 명아주과, 비름과, 질경이과 등 초본식물 50여 종이 자생한단다. 그밖에도 곤충 130여 종과 조류 160여 종이 서식한다. 특히 바다제비와 슴새, 팽이갈매기 등의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되어 있다. ▼ 독도에도 포유류 동물이 있을까요? 누군가의 질문에 다를 고개를 내두른다. 어떻게 저런 곳에서 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1970년대만 해도 이곳에는 꽤 많은 토기가 살고 있었다. 경비대에서 방사(放飼)한 육지의 토끼가 번식했기 때문이다. 독도의 자생종은 아니지만 동물은 동물 아니겠는가. 그러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식생(植生)이 파괴되는 역기능이 발생하자 모두 제거시켰다니 없다는 대답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현재로서는 옳은 대답이라 하겠다. ▼ 독도는 우리민족의 자존심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섬이면서 태평양으로 향하는 첨병의 섬이다. 더 이상 독도가 영토분쟁의 대상이 되지 말고 국민들이 가고 싶을 때 가고 더 머물 수 있는 섬, 새해 일출을 마음속의 붉은 수채화로 담는 추억의 섬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100m 남짓에 이웃하고 있는 동도와 서도를 출렁다리로 이어 서로 오갈 수 있고, 해안선을 걸으며 사색하고 몽돌해변에서 해수욕도 하고, 해저탐험도 가능한 그런 섬이었으면 좋겠다. ▼ 아쉽게도 독도 여행은 그렇게 자유롭진 않다. 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독도를 거닐며 풍광을 만끽할 순 없다. 동도에 있는 나루터에 내린 후 근처에서만 돌아다닐 수 있다. 그래도 인증사진을 찍을만한 조형물은 있다.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라고 적혀있으니 기념사진을 찍는 데는 이만한 곳도 없을 듯 싶다. ’독도 이사부길‘이라고 적힌 ’표지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라 하겠다. 아무튼 독도에서 주어진 시간은 40분 여. 부지런히 주변 경관을 눈과 가슴에 담다가, 그것으로도 모자란다면 카메라에 담으면 된다. 그리고 기적소리를 신호로 타고 왔던 배에 다시 올라타면 된다. ▼ 건너편에는 서도(西島)가 우뚝하다. 폭(幅) 110~160m, 길이 330m인 물길(水道)이 동도(東島)와의 경계선 노릇을 한단다. 섬은 높이 168.5m, 둘레 2.6km, 면적 88,740㎡로 정상부가 험준한 원추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주민숙소가 들어서 있어 어민들이 비상시에 대피소로 사용하고 있단다. ▼ 선착장 주변에만 머물러야 하므로, 독도의 섬 전체 윤곽을 감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바다와 하늘과 조화를 이룬 경관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을 방불케 한다. 여느 유명 관광지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하겠다. 코끼리를 닮은 독립문바위와 가제바위, 탕건봉 등은 바다 한가운데 펼쳐진 기암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그 하나하나가 붙여진 이름에 걸맞게 그 빼어난 자태를 뽐낸다. ▼ 40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승선하라는 방송이 나오면 이젠 울릉도로 돌아갈 일만 남는다.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났다는 얘기는 아니다. 독도를 다녀온 기념품이라도 하나 챙긴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바로 ‘독도명예주민증’이다. 독도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 방문해 관련 정보를 기재해 신청하면 된다. 이때 독도행 여객선 승선권 정보가 필요하니 승선권을 버리지 말고 꼭 보관해 두자. 신청을 마치고 나면 며칠 뒤 우편으로 독도명예주민증을 받게 된다. 모든 비용은 무료다. 독도명예주민증을 발급자에겐 혜택도 있다고 한다. 울릉도, 독도를 거치는 여객선에서 10~40% 할인받을 수 있으며 울릉도에 있는 일부 관광시설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도 있단다. ▼ 마지막 날은 죽도(竹島)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울릉도 동북쪽 해안에서 2㎞정도 떨어져 있는데 출발지인 도동항에서 뱃길로 20분쯤 걸린다. 때문에 파도가 높을 경우에는 유람선이 뜨지 못하는 불상사도 발행한다. 걱정과는 달리 배는 예정대로 출발한단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물결이라도 높이 일어 뱃길이 끊긴다면 섬에서 납작 엎드려 바람이 멎을 때를 기다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 죽도로 가는 뱃머리에서 울릉도의 본 모습을 느껴볼 수 있다. 