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까마귀에 인물들은 주로 주인공 상혁을 둘러싼 애정과 애증 등의 미묘한 감정들이 비춰지는 다수의 여자들이 등장하고, 그녀들과 관련된 동시에 상혁과 갈등. 대립하거나 동료 관계의 다수의 남자들이 등장한다.
심상혁: 주인공인 상혁은 고아원출신으로 고아라는 상처를 안고 있으며 가슴속깊이 외로움과 고독함을 가진 인물이다. 고아원시절 눈엣가시같이 여기던 서시만에게 정절을 잃고 시집가버린 첫사랑이자 그의 희망이었던 경선의 배신으로 인해 북파공작원이라는 목숨을 건 험난한 시련의 길을 걷게 된다. 주인공답게 남자답고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로 술에 찌들어 방황하기도하고 때로는 고뇌하기도 하며, 강직하고 대범하고 민첩한 몸 날림이 인상적인 인물이다. 그러던 중 클럽 “정글” 사장인 김대철의 애인인 댄서 진희와 가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안타까운 내연관계로 위험한 관계 지속된다. 절친한 후배 이인성과 함께, 김대철사장과 관련된 정치권의 검은 돈을 가로채던 중 신분이 발각되어 공작임무수행을 구실로 도피를 시도하는데. 임무가 실패하여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억을 잃고 5년간 정신병원 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신문사 기자가 되어 지하신문을 키워내 권력에 굴하지 않고 각종 사회의 비리와 권력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그가 폭로한 비리 권력의 중심인물인 윤장군과, 그를 통해 과거의 김대철사장, 짝귀, 이인성, 호반가의 여인(윤장군의 부인) 등과의 재회가 이뤄지는데, 재회와 동시에 갈등구조에 빠지면서 상혁은 권력과 무력 아래에 숱한 시련을 겪게 된다.
차진희: 클럽“정글”의 댄서로 클럽 사장인 김대철의 애인이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상혁이다. 늘 위태롭지만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헌신하는 인물로 상혁이 가진 경선에 대한 상처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따뜻한 휴식처 같은 여자이다. 화류계의 여자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거물급 인사들의 모임장소였던 “밀림”을 운영하던 중 ‘정여인 사건’과 더불어 정치적으로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흔적도 없이 모습을 감추게 된다.
김대철: 북파공작원 출신의 지방 조직을 가진 세력에서 당대 최고 권력가인 윤장군의 세력이 되어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신분상승과 부를 탐하는 야심 많은 인물이다. 상혁과는 진희의 문제로 꼬이기 시작해, 후에 윤장군의 비리사건 폭로에 연관 돼 갈등이 심화되는 관계에 이른다.
윤장군: 당대 최고의 군부세력으로 시대의 부패한 권력을 대표하고 있다. 상혁이 폭로하는 사건들의 중심에 서있는 핵심인물로 물질만능 권력만능의 사고에 빠져있는 인물이다. 여성 편력이 심해서 주변에 여자가 많으나, 정작 자신의 여자(윤장군의 부인)를 간수하지 못해 상혁의 내연관계를 처리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중, 자신의 세력이라 믿었던 짝귀에 의해 살해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이인성: 북파공작원 시절 인성을 따르던 절친한 후배로 동성동본의 금지된 사랑의 상처를 여색을 탐하는 것으로 해소하던 인물이다. 후에 상혁의 말에 힘을 얻어 군부 권력과 결탁해 안정된 기반을 잡은 후 고향에 두고 온 부인과 처자식을 데려와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정치적 시련기의 현실 앞에서 출세 지향적, 권력 만능 주의적 태도를 보이지만, 상혁의 일이라면 친동기간의 일처럼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쌓은 부와 권력마저도 상혁을 위해 포기하는 의리를 지키는 인물이다.
짝귀: 상혁의 북파공작원시절 동기로 상혁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중 지뢰를 밟아 크게 다쳐 행방불명되었다가 나타나서 다리를 저는 인물이다. 불구가가 된 몸으로 방황하다가 상혁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인간답게 살아가지만 훗날 상혁과 연적 관계인 김대철사장의 밑으로 들어가 부와 권세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윤장군에서 김대철로 연결되는 권력 구조아래에 있기 때문에 상혁과의 재회이후 줄곧 갈등구조에 놓이지만 결국 상혁을 위해 모진 고문과 시련을 이겨내고 윤장군을 살해하는 등, 자신이 그동안 쌓아둔 모든 것을 버려 의리를 지킨다.
