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회사생활 카테고리에 올렸다가 조회수가 낮아
활발한 결시친에 다시 올려봐요..
어제 KBS에서 하는 안녕하세요 방송을 보다가
문득 저도 저에게 문제가 있는건가 싶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20대 초중반에 3년제 예술대학을 졸업했구요
유재석을 비롯한 많은 연예인들을 배출한 학교라고 하면 다들 아실거예요
졸업하고 나니 25살......
졸업식 끝나고 한달 정도 후에 입사한 곳이 영화제작사였는데
7개월 만에 망해버려서 강제퇴사 당했어요..... ^^
그마저도 임금체불로 한동안 호되게 고생했었구요
(사회생활 1도 없었을 때라 아무것도 몰라 시간이 더 오래걸렸던 것도 있지만
모르는 번호로 전화와서 죽여버린다고, 너 썰어버릴거라는 등등
온갖 심한 욕과 협박을 다 받았었네요)
26살에는 방송작가로 일했었는데 다들 어렴풋이나마 아시겠지만
방송작가는 출근은 있어도 퇴근이 없어요
그래도 저는 자막입히기, 예고편이나 보도자료 등등 쓰는 게 재밌었구요
집에 들어가는 날이 손꼽혔어도 괜찮았는데 진짜 참을 수 없었던게
외주제작사 대표와 피디의 폭언과 성추행이었습니다....
아니 폭언도 괜찮았어요 자존감은 나름 높았거든요
근데 성추행을 당할 때면 정말 죽고싶을 정도로 우울증이 심해졌어요
결국 방송작가도 6개월 하다가 그만뒀네요....
(나중에 알고보니 저를 성추행했던 외주제작사 대표가 약 20년쯤 전에
당시 신인이었던 여자연예인 ㅎㅇ을 성폭행 미수로 실형 선고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만둔지 2주도 안 되어서 백화점 내에 입점해있는 카페로 취업했는데
7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백화점 고객의 갑질을 받았는데요.... ㅎㅎ
에스프레소 주문해놓고 뜨거운물 달라고 해서 안된다고 했더니
에스프레소 잔을 제 얼굴에 던졌다는 갑질이에요..... ㅎㅎ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가 300원 차이나서 분명 사전고지도 해드렸는데...
프랜차이즈 직영점이다보니 본사에서도 제 융통성없음을 탓하고
백화점에서도 제 탓으로 몰아가서 결국 홧김에 그만둬버렸네요
그맘때쯤부터 지금 신랑과 연애하고 결혼까지 해서 2년 정도는 과외알바로
제 용돈벌이나 겨우 했고.... (생활비는 신랑이 다 냈음)
과외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밤 11시~12시 사이)
성추행이나 뒤에서 어떤 남자가 따라오는 등...
아찔했던 적이 세번정도 있었다보니 신랑과 상의 끝에
과외알바마저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틈틈히 공장 하루알바를 하면서 세 군데 정도에서 직원을 제안받았을 정도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직원일 때와 알바일 때는 다르다고 신랑이 반대함)
가장 최근에 일했던 곳은 새로 오픈한 저가형 카페였는데
거기도 버스타고 편도 40~5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어요
근데 처음엔 5시간 일하기로 계약이 되어있었는데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4시간.... 3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줄어
그럴 바에야 굳이 멀리 다닐 필요가 없기에 또다시 4달만에 그만두게 되었네요
(출근하면 점주가 "오늘은 00시에 퇴근해~" 하는 식으로 통보받았음)
저도 진짜 오래 다니고 싶은데....
단순히 직장운이 안좋았다고 하기엔 너무 심했나요?
사실 일적으로는 가장 잘 맞았던 건 방송작가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도 걸리고 결혼까지 해서 다시 시작하기엔 많이 늦었네요
신랑도 당시엔 아는 오빠동생으로서 지켜봐오면서 이건 진짜 아니다 싶었대요
그래서 지금 제가 다시 방송쪽으로 갈까? 하면 절대 반대를 합니다..
지금은 카페를 창업준비하고 있고 여긴 정말 오래 버텨서 살아남아야 할텐데 말예요...
여태 저는 일을 그만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라고 생각했는데
남들이 보면 핑계밖에 되지 않을까요?
나이 30이 되도록 1년 이상 한군데에서 버텨본 적 없으니...
이정도면 안녕하세요 사연에 나온 사람처럼 제 성격에도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글이 묻힐 줄 알았는데 오늘의 톡이 되어 더 많은 분들께 공개되니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질책과 공감을 많이 받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다만... 오해가 다소 있는 것 같아 그 부분만 추가하려고 합니다
아니...오해보다 핑계로 들리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먼저 제가 너무 이리저리 줏대없이 업계를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전공은 순수문학 전공이었고 졸업 후 전공을 살리는 동문들은 대부분
영화, 연극이나 방송 작가 쪽으로 많이 진출합니다...
