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정해영이 작년 이름값으로 보면 무적인데 지금은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8-9회를 순삭할 필승조와 클로져였지만 지금 정해영은 ERA 4.22에 지난 5월 1일 삼성전에서는 5안타 4실점 패전투수도 됐죠. 바로 이전 경기에서도 3안타 맞으면서 블론(패)했고요. 장현식도 올 시즌 ERA 4.61입니다. 이 투수들 어제 경기에서도 우리 타자들한테 고전했죠.
홀드 많은 불펜투수나 주전 클로져 중에도 4~5점대 ERA 찍는 투수들 있습니다. 그런데 장현식-정해영은 고효준(0.0) 이승호(0.63) 정우영(0.63) 장원준(1.08) 조요한(1.17) 김재웅(1.20) 이준영(2.08) 이정용(2.08) 구승민(2.13) 김대유(2.31) 서진용(2.57) 장지훈(2.57) 우규민(3.12) 김유영(3.21) 같은 컨디션이 아니죠. 게다가 지난 경기에서도 제구가 날려서 기대를 했는데 결국 경기는 못 뒤집었네요.
타자들이 부지런히 따라는 갔는데 우리 투수들이 점수를 더 많이 내줬고, 타자들 역시 더 낼 수 있는 점수를 못 냈습니다. 그리고, 1사 만루 포함해서 주자가 3루 베이스를 밟고 있는 3번의 상황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 난 타자도 있죠.
다들 아시겠지만 타격은 '사이클'이 있습니다.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날도 있고 무안타로 침묵하는 날도 있죠. 잘하는 선수는 그 갭이 적고 부진한 기간도 짧지만 경험이 적거나 야구를 못 하는 선수들은 그 갭이 크고 부진의 길이도 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황과 컨디션에 맞게 선수를 기용해야죠. 잘 치는 선수는 붙여놓고 부진한 선수에게는 다른 임무를 주면서 말입니다.
팀에서 김태연에게 거는 기대가 있습니다. 수베로 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있듯 우리 팬들도, 그리고 저도 기대가 있죠. 심지어 우리는 수베로가 못 본 김태연의 데뷔전도 봤잖아요.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라인드라이브로 홈런 치고 두번째 타석에서는 끈질기게 파울 걷어내며 풀카운트 싸움하다 볼 고르는 모습 말입니다. 그때 우리 팬들 얼마나 열광했습니까. 수베로야 계약 끝나면 자기 나라로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2030년에도, 2040년에도 이글스 야구 볼거잖아요. 그래서 수베로가 김태연을 아끼는 것 만큼, 어쩌면 우리 팬들이 더 김태연을 아낄겁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금은 김태연을 퓨쳐스로 내리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186 .267 .225 치면서 OPS .492찍고 득점권 타율 .171인 타자를 왜 만루에서 대타로 내보냅니까. 그게 팀과 선수에게 무슨 도움이 되죠? 김태연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요? 맞습니다 경험 쌓아야죠 그런데 김태연 1군에서 400타석 먹었잖아요. 좌측으로 좋은 타구 잘 보내는거 검증 했잖아요. 선구안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요. 경험도 적당히 쌓았죠. 그러면 컨디션이 너무 많이 가라앉아 있을 때 한 발 물러나 보기도 해야죠. 지금 이게 뭡니까?
구단은 팬들에게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시간>을 두고 보아달라고 했습니다. 그 시간은 부진한 선수에게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부진한 컨디션을 실전에서 풀어 나가며 끌어 올리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방망이가 안 맞을 때 한 발 떨어져서 경기를 보고 퓨쳐스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마음을 다잡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왜 팬들에게는 시간을 강요하고 선수에게는 그런 시간을 안 주나요? 그 선수 라인업에서 빠지면 쳐 줄 사람이 없어서요? 그래서 지난 겨울에 팬들이 야수 데려오라고 했잖아요.
믿음의 야구와 아집은 한 끗 차이입니다. 오늘 만루에서 적시타 나왔으면, 3루에 있던 노수광을 김태연이 홈으로 불러들였으면 김태연도 칭찬 받고 수베로도 용병술 칭찬 받았겠죠. 하지만 미안하게도 결과는 기대와 전혀 달랐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습니다. 그 기용에 대한 책임 감독이 져야죠.
DH는 공격력 강한 타자가 치는겁니다. 우리처럼 타격감 부진한 선수 좀 쉬면서 치라고 내보내는 자리가 아닙니다. DH 쳐줄 파괴력 있는 선수가 없는 건 감독탓이 아니라 구단탓입니다. 그런데 선수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이리저리 멀티포지션 굴리다가 타격감 바닥까지 내려간 선수를 고집스레 찬스에 기용하는 건 구단탓이 아니라 감독탓이죠. (어제도 얘기했지만) 세상 어느 리그 어떤 감독이 OPS 4할대에 득점권타율 1할 7푼대인 타자를 찬스에서 대타로 기용합니까?
올 시즌 팀 전력이 약한 건 수베로 감독 탓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은 딱 한 끗 차이로 졌는데 그 한 끗 차이가 바로 감독의 용병술 때문에 갈렸다고 저는 평가할 수 밖에 없네요.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그 선수를 기용한 건 감독이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김태연은 사실 보여준게 작년 후반이 전부였습니다.
풀타임 소화 경험도 없는 선수한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게 아닌가싶네요.
약팀이니 조금만 잘해도 박아놓고 키우잔 얘기하는거죠.
어제, 오늘 경기는 수베로의 경기운영 실패로 졌다고 봅니다
내년 이맘쯤에도,
우린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는 글을 쓰고 있을 겁니다.
여전히 우리가 좋아하는 야구를 보고 있을 것이고,
여전히 기쁨 보다는 아쉬움과 분노의 감정을 더 느끼고 있겠지요.
구단이 바뀌지 않으니, 결국은 이 팀을 선택한(이유는 참 어의 없기도 하지만...) 내 탓이지요.
내년에도 이러고 있을 내가, 우리가 보이네요.
김태연이 대타로 나오는게 문제가 아니라 김태연이 대타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지금 현실이 문제죠.,
멀티 포지션 돌려서 수비적응이 안되는데 타격이 잘될리가있나요.. 에휴ㅜㅜ
감독이 경기를 보고 느끼는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 본인 스스로를 되짚어 봐야 할듯 합니다.프로 라면...
그리고 프런트는 과감히 1,2군 선수 조정도 해가면서
키워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