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하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한 일본대사의 망언까지 불거져 나온 가운데 한‧일 양국이 전쟁 아닌 전쟁이라 할 정도로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는 흔들림 없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결정적인 지도가 발견된 것은 양국으로 보아 다행한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를 위해 1951년 연합국과 일본이 맺은 샌프란시스코조약에는 ‘일본은 한반도 및 제주도‧울릉도‧거문도에 대한 모든 권리‧권한을 포기한다’ 라고만 적혀있다. 일본은 이 조약에 쟁점이 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때 울릉도까지만 떨어져 나갔고 독도는 남아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그동안 한국 측에 약간 불리한 증거도 나타난다. 이승만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조약 작성 당시 독도를 조약에 삽입해 달라고 하였지만 각하되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앞으로 분쟁의 소지가 있으므로 독도를 명기해 달라고 하였지만 당시 미 국무부에서 ‘독도가 한국 령이라는 어떤 정보가 없다’라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요청의 문제점은 대통령이 대마도도 한국 땅으로 명기해 달라고 하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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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4월7일 영국 정부가 제작한 일본영토지도, 1951년 9월에 개최된 샌프란시스코평화회담 직전에 제작된 이 지도에 다케시마로 표기된 독도는 한국 영토에 포함돼 있다.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이 다케시마로 표기된 독도이다. |
이에 대한 한국 측의 반론은 샌프란시스코조약은 한반도의 부속도서로서 크고 중요한 섬만을 열거한 것이지 독도와 같은 조그마한 무인소도는 언급할 필요가 없어서 언급하지 않았다는 다소 궁색한 설명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고 맥아더가 일본을 통치할 당시인 1946년 1월, 일본에 대해 적용되는 제반 규정을 발표한 '스케핀' 제67조에는 일본 영토에는 조선의 제주도, 울릉도, 독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백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내외적인 위상을 명시한 스케핀 규정은 그 후 일본이 미군정으로부터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1946년에 이미 독도가 한국 영토라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한다는 지적으로 샌프란시스코조약은 모법에 이미 독도가 언급되어 있으므로 유효한 유권해석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법이 폐지되었다는 선언이 있지 않는 한 스케핀 제67조에 의한 일본 영토의 정의가 옳다는 뜻이다.
그런데 2005년 2월 정병준 교수가 발견한 지도는 연합국이 독도를 모호하게 처리한 것이 아니라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샌프란시스코조약 체결 직전인 1951년 3월 영국 정부가 작성한 지도에는 선으로 표시한 일본 영토에서 독도는 분명히 제외돼 있다. 이 지도는 2차 세계대전 전후처리를 위해 연합국과 패전국 일본이 1951년 9월 8일 조인한 샌프란시스코조약 준비과정에서 유일하게 작성된 지도로 영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도 제출해 샌프란시스코조약 초안에도 분명히 포함돼 있다는데 중요성이 있다.
따라서 학자들은 이 지도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영토 문제를 비롯해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구축하고 구속하고 있는 핵심인 샌프란시스코조약 어디에도 독도를 한국령으로 분명히 규정한 조항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일본 측이 지금까지 줄곧 제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근본적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라고 인식한다.
독도를 두고 한‧일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는 이 지도 발견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근래 과학자들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를 연구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선 독도 연안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는 것은 물론 독도 주변에 엄청난 자원이 부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과 일본을 구분하는 동해가 사라지고 일본이 한국과 붙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독도 연안 생태계 변화>
1965년 독도 최초의 주민 고 최종덕 씨에 이어 김성도 씨 부부가 독도에 입주하였고 접안 시설과 생활 기반 시설까지 갖추었다. 특히 무인도냐 아니냐를 판명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는 식수를 독도에서 발견하는 개가도 얻었다.
