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업 -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배움을 이어갈 수 있지 않나요?
질문
스님께서 유튜브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의 하시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을 반복해서 '정크푸드'라고 표현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모순적이라고 느껴지는데, 독서가 어려운 사람은 영상을 바탕으로 공부해도 되지 않을까요?
정신을 살리는 음식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생식을 위해서도 반드시 협력해야 하고, 단순 생존을 위해서도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 받아야 합니다. 당장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는 멸종의 위기를 겪을 것임을 아인슈타인이 경고했다고 하죠. 수 많은 인류의 음식이 끊어지는 수순을 밟을테니까요.
생존을 위한 1차적인 에너지는 음식입니다. 이를 섭취하면 육체가 살아갈 원동력을 얻습니다. 더불어 분해된 포도당은 두뇌에 공급되어 마음의 정상적인 활동을 돕습니다. 음식이 공급하는 에너지의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래서 생존할 수 있고, 정신 활동이 이루어지는 정도만 보장이 되어도 사람들은 특별히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안의 시대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탐욕에 사로잡혀 있고,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분노합니다. 분노의 대상이 필요하니 서로를 혐오합니다. 해소되지 않는 부정성은 다양한 폭력을 일으킵니다. 붓다가 중생을 진단했던 단어가 공감됩니다. 모두 '심병'에 걸려 있습니다.
특히 한국을 살아가는 어른들은 정신이 빈약합니다. 개인적으로 빈사상태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유는 영양실조 때문입니다. 정신의 영양실조 말입니다. 육체는 맛집을 찾아다니고, 먹방을 보며, 오마카세를 위해 큰 돈을 투자하는데 문화가 형성되었지만 정신의 식사인 독서는 잘 하지 않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 5명 중 2명은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하니 심각합니다.
정신이 건강해지고 싶다면 일단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정신이 자라나 성숙해지고 싶어도 일단 먹어야 합니다. 육체에 음식을 주지 않고 운동을 한다고 튼튼해지나요? 부작용으로 망가질 뿐입니다. 일단 이유 불문하고 먹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동의하시나요?
정신의 정크푸드
정신의 음식은 엄밀히 표현하면 정보입니다. 정보를 먹으면 두뇌에서 이를 바탕으로 길을 냅니다. 뉴런회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두뇌의 다양한 부위는 자극을 받고, 활성화 됩니다. 그럼 두뇌는 성능을 유지하고 발전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정신 활동의 질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바와 같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영상 컨텐츠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컨텐츠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문자 컨텐츠를 담고 있는 각종 SNS에도 분명히 정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배울 것이 있다는 의견도 진실입니다. 그런데 전 왜 이 정보들을 정크푸드라고 정의할까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에 섞여 있는 부정확성 때문입니다. 단행본으로 출판되는 도서는 몇 차례의 검증을 거칩니다. 저자와 기획자 그리고 편집자와 출판사를 거치며 최소 4차에서 5차가 넘는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담겨 있는 정보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기본 장치를 갖췄습니다. 이에 반해 개인이 만들어서 아무 검증 없이 업로드 되는 컨텐츠들, 특히 인기를 얻어야 하는 욕구를 반영하고 있는 컨텐츠들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무분별하게 섭취된 정보의 오류는 두뇌 회로에 바이러스로 작용하게 됩니다.
둘째, SNS라는 도구가 가진 특징 때문입니다. 접촉할수록 점점 더 주의력과 집중 그리고 몰입의 힘을 상실시키는 점은 앞선 정보의 오류보다 더욱 심각합니다. 두뇌의 성능을 망가뜨리고 사람의 격을 추락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접촉할수록 사람을 방일하게 만드는 SNS는 적절히 조율되지 않는다면, 인간 정신을 망가뜨리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법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는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움의 본질을 아는 이들은 정크푸드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삶의 모든 경험 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공부가 되는 것이고, 무엇이든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영양소가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예로 들어 배움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정크푸드의 부작용인 부정확성과 방일의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첫째, 부정확성을 해결하기 위한 분석과 검증을 통한 배움이어야 합니다. 둘째, SNS의 특징에 매몰되지 않는 배움에 전념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은 배우는 마음가짐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배울 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태도를 가지나요? 학교에서 공부하듯 하나요? 아니면 쉽게 쉽게 흘려 듣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보거나, 분석과 문제 의식 없이 듣지 않나요? 최소한 학교에서 공부하듯 들어야 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PC나 스마트폰을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올바른 자세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물론 필기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하여 메모를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겠죠? 핵심은 이것이 가치 있는 '배움의 기회'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올바른 마음가짐을 준비했다면 다음으로는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과제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냥 저냥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닌 영상 속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시간별로 어떤 개요를 따라가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해시태그와 타임스탬프를 활용하여 영상을 시간대별로 주제별로 분석해야 합니다. 조금 훈련이 된다면 컨텐츠 기획자의 마음가짐으로 영상을 재가공하는 태도로 공부를 한다면 훨씬 더 몰입도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정크푸드를 문제의식 없이 소비하면 정크푸드에 머무릅니다. 두뇌에는 오해가 쌓이고, 마음은 집중력을 잃어버리죠.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합니다. 영상컨텐츠를 귀하게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마음가짐으로 배워야 합니다. 심지어 이를 분석하고 재가공하는 컨텐츠 기획자의 태도를 익힌다면 자연스럽게 잘못된 정보들을 검증하게 되고, 잃었던 집중을 되찾게 됩니다. 이는 스스로의 두뇌를 바꾸는 것은 물론이요, 이렇게 재생산된 공부 자료들은 타인을 올바른 배움으로 이끄는 토대가 됩니다. 정크푸드를 소비하던 행위가 자신과 타인을 위한 최상의 법보시로 승화되는 것이죠.
컨텐츠 기획자의 공부법
독서는 정신의 음식입니다. 식사 꼭 하세요. 하지만 밥만 먹고 반찬을 안 먹을 수 없겠죠? 더불어 별미도 종종 먹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영상 컨텐츠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잘만 활용된다면 전 세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선연이 같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법보시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붓다스쿨과 인연되어 공부하는 분들은 모두 컨텐츠 기획자 즉, 오종법사가 되기를 권장합니다. 영상을 그냥 소비하지마세요. 도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분석하고 검증하고 재가공하세요. 이 시스템을 연습하시면 얼빠져서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마음으로 집중하고 전념하며 결국 몰입하는 공부가 가능해집니다. 두뇌가 이처럼 사띠의 질을 높이는 경험을 할 때 자연스레 공부의 성취율이 높아지는 동시에 즐거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것이 즐겁나요? 그럼 언제 어디서나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익히세요. 그럼 공부가 더 즐거워집니다. 더불어 선연이 맞는 이들의 선생님이 되어 그들을 알게 모르게 이끌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고, 법을 선물하는 법보시입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그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공부했는데, 1석 2조로 타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컨텐츠 기획자가 되어 나와 남을 살리는 진리를 세상에 선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유튜브 영상을 바탕으로 공부하더라도 부작용은 적고, 선한 효과는 증폭될 것입니다. '내가 하는 공부가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보살행이 되기를' 발원하시고 실천하시길_()_
첫댓글 두뇌가 사띠의 질을 높이는 경험을 할 때...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익히자.
넵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