바다에서 본 화산섬 울릉도는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찔한 해안절벽 위로 숲이 울창한 하나의 거대한 산이라는 느낌이다. 울릉도에 발을 내딛는 사람들이 너나없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는 이유일 것이다. 해안가와 산지가 대개 일정 거리를 두고 조화를 이루는 대부분의 섬들과는 달리 울릉도는 산의 위세가 워낙 드세 해안가조차 온통 산이 접수했다. 그 대장산은 높이 984m의 성인봉이다. ▼ 얼마쯤 달렸을까 본섬의 해안선이 끝나갈 즈음, 진행방향 저만큼에 죽도가 나타난다. 울릉도에 딸린 섬 가운데 사람이 살았거나 살고 있는 섬은 모두 3개이다. 가장 큰 독도와 그다음 규모인 죽도에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세 번째로 큰 섬인 관음도는 과거에 사람이 살았었다. ▼ 섬은 까마득한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때문에 섬으로 들어가려면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긴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만 한다. 버거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고생깨나 해야만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르는 속도를 조금 떨어뜨리고, 그래도 힘들면 잠시 쉬다가 다시 오르면 되기 때문이다. 쉬면서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죽도는 물론이고 건너편에 있는 울릉도 본도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참! 깜빡 잊을 뻔했다. 섬에서 필요한 물품은 케이블카로 운송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등짐을 지고 사다리를 오르내렸다고 한다. 당시 일부 주민들이 소를 기르며 생활했는데, 송아지를 사와서 섬 밑에 이르면 송아지를 등에 업고 사다리로 올라가 키운 뒤, 소를 잡으면 다시 등짐을 지고 사다리를 내려와 팔았다고 한다. ▼ 배에서 내려 달팽이 계단을 오르면서 죽도 탐방이 시작된다. 달팽이관을 빠져나오자마자 죽도의 참모습을 만난다. 초입부터 신우대숲이 펼쳐지는 것이다. ‘죽도록 가고 싶은 섬’. 죽도 홍보물에 적혀 있는 문구이다.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이곳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그게 무엇일까’라는 화두(話頭)를 갖고 투어를 시작한다. ▼ 잠시 후 관리사무소가 나타난다.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것이 야외에서 작업이라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죽도의 주인은 산림청이다. 관리는 울릉군청의 ‘죽도공원관리소’에서 하고 있다. 참! 관리사무소 뒤편에 ‘죽도지구 관광안내도’가 세워져 있다는 걸 깜빡 잊을 뻔했다. 마침 주어진 시간도 넉넉하니 꼼꼼히 살펴보고 투어를 나서보자. 그렇지 않아도 많지 않은 볼거리 가운데 하나라도 빼먹지 않으려면 말이다. ▼ 후박나무로 둘러싸인 곳으로 들어서자 궁전처럼 멋진 집이 나온다. 안으로 들어서자 주인장인 김유곤씨가 길손을 맞는다. 직접 기른 더덕은 물론이고 그 더덕을 이용해 만든 음료를 팔고 있다. 그는 이곳 죽도를 세상에 알린 일등공신이다. 공중파 TV에서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세 번이나 소개했기 때문이다. KBS-1TV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인간극장에서 2004년에 방영한 '부자의 섬'에서는 효심 깊은 서른여섯 순수총각 유곤씨가 아버지와 함께 더덕농사를 짓고 있었고, 2015년에 다시 찾아간 '죽도총각 장가가다' 편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맞아들인 신부 이유정씨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 결혼소식은 MBC-TV에서 ‘리얼스토리 눈’를 통해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방송을 탔으니 사람들의 궁금증도 그만큼 늘어나지 않겠는가. 독도에 오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빼놓지 않고 이곳 죽도에 들르는 이유일 것이다. 소정의 입도료까지 물어가면서 말이다. ▼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설마 여기가 섬일까 싶을 정도로 널따란 경작지가 나타난다. 김유곤씨가 더덕을 기르고 있는 밭이란다. 죽도의 탐발로는 이런 경작지를 가운데에 두고 빙 둘러서 나있다. 