그런데 독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자 독도 연안의 생태계가 ‘갯녹음 현상’으로 사막화되고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발표되었다. 갯녹음 현상이란 연안 암반 위가 무절산호조류가 흰색을 띄며 암반을 덮어버려 바다가 사막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말 그대로 바다 밑에서 살던 해조류가 녹아 없어지는 것으로 과거에는 백화현상(Whitening event)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순수 우리말로 해조류가 녹아버린다는 의미를 지니는 ‘갯녹음 현상’으로 바꾸어 부른다. 이 단원은 김미경 박사의 글을 주로 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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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선착장 연안의 갯녹음 현상, 갯녹음 현상은 해조류가 녹아버린다는 의미를 지녔는데 독도의 해안 부근이 갯녹음 현상으로 사막화되고 있다는 보고이다. |
이렇게 사막화가 진행되면 해조류의 엽상체 위에 알을 낳는 어류나 해조류를 먹고사는 해양 부착동물인 전복‧해삼‧성게‧소라 등이 먹이와 서식지를 잃게 된다. 즉 수산자원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갯녹음 현상은 아주 복잡한 원리로 일어난다. 먼저 온실효과로 인한 수온의 상승과 수중으로의 이산화탄소 유입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바닷물 속의 칼슘이온(Ca2+)이 고체인 탄산칼슘(CaCO3)으로 바뀌면서 이를 섭취해 살아가는 무절산호조류가 잘 자라게 한다. 그밖에 해조류를 포식하는 해양 동물의 지나친 증식이나 담수 오염원과 함께 바다로 유입된 곰팡이나 해양 미생물의 병원성이 해조류의 서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독도로 국한한다면 학자들은 울릉도와 함께 해수온의 상승과 남쪽의 열대성 해류의 북상이나 지구 온난화에 의한 수환경의 변화로 추정한다.
해조류는 해양생태계에서 매우 중요시되는데 우선 1차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기초 생물체로서 해양 동물의 먹이가 되는 해양생물 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해수의 영양염 등을 직접 흡수하여 수환경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독도 연안에서 발견된 해조류의 총 종수는 45종으로 녹조류가 11%, 갈조류는 29%, 홍조류가 6%였다. 특히 우리나라 남‧동해안과 제주도에서 시작된 갯녹음 현상이 독도의 전 연안에 확산됨에 따라 이들 현상이 한국 전 연안의 현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학자들은 추정한다.
일반적으로 해조류는 연안에서 바다로 들어갈수록 녹조류, 갈조류, 홍주류 순으로 띠를 이루는데 독도에서 대표적인 종은 잎파래, 대황, 서실류 및 붉은실류였다. 특히 독도 연안에서 다년생 갈조류인 대황 군락이 넓게 분포되고 있었다.
대황은 감태 등과 함께 갯녹음 현상으로 강하게 암반 위에도 부착하므로 다른 대부분의 부착동식물이 착생할 수 없도록 만들므로 독도의 사막화를 재촉하는 주범으로 등장했다.
당장 독도에서 문제가 되는 갯녹음 현상의 원인이 되는 해수의 상승 요인은 거의 전 지구에서 일어나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추정한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당장에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태지만 동도에서 방류되는 오염원을 줄이고 입도 인원을 최대한 제한하며 독도 인근 해역에 접근하는 어업 선박에서 유출되는 기름 및 오‧폐수를 최대한 줄인다면 독도 연안의 생태계는 어느 정도 복원될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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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연안의 무절산호조류인 혹돌잎(『과학과기술』2004년 6월호). |
<미래의 천연자원 독도에 무진장 매장>
21세기가 시작되면서 미국과학재단에서 새로운 세기에 해양과학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연구주제 27개를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3개가 메탄하이드레이트에 관한 연구였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을 함유하고 있는 얼음 상태의 물질로, 메탄 등의 가스 분자가 물분자 안으로 들어가서 만들어지는 기포 모양의 결정체인데 ‘불타는 얼음(fire ice)’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메탄수화물의 기원은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해저 미생물의 발효에 의해 발생되는 생물분해 기원과, 두 번째는 가스와 생물의 유해가 지층 속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발생되는 열분해 기원이다. 전 세계적으로 메탄수화물이 부존된 지역에서 심해 시추자료에 의해 확인된 천연가스 수화물의 대부분은 생물분해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는 박테리아가 생물의 유해를 분해시키고 메탄가스를 분비해 물 분자와 결합하여 수화물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기물의 유해가 풍부하고 이들 물질이 산화되기 전에 빠른 퇴적작용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메탄수화물의 생성이 용이하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1810년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에 의해 처음으로 합성되었고 1930년대 들어서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은 물체이다. 그러나 처음에 메탄하이드레이트는 골칫거리였다. 추운 동토지역에서 개발된 천연가스전의 가스관을 이 얼음덩어리가 자주 막아버려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알래스카, 캐나다, 러시아 등 북극권 영구 동토지역과 수심 500미터 이상의 해저 심층부에 매장되어 있다. 