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인천 송도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간석동에 있는 친구네를 들렀었다.
그 친구한테 양평동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서 그 친구 차로 양평동에 왔다.
와서 보니까, 전에 직장 다닐 때 자주왔던 동네다.
당시 담당했던 아이템의 견본 보관용 창고가 있었던 동네다.
그 창고는 잊지 못할 기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집들이 장소에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전상현+이승희 부부와 외동딸 희연이가 맞이한다.
두 부부가 어떻게 전화 한 통없이 단박에 찾아 왔냐고 의아해 한다.
나의 과거사를 얘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며칠전에 이사했고, 지금이 가장 정리 잘 된거라고 보면 된다'고 몇 차례 얘길 한다.
시간 좀 지나면 온갖 것들이 널부러져서 어지럽혀질거라고 한다.
두 부부에게 오늘 집들이가 신경을 좀 쓰이게 할 일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앚아 안부인사를 나누고 있자니,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전화 통화를 하느라 승희가 바빠진다.
중국집에 음식 주문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위치 안내 등...
조혜승님이 용인 수지에서부터 도착한다.
오는데 2시간이나 걸렸단다.
멀리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사명감을 갖고 왔단다.
(그 이유는 알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서울여대 출신 공부방교사들의 맏언니로서의 정과 듬직함이 느껴진다.
유효선 후배가 딸을 데리고 왔다.
내게 효선이는 키가 좀 커서 그런지 좀 강단있는 이미지로 기억되어 있는데,
공부방 교사할 당시보다 더 포근하고, 부드럽고, 착하게 느껴진다.
현직 교사인데, 학교에서 애들을 어떻게 대할지, 학생들에겐 어떤 이미지일지 궁금해진다.
엄마 따라온 딸래미는 오자마자 아빠한테 가겠다고 울더니만, 방안의 언니에게 붙여주니 금새 조용해진다.
이어서 경제희, 임수진 후배 동시 입장!
제희는 승희 딸에게 줄 선물 보따리와 함께 가방 보따리를 들었다.
영낙없는 강사 폼이다. 그래서 시간강사들에게 '보따리 장수'라고 하는 표현이 자연스러운가 보다.
지식보따리, 선물 보따리, 얘기보따리 알차게 꾸리고, 두루 다니면서 유익하게 풀어주시길...
수진이는 지난 시절의 앳띤 모습이 많이 가시고 이젠 어른 같아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땅꼬마 같긴하다.
돌아가는 길에 들은 얘기지만, 최근에 대학원에서 상담심리(심리상담?)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같이 온 둘이는 지금도 학교를 다니는 걸 보면, 인생은 끼리끼리 어울리게 되는 건가?
다음으로 조승욱, 김혜련 부부와 두 딸이 들어선다.
승욱이는 살이 제법 붙은, 영낙없는 샐러리맨 폼과 냄새가 난다.
육아 휴직중인 혜련이는 선생님 같아 보이질 않는다.
학생들에겐 그저 친근한 이웃집 누나 같을 것 같다.
인상을 써도 전혀 무섭지 않은 그런, 선생님!
영은교회 정찬영집사님이 딸래미와 함께 오셨다.
내가 도착해서야 상현이가 연락드렸는데, 주말에 피곤하실텐데, 한달음에 오셨다.
여러모로 참 대단한 분이시다. 그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인정할 것이다.
그의 인생이 진면목이 세상에 제대로 펼쳐지길 바래 본다.
박현경이 도착한다.
부러 일정을 변경하여 일을 보고 왔단다.
어릴적에 지금의 내 전주사무실 근처에 살았었다는 얘길 들으니, 더욱 반갑니다.
그간 오늘처럼 이 후배가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다음에는 더 재밌을 것 같다.
먹고 마시고, 애기 꽃이 폈다.
그 와중에 조혜승님이 내게 '대체 뭐하면서 지내냐'고, '그게 궁금했다'고, '정치하냐'고 묻는다.
'정치는 정치학 전공한 경제희 박사에게 얘기하시고, 나는 이것저것 여러가지 한다'고 답하면서 명함을 건넸다.
"우리것연구소?" '이건 또 뭐하는 곳이냐?'고 묻는다.
나름 답을 했지만, 참~ 거시기 하다.
정치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인생일텐데...
하긴 나는 정치가가 되려는 생각이 있긴 하니까, 그런 냄새가 내게서 났나 보다.
여하간 어느 누구의 인생이든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어라~ 알 수 없는게 인생이기도 한데?
젊은 시절 한 때, 영은공부방 교사로 활동했던 사람들, 영은인.
내 기억속에 '아름다운 사람들'로 남아 있는 소중한 존재들.
이들 각각의 인생이 아름답게 전개되길 바란다.
그 인생의 교류와 나눔을 통해 모두의 인생이 건강하고 보다 행복해 질 수 있길 바란다.
이날 난 영은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취했다.
이들과의 만남, 소통과 교류의 장, 그곳에서는 항상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처럼 취하고 싶다.
다들 정기적으로 만나보자는데 이견이 없다.
다음 장소로 몇 곳이 애기 나온다.
용인 수지, 영은교회(포천), 또 어디였더라?
그곳이 어딘들, 그때가 언제인들 어떠랴...
집들이로 귀한 자리를 만들어준 상현+승희네에 감사!
말로는 초보라면서 빗길을 다소 거칠게, 먼 거리를 운전해서 데려다 준 제희도 고마움!
함께 한 모든 영은인들의 건승 기원, 다음 기회에 대한 기대!
첫댓글 ㅎㅎㅎ사진 있는 줄 알았다가 실망했다. 그래도... 반가운 이름들... 거의 다 알만한 이름들... 담에는 쉬는 날 함 뭉쳤으면...
ㅋㅋ정훈 쌤과는 활동시기가 달라 늘 궁금했던 차에 했던 질문들임다~~정치하셔도 잘 하실거같은데ㅋ(칭찬임다)
어젠 잘 들어가셨는지요...정치요? 저, 잘 못합니다. 아니, 정확히 하자면, 잘 모릅니다. 앞으론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습니다...그리고, 지금의 저는 정치는 인생을 말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치는 누구나 할 수 밖에 옶는 것이고, 누군가는 정치가가 되어야 하지만, 가급적 내가 정치가가 되는 일이 안일어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제가 볼 때, 정치는 혜승님께서 잘하고 계십니다. 정치가의 길을 적극 권유하고 싶습니다. 호감과 신망이 느껴지시니까, 의미있는 성과도 내시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