참고로 죽도는 섬 전체가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위쪽은 널찍한 평원을 이루고 있다. 거대한 바윗덩이가 푸른 초원을 덮고 있는 모습이라 하겠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죽도에선 물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빗물을 받아 작물을 기르고, 식수는 배로 실어와 사용한단다. ▼ 밭의 가장자리를 따라 잠시 걷자 작은 쉼터가 나온다. 데크로 좌대(座臺)를 만들고 그 위에 벤치를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관음도가 자못 빼어난데, 그 경관을 느긋하게 구경하다 가라는 모양이다. ▼ 바다 건너에 있는 관음도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본섬과 불과 1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섬으로, 한때는 주민이 살기도 했으나 지금은 무인도로 변해있단다. 울릉도 주민들은 관음도를 ‘깍새섬(깍개섬)’으로 부른다. ‘깍새’가 섬을 뒤덮을 정도로 많이 살았기 때문이란다. 깍새란 과거 울릉도 곳곳에서 무리지어 살던 ‘슴새’를 말한다. 깍새를 잡아 거의 주식처럼 이용했을 정도라면 얼마나 많았을지 미루어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갈매기 떼가 메우고 있단다. ▼ 몇 걸음 더 걷자 이번에는 이층으로 지어진 전망대가 나타난다. 등대 모양으로 생긴 전망대에 오르면 조금 전에 보았던 풍경이 다시 한 번 눈앞에 펼쳐진다. 본섬과 연결시킨 보행교(步行橋)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관음도가 더 가까워졌다.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2012년에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 가보지는 못했다. 올해 말 울릉도 일주도로가 개통되면, 저동과 내수전 쪽에서 터널을 통해 섬목까지 차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다지만, 아직은 1시간30분에 걸쳐 섬을 한 바퀴 돌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 관음도 뒤편으로 ‘삼선암(三仙岩)’이 보인다. 관음도에 있는 해식동굴인 ‘관음쌍굴’, 공암(코끼리바위)와 함께 울릉도의 3대 비경(祕境)으로 꼽히는 명소이다. 삼선암에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모티브(motive)로 한 옛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왕의 아들인 왕자와 용왕의 딸인 용녀가 그 주인공인데 두 사람의 사랑은 육지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바다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들이 바다 속으로 들어간 자리에 바위 셋이 솟아올랐는데, 남쪽에 있는 바위는 왕자가 변한 아비바위이고, 중간에 있는 뚱뚱한 바위는 처녀가 변한 어미바위, 그리고 북쪽에 조금 떨어져 있는 바위는 왕자가 짚고 있던 지팡이가 변한 아들바위라고 한다. ▼ 또 다시 길을 나선다. 올라왔던 반대방향이다. 죽도(竹島)는 조선시대부터 대섬 또는 죽도로 불려온 섬이다. 대나무(시누대)가 많은데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이름에 걸맞게 섬은 시누대가 지천이다. 덕분에 곳곳에서 시누대숲이 만들어놓은 터널을 지나기도 한다. 햇빛 한 점 스며들지 못할 정도로 숲이 짙어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저녁처럼 어두컴컴하다. ▼ 그렇게 얼마간을 더 걷자 이번에는 퉁소를 불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조형물이 나온다. 아까 관리사무소에서 본 지도에는 이곳을 ‘기념공원’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름이 붙게 된 연유는 알 수 없었다. ▼ 산책로를 따르다보면 여러 가지 풍경을 만나게 된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절벽은 물론이고 곰솔숲과 시누대숲, 그리고 더덕밭들이 번갈아가며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이나 기념 등의 정원에서는 눈길을 끄는 조형물들도 만난다. ▼ 탐방로에는 아까 만난 전망대들 말고도 두어 곳에 전망대가 더 만들어져 있다. 본섬과 관음도를 향해 있었던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동해의 망망대해 방향으로 뻥 뚫려있다. 독도 방향이라 생각되어 눈을 치켜뜨고 살펴보았으나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
출처: 가을하늘네 뜨락 원문보기 글쓴이: 가을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