그러나 지하로 내려가면서 압력의 증가효과보다 지온 상승효과가 크기 때문에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안정 조건은 곧바로 사라진다. 따라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수 있는 지층의 두께는 일반적으로 해양에서는 해저면에서 수백 미터, 영구동토 지역에서는 지표에서 1,200~1,300미터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장래의 에너지원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주요 에너지 자원은 목재, 석탄, 석유로 변천되었지만 앞으로는 천연가스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사용되고 있는 천연가스는 석유나 석탄에 비하여 탄소를 포함하는 성분 비율이 낮아 연소했을 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적고 유해 물질도 많이 배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역시 매장량에는 한정이 있어 2060년경에는 고갈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추측하고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1930년대에 천연가스를 개발할 때 골칫거리로 푸대접받던 것이라고 앞에서 설명했다. 그런데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요즈음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있어 석유보다는 1.5배, 석탄보다는 2배 정도 적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정도로 청정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유체 투수율이 낮아 덮개암(Cap Lock)구실을 하므로 아래층에 석유자원이 매장되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물이기도 하여 유전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시되는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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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얼음덩어리 메탄하이드레이트. |
‘해저에 석유자원이 부존돼 있는 지역을 탐사 해보면 통상 맨 위쪽에 셔벗처럼 얼어붙어 있는 하이드레이트층이 나타나고 그 아래층에 천연가스와 원유가 있다.’
더구나 전 세계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로 환산할 때 1000조에서 5경세제곱미터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의 200~500년에 해당하는 엄청난 량이다. 미국 에너지성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이 부존되어 있다고 추정했는데 에너지성의 발표에 의하면 미국 EEZ(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부존되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의 1%만 개발한다고 해도 미국 내 소비량의 약 80년 치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근래 심해에 대한 장비들이 세계 각지에서 자원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만 6조세제곱미터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난카이 해구에는 77조세제곱미터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 특히 일본에서 발견된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다른 지역보다 메탄 함유율이 20%나 될 정도로 양질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허대기 박사는 2000년부터 동해 전역을 조사하여 9천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에서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매장이 추정되는 곳은 해저면 아래 400~1천 미터 지역인데 현재까지 약 6억 톤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매장량이 모두 개발된다면 2004년도 가치로 따져 무려 약200조 원의 수입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간단한 일은 아니다.
우선 심해저에 매장된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압력과 온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채취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심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파이프라인, 노즐 등에서 유발시키는 플러깅(Plugging) 현상은 물론 심해저 유전개발 할 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환경적인 측면의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 학자들은 물과 가스분자들은 서로 화학적 결합이 아닌 물리적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해리 조건에서 물과 가스로 분해되는데, 이렇게 분해된 메탄이 그대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면 현재 사용 중인 화석연료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온실효과가 나타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20배의 지구온실효과를 지닌 가스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대기온도를 크게 상승시킨다.
고체인 메탄하이드레이트가 가스와 물로 해리되면 1세제곱미터의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약 164세제곱미터의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은 5,500만 년 전 후기 팔레오세에 있었던 극단적인 지구온난화현상은 이런 메탄하이드레이트에 의해서 발생되었다고 믿는다.