서시만: 고아원 출생이지만 고아원 원장의 성씨가 아닌 본인의 성씨를 가지고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가진 인물로 ‘한밤의 뱀 소동’, ‘엄마 같은 상희누나의 잠든 모습을 탐하는 모습’등으로 상혁에게는 어릴 적부터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다. 상혁의 여자인 경선을 강간해 빼앗아가고 이후에 윤장군의 세력을 등에 업고,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고아원동기모임을 열게 되는데 그즈음 상혁과 경선이 재회하자 둘 사이를 의심하다가 상혁에게 호되게 당하게 된다.
경선: 상혁의 첫사랑이자 과거의사랑. 서시만에게 순결을 잃고 시만의 여자가 되어 살아가면서도 마음속 깊이 상혁에 대한 아픔과 애정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나승희: 지하신문시절 당대의 권력부정부패에 대항하고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당찬 여성으로 상혁을 존경하고 따르는 인물이다. 지하신문 동지였던 유병석과 결혼을 결심하지만 시대에 개탄하고 고뇌하고 대항하던 열정을 잃고 권력과 현실 앞에 무력해진 그의 변심으로 인해 상처를 안고 있으며 상혁을 존경의 차원을 넘어서 연모하는듯하다. 상혁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다 정보부 수사관에게 이용되기도 하는 등 시련을 겪지만 상혁에게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심상민: 상민의 고아원 동기로 지방에서 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상혁을 친동기간으로 여기며 경선을 잃고 방황하던 때부터 항상 상혁을 걱정하고 바른길로 이끄는 길라잡이 같은 인물이다.
상희누나: 상혁의 고아원시절 상혁을 아껴주고 보듬어 주던 엄마 같고 포근한 존재이다.
영숙: 상혁이 북파공작원 시절 클럽 ‘정글’에서 악연으로 우연히 만나게 된 젊고 명랑한 간호사로 이후 상혁이 크게 다치거나 위협에 빠질 때마다 만나게 된다. 이후에 재회하면서 젊고 명랑했던 성격은 온대간대 없고, 젊은 시절 갖음 고생을 겪으며 박영민을 뒷바라지 해 검사를 만들어 신분상승을 꾀하고자 했으나 배신을 당해 처절하게 망가진 인생을 살게 되는 비운의 여인이다.
박영민: 영숙의 애인으로 클럽 ‘정글’에서 진희를 사이에 두고 김대철과 긴장관계에 일던 상혁과 우연히 얽히게 되는 인물이다. 갖은 고생을 겪으며 뒷바라지하던 영숙을 배신하고 훗날 잘나가는 검사가 되어 권력의 끄나풀역할을 하며 상혁을 잡으려고 하다가 윤장군에게 배신당해 파탄에 이르게 되는 인물이다.
정인희: 판자촌 출신의 초등학교 교사였으나 집안 사정으로 인하여 친구를 따라 요정에 출입하게 되고, 결국은 윤장군의 후실로 당대의 세력을 등에 업게 된다. 그러나 ‘정여인 사건’으로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어 의문사하게 되는 비운을 맞는다.
유병석: 나승희와 더불어 지하신문 활동과 학생운동에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임하는 인물이지만 학생운동 도중 구속과 함께, 결국 부패한 정부에 넘어가 현실과 타협하고 유학길에 오르게 되는 현실적 인물.
이영섭: 상혁의 동창이자 그가 일한 신문사 상관이다. 기억을 잃고 방황하는 상혁의 취직자리를 봐주고 상혁이 저지른 일의 수습을 도맡아하고 후에 정보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까지 받게 되는 의리 있는 인물이다.
미영: 뚝섬유원지에서 커피행상을 하는 13세 가출소녀로 발고 명랑한 상혁의 어린 동거인. 상혁에게 휴식 같고 위안이 되는 존재이다.
위에 정리한 바와 같이 “세발 까마귀의 고독”은 장편소설답게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 관계가 복잡하게 엮여져 있다. 이밖에도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지만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도 다수 있으며, 주인공 상혁의 일상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로 맛깔스럽고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를 위한 역할로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