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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항산 김승석
어머님이 가셨다. 세수 102살. 요양병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인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의 오고감과 같다고 하지만 2남4여를 낳아 변호사, 의사, 교수, 교사 등을 길러낸 어머님의 뚝심과 은혜를 생각하면 자꾸만 마음이 아려옵니다.
화장을 하고 어머님의 뜻에 따라 성산 일출봉 동암사에 49재(齋)를 부탁했습니다. 어머님의 70년 불사(佛事)의 정성이 깃든 곳이자 필자의 모태신앙이 탄생한 곳으로 불연(佛緣)이 깊은 터이기 때문이지요.
49재는 사람이 돌아가신 날로부터 7일마다 한 번씩 재를 올려 영가의 다음 생, 새 출발을 열어주는 천도의식입니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교육원장을 지낸 대강백 무비 스님께서 펴낸 <일곱 번의 작별인사>(2009년, 불광출판사)라는 책에서 스님은 49재를 이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윤회설을 믿는 불교에서 지극히 선한 자와 악한 자는 죽음과 동시에 다음 생을 받지만, 다수의 보통 사람은 49일 동안 중음신(中陰神, antarā-bhava)으로 떠돌다가 자기의 업에 따라 갈 길을 간다. 이 기간 동안 스님이 집전하는 7번의 재를 통해 여러 가지 불경과 법문을 들려줌으로써 생사의 실상을 깨닫게 하여 망자에겐 다음 생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위로하며 유족들에겐 고달픈 일상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이끌어 준다.”라고.
중음신은 본래 『설일체유부』의 교설이라 합니다. 이런 생사관은 동아시아 불교는 물론 티베트불교에 수용되었고, 대승권인 한국불교에서도 신라시대부터 중음신에 기초한 칠칠재(七七齋)를 종교의례로 행하여 왔다고 합니다. 대승불교의 천도재(薦度齋)는 중음신을 제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른 한편, 남방 테라와다(상좌부) 불교에서는 중유(중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에 출가자나 재가자 등이 사망하면 동료나 가족들이 세존을 찾아뵙고 그들이 어디에 태어났는지 여쭙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존재가 다시 태어나기 전에 중유의 삶으로 기다리고 있다.”라는 대답을 하지 않으셨고, “이 사람은 천상에 다시 태어났다, 이 사람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사람은 지옥에 다시 태어났다, 이 사람은 아귀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번뇌가 소멸되어 태어나지 않았다”라고 즉답하셨습니다.
어떤 이들은 세존께 죽은 친족이 천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의식을 치러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세존께서는 슬퍼하는 유족들을 돌려보내지 않으시고 자비심으로 그들에게 생소한 일을 시키셨습니다. “돌과 버터기름을 섞어서 연못에 던지시오.” 유족들은 의아했으나 그대로 했습니다. 세존께서는 “이제 비구들을 불러 돌은 물 위로 떠오르고 버터기름은 바닥에 가라앉게 기도해달라고 말하시오.”
그제야 비로소 사람들은 윤회의 순환고리에서 기도나 의례의식의 힘이 아니라 각자가 지은 행위에 따라 선처가 올라가거나 악처에 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말리까 왕비는 꼬살라의 왕 빠세나디의 아내였습니다. 왕비는 평소 승가에 많은 공양을 올리는 공덕을 지었으나 죽기 직전에 왕에게 거짓말한 것이 떠올라 지옥에 떨어졌으나, 지옥에 칠 일간 머물고 과거 공덕의 결과로 뚜시따(도솔천)에 태어났습니다. 왕비의 7일간 지옥의 삶은 윤회나 연기의 실상을 볼 수 없는 눈먼 사람들에겐 중유로 보일 수도 있을 법합니다.
상좌부불교에서는 죽기 직전에 일어나는 의식에 따라 다음에 재생하는 존재계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죽는 순간의 의식에 나타나는 업의 표상[業識]이 어떠한가에 따라 “지옥에 떨어질 사람은 불덩어리 환상을 보고, 아귀계에 떨어질 사람은 사방에서 어두움과 음침함을 보고, 축생계에 태어날 사람은 숲과 짐승이나 다른 동물의 환상을 보고, 인간계에 태어날 사람은 죽은 친척의 환상을 보고, 천상계에 태어날 사람은 천국의 환상을 본다.”라고 설명합니다.
세존께서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알고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인간으로 죽어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 중생들은 적고 인간으로 죽어서 지옥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망모(亡母)는 불심이 깊은 분이시나 교학에 어둡고, 사마타와 위빳사나[止觀] 수행을 한 바 없으므로 인간을 포함한 선처에 태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막재(7·7재)를 마무리하면서 “어머님의 영혼은 어디로 돌아가셨습니까?”라고 읊조려 봅니다. 망모의 천도를 기원하는 자식들의 마음은, 불교가 전해진 나라에서 오늘날까지 불법이 전승되고 있고, 법을 따르는 스님들이 있는 곳에 태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 감사합니다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극락왕생발원합니다
아미타부처님 인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