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회초.. 기분좋게 2점차 리드를 잡으며 7회만 마무리하면 불펜에 들어가 후달리며(불쇼--) 남은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던 박찬호가 7회말에 급격히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네요.
2아웃까지 다 잡은 상황에서 쉐필드가 에러성 수비 실수를 기록했고(공식 기록은 안타라지만.. 엄연히 그의 실수라고 하더군요. 판단 미스..) 이어지는 SF 의 랑데뷰 쇼. 이 날도 SF 의 배리 본즈는 결승 홈런이자 역전 홈런을 날려버렸네요. 아~ 대단해라..;; (판타지 우리팀인데-- 마구 좋아할 수도 없고--)
근데 아쉬운 건..
학교라서 중계를 보지는 못했지만, MBC 박찬호용 캐스터 송인득이 쉐필드를 '박찬호 주김이' 라고 부른 모양이죠? 하튼 엄청난 갈굼과 배신감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고 하더군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찬호 도우미', '찬호 수호천사(--+)' 라는 소리를 듣던 쉐필드가 에러성 수비 실수 하나로 송인득 캐스터에 의해 역적이 되버린 것입니다.
매직 존슨이 79-80 시즌 첫 경기, 즉 NBA 첫 경기를 가졌을 때 이 날 레이커스는 경기 종료와 동시에 터진 카림 압둘자바의 환상적인 스카이 훗슛으로 승리했습니다. 프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존슨이 얼마나 기뻤을까요? 자바에게 달려들어 특유의 미소를 수놓으며 마구마구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자바는 존슨에게 이런 말을 했다죠.
'오늘 시합은 82경기 중 1경기일 뿐이라네.'
메이저리그는 무려 162경기를 펼칩니다. 그 와중 박찬호같은 확실한 선발 투수는 매년 30경기 이상을 등판하는 게 보통이구요. 그러다 보면 수비수가 실수하는 경우, 타자가 자신의 호투를 못받쳐주는 경우 등은 다반사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처럼 수비수의 결정적인 실수가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찬호의 개막전 승리를 지켜주었고, 지난 시즌 박찬호 승수 쌓기에 지대한 공을 쌓았던 쉐필드가 수비 하나 미스로 송인득 캐스터에게 그렇게 심한 욕을 얻어먹어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오히려 비난받아야하는 건 박찬호임이 틀림없습니다. 의외성이 많은 야구라는 종목에서 선발 투수라는 선수가 수비수의 어이없는 실수 하나에 그렇게 무너지다니요. 2아웃 상황.. '저걸 잡으면 이번 이닝도 끝이구나.' 라는 안일한 생각이 박찬호를 더욱 상심하게 한 모양인데, 빅 리그 1승은 결코 껌이 아닌 걸 잘 아는 선수라면 그래서는 안되죠.
쉐필드가 수비 실수 멍청한 거 하나 했습니다. 그래서 죽어야할 타자가 2사 후에 2루로 버젓이 나가 있습니다. 솔직히 박찬호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위기 상황에서 틀어막는 거 엄청나게 늘었고, 이제는 2사 2루 정도의 상황이면 어느 타자가 맞붙어도 지켜보는 팬으로서 크게 불안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는 엄연한 MLB 탑 투수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다음 공 초구에 홈런을 맞고 동점을 내준 후 본즈에게 다시 초구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한 모양인데.. 좀 더 냉정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162경기 하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을텐데.. 이런 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버리는 건 분명 실망스런 행동일 겁니다.
물론.. 그 심정 이해는 갑니다. 다저스의 마무리는 불쇼로 유명한 제프 쇼이고..이미 지난 경기에서 다잡은 승리를 그가 놓쳤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대한 승리의 기대가 매우 높았었겠죠. 상대는 전통의 라이벌 SF 이고 게다가 팀이 7회초 역전을 시킨 후, 7회말 공격에서 깔끔하게 투 아웃까지 잡았으니.. 얼마나 마음이 편했겠습니까.. 하지만.. 마지막까지 신중했어야했고, 좀 더 평안을 유지했어야 했습니다. 쉐필드의 실책을 보고 박찬호 얼굴에 불편함 혹은 기분나쁨이라는 글자가 보였다고 하더군요.
하여튼 이 날 승리로 박찬호.. 한층 더 성숙해지길 바라며 아울러 송인득 캐스터에 대한 뭔가의 조취가 이어지길 바라겠습니다. 팬들의 불만은 오늘 부로 극도에 다다른 듯 하더군요.. 물론 송인득 캐스터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