순수문학으로는 사실 돈벌이가 쉽지 않으니까요 ^^;;
그래서 저 역시 영화제작사, 방송 계열에서는 작가 쪽으로 갔던 거였고
두군데에서 모두 성추행을 많이 당해보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질려
카페 쪽으로 진로를 변경했었던 거구요
이후 과외알바도 전공을 살려 글쓰는 방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수학, 영어 같은 과목은 남을 가르칠 정도로 잘하지 못합니다 ^^;;;)
사무직도 해볼까, 싶었지만 제 성격상 맞지 않아 그 분야는 시도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카페 같은 경우 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별로 뜬금없는 일도 아니었던 게
제가 스무살 초부터 학교졸업할 때까지 주말알바를 5년 정도 한군데서 꾸준히 했었어요
서비스직이었구요 그때도 별별 사람들 다 상대했지만
최소한 직원들간에는 트러블이 없어 오래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침 제가 커피도 좋아하는 편이었고 카페에 다니면서 퇴근 후에는
책을 읽는다거나 혼자서 글을 끄적거리거나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저는 만족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만두게 되었던 계기는 진상 고객 때문이 아니구요
본사 직원들이나 백화점 측이나 누가봐도 제 잘못이 아니었던 걸
몇날며칠 계속 제 잘못으로 물고늘어졌었고
고객 앞에서는 직원이 잘못했다 할지언정 뒤에서라도 저를 위해주는 태도를 보였다면
아마 아직 버텼겠지만 아쉽게도 제가 원했던 근무환경이 아니었기에
약간의 고민 끝에 그만두게 되었던 겁니다..
너무 자세히 쓰면 아마 저를 알아보는 친구가 있을 것 같아서.... ㅎㅎ
다만 집이 그리 잘사는 편은 아니고 신랑도 또래에 비해 능력이 있지만
아직 두 사람이 여유롭게 살 정도로 벌지는 못해요.... ㅎㅎ
먹고싶은거 먹고 여행가고싶은거 가기 위해서는 저도 돈을 벌어야 할 정도입니다.... ㅠㅠ
그래서 제가 신랑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 일일알바로 공장알바를 몇번 나갔던거구요
신랑도 제 성격을 알다보니 이번에 카페 창업도 크게 하는 게 아니라
중소형(?) 정도로만 해서 제 몸 하나 건사할 수 있을 정도만 벌면
지금보다 훨씬 여유로워질테니 한번 해봐라, 한거예요
진상 고객이야 어딜 가든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있기 마련인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 포인트가 뭔지도 잘 알고 있구요 ^^
그래서 제가 견디지 못하는 부분이 고객이라기보다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 근무 환경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대댓글을 따로 달지 않겠지만
대신 많은 분들이 따끔하게 지적해주고 말씀해주시는 모든 부분들 수용하고
제 자신을 반성하면서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https://m.pann.nate.com/talk/345711773?currMenu=today&stndDt=20190406
첫댓글 아냐. 근데 피해자 초성은 넣지말았어야지 우리가 왜 알아야해
인간들은 왜저렇게 남의 삶에대해 왈가왈부하고 평가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저 분 나름대로 정황이 있었고 사유가 있었는데도 재능없는 예술 전전하다 그렇게 된것같다는 댓글은 무엇이며, 참아내야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무엇일까? 나름대로 재미도 느끼고 행복했으니 참아냈던 일도 있지만 사람마다 한계치가 다르고 더군다나 저렇게 인생을 피폐하게 만드는 인간들 때문에 저렇게 무너진건데. 무너진 사람에게 안아주질 못할망정...진짜 환멸나 저런거 보면. 끈기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반대로 그 뜻은 여러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40대에도 자신이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시행작오 겪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고, 또 한 일을 오랫
동안만 해야한다는 법칙도 없는데. 자꾸 우상같은 삶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싫다
성추행을 어떻게 참어 ㅠ
와 직장 운이 너무 없다ㅜㅜ
전혀 나도 직장 쓰레기들 많이 만났는데 꼭 피하는건 피해자가 나가게되더라
직장운이 너무 없는 케이스같음.... 보면 일을 못하는사람이 아니라 매번 뭔가 직장에서 문제가생기는..
근데 연옌초성은 왜써
난 진짜 그만두고싶다는 생각에 한달 두달하고 그만둠.. 최근엔 오래간게 5갤.. 내가 젤 심각하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여러분 인생이예요ㅋㅋㅋㅋ 여러곳 갔다가 좋으면 오래 있는거고 그지같으면 그만두는거지
33333 맞아맞아
관두는 사람들은 결단력? 뭔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ㅠ
나는 좆같아도 참고 다니다보니 재직기간 길어지고ㅠ 이상한 회사라는 거 아는데도 말이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