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유리 구름들이 신경질적으로 구겨지고 있었다
.....
까맣고 부드러운 백사장에 누워 수평선을 본다
눈부신 죄수들은 일렬로 빛의 레일을 깔고 있다
세상의 중심에 묶여 뱅뱅 돌아 미쳐가는 암캐
풀을 당기면 지하의 손들이 뿌리를 꽉 쥐고 버틴다
(오, 오후는 사악하다)
햇빛을 부러뜨려 그 미지근한 수액을 핥는데
잘린 손가락은 가만히 초인종을 누르고
눈을 감으면, 딩동!
교활한 머리통이 녹아내리네
(고막을 찢고 끝없이 기어나오는 저 개미떼)
유리 구름에서 예리한 우박들이 떨어져 내릴 때
미장원 간판, 여자의 전기 머리칼이 노랗게 탔다
성숙을 멈추고 분열하기 시작한 나의 영혼처럼
수백 개의 태양이 지지 않는 저 오후들의 하늘
어느 날 이렇게 시작된, 끝없는 모자이크놀이
개
개는 묶인 줄만큼 자유롭다. 줄의 길이가 개의 시민권
이며 그 끝은 영혼의 낭떠러지.
외로운 개는 친구를 만나면 똥구멍을 벌린다.
고독의
자랑스런 구린내를 맡아보라는 듯이.
첫댓글 그렇네요. 글의 내용이 진짜 모자이크입니다. 아, 저 '개'라는 시 내가 어디서 읽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