약 8000년 전 노르웨이 해저에서도 메탄가스가 분출됐는데 당시 분출된 해저 구멍은 약 100여 개가 되며 그 직경이 3000미터에 달한다. 분출량은 약 3,500억 톤으로 추정하는데 이런 상황이 재현될 경우 지구 기온은 약 4도, 수온은 2도 정도 급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추정이 사실로 나타난다면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저지대 국가와 남태평양 국가들이 바닷물 속에 잠겨 흔적 없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유해수 박사는 적었다.
이와 같은 추정은 빙하기 동안 해수면이 낮아지자 해저지층의 메탄하이드레이트층으로 부터 막대한 양의 메탄이 방출되면서 대기 중에 온실효과를 일으켜 빙하기를 끝나게 했다는 이론을 지지해주기도 한다. 또한 울릉분지의 퇴적물을 불안정하게 하는 해저사태의 원인이 해저지진 이외에 메탄수화물의 방출에 의한 것 일수도 있다고 석봉출 박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바닷물의 온도 상승과 이에 따른 농도와 압력의 저하로 해저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녹아 메탄을 대기 중에 방출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지구 탄소의 순환과정에 있어 안정성이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존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작정 메탄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할 경우 에너지 확보보다 더 큰 재난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같이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실용화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시추과정에서 메탄이 연소되지 않고 공중에 그대로 방출될 경우 이산화탄소보다 더 심각한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임을 앞에서 설명했다. 메탄하이드레이트에 포함된 메탄가스의 양은 대기권에 존재하는 양의 300배로 예상되므로 시추과정에서 어떻게 메탄의 방출을 막을 것인가라는 기술적 문제가 가장 큰 관건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흔 교수가 메탄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을 빼낸 후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삽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방법이 실용화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난제를 풀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메탄하이드레이트의 개발은 앞으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될 전망이다.
한편 남극의 세종기지 연구팀은 남셰틀랜드 군도 북동해역에서 대량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는 국내 소비량의 약 400년 치에 해당하는 매장량이다. 남극은 현재 어느 나라의 소유권도 인정되지 않는 지역으로 세계 각국의 자유로운 과학 연구 활동이 가능한 지역이다.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지구환경에 중요한 요인인데다 또한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각광을 받을 에너지이므로 한국이 러시아, 벨기에, 독일 등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메탄하이드레이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보인다. 이 내용은 <「독도해저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자원대국 만든다」, 국정브리핑, 2004.02.09>에도 간략하게 설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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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세종과학기지 전경. |
<일본이 한국과 합쳐진다>
동해는 동서 폭이 약 1천1백 킬로미터이고 남북 폭이 최대 2천 킬로미터이다. 그런데 학자들은 과거에 일본이 아시아대륙에서 떨어져나가 동해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동해는 언제 어떤 이유로 생겨났을까.
1960년대부터 고지자기를 연구한 일본 학자들은 일본열도 암석의 잔류자화 방향을 측정하여 곧게 뻗어있던 일본열도가 휘어지게 된 것은 약 1천5백만 년 전 부터라고 계산했다. 태평양판이 일본열도 아래로 들어가면서 화산열 뒤쪽, 즉 일본과 아시아대륙 사이의 지각 하부에 대량의 마그마가 만들어졌고 이 마그마가 대류를 일으키면서 일본열도를 태평양쪽으로 밀어낸 결과, 서남일본과 동북일본이 각각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동해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를 ‘부채꼴식 확장모델’이라고 하는데 이 모델에 의하면 서남일본은 약 1천5백만 년 전에 1백만 년도 못되는 짧은 기간 동안 시계방향으로 회전한 반면, 동북일본은 대략 2천만〜1천1백만 년 전에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그런데 이 모델은 확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은 물론 일본열도와 대륙조각들을 복원했을 때 일부분이 겹쳐진다는 특이 사항들을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이 제기됐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 한국 포항일대의 화산암류와 퇴적암류에서 구한 고지자기 연구에서 이에 대한 해결의 단서가 발견됐다고 박천홍 박사는 적었다. 포항 서쪽에는 양산 단층이 발달하는데 한반도는 이 단층을 경계로 동쪽의 지층이 서쪽에 비해 20〜30킬로미터 남쪽으로 어긋나있다. 이것은 동해가 적어도 1천7백만 년 전에 확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서 일본열도가 회전하기 이전에 동해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열도가 약 2천3백만 년부터 남쪽으로 평행하게 떨어져 나가다가 1천5백만 년 전 돌연 부채꼴 형태로 벌어졌다는 두단계 확장설도 있다.
동해확장의 원인으로 ‘늘여펴기설(pull-apart)'도 있다. 인도대륙과 유라시아대륙의 충돌로 인해 2천5백만 년 전후에 유라시아 극동 연변부에 응력의 변화가 일어나, 그 결과 남북방향의 경계 단층을 따라 서남일본이 미끄러져 남하하면서 동해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동해 확장의 동력이 외부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앞에 설명된 부채꼴 확장설과 두 단계 확장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설에 장단점이 있으므로 아직 확정된 이론으로 전개되지는 못하고 있다. 단지 동해 확장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는 데에는 모두들 동의한다.
그런데 이렇게 떨어진 동해 바다 밑에서 새로운 대륙지각이 만들어지고 있어 먼 훗날 한반도와 일본이 육지로 연결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규환 교수의 설명을 인용한다.
울릉도는 1천7백만 년 전 일본열도가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간 후 동해 바다 밑에서 분출한 화산암이다. 처음 분출한 시기는 약 270만 년 전 경으로 주로 현무암 용암을 분출했다. 그 후 네 차례의 큰 화산 분출이 간헐적으로 일어났고 화산활동은 약 6300년 BP(1950년 기준)경부터 중단돼 현재까지 쉬고 있다.
그런데 2002년 학자들은 울릉도 화산재층을 조사하면서 저동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부석층에서 작은 화강암 조각을 발견했다. 울릉도는 화산섬으로 화산암만 분포하기 때문에 심성암인 화강암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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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 발견된 화강암(사진 김규환). |
울릉도 석포동 산 중턱에 분포하고 있는 부식층에서도 화강암이 발견되었는데 이들의 생성 시기는 고작 62만 년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화강암으로 이제까지는 코카스산맥의 칼데라에서 산출된 엘주타 화강암으로 이들의 연령은 1백만〜280만 년이다.
학자들에게 62만 년 전에 만들어진 젊은 화강암이 어떻게 지표에 존재할 수 있을까가 관심이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화강암은 지하 수십 킬로미터의 깊은 곳에서 화강암질 마그마가 서서히 냉각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울릉도의 화강암은 수십 킬로미터 두께의 지층이 지각 변동이나 융기 침식에 의해 솟아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울릉도 지하 깊은 곳에 굳어져 있던 화강암이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표 밖으로 튀어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화강암은 한반도나 일본열도의 대륙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암석이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울릉도 섬 밑 깊은 곳에서 대륙지각이 만들어지고 있는 증거일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일본열도가 떨어져 나간 후 동해 밑에는 해양지각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곳이었는데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젊은 대륙지각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증거인 나이가 젊은 화강암이 발견됨으로써 학자들이 놀란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오랜 지질시대가 지난 후에 지하 깊은 곳에서 판구조운동이나 지구조운동이 일어나 현무암질 해양지각보다 밀도가 낮은 화감암질 대륙지각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즉 울릉도 부근 동해 해저기반이 융기해 동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과거와 같이 다시 육지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물론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직 예측되지 않는다고 김규환 교수는 설명했지만 일본이 한국과 연결될지도 모른다는 설명은 여하튼 신선하게 들린다.
이종호(mystery123@korea.com · 과학저술가)
<이종호 님>은 1948년생. 프랑스 뻬르삐냥 대학교에서 건물에너지 공학박사학위 및 물리학(열역학 및 에너지) 과학국가박사로 88년부터 91년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해외연구소소장(프랑스 소피아앤티폴리스)과 92년부터 이동에너지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세계를 속인 거짓말>, <영화에서 만난 불가능의 과학>, <로마제국의 정복자 아틸라는 한민족>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