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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眞光不輝(진광불휘) / 매촌 (2014; 08; 03 ) ◑
眞水無香(진수무향) 眞光不煇(진광불휘)
며칠 전 동심회에서 여강(汝岡)이 자필 휘호(自筆揮毫)를 써, 갖고 와 설명을 해주었으나
본다 안목(眼目)이 없는 데다가 태평(太平)이 가지고 온 "조니워커"를 탐(貪)하느라
행 초서에 왕희지체인가만 추측(推測)하다 술자리 마무리를 미진(未盡)한 체 돌아왔네! 그려.
자리가 꽤 떨어졌고 잔 귀가 먹은 지라 일일이 묻기도 그래서.
뭘 자랑하는 성품이 아닌데 싶어, 창밖의 큰 빗물 소리를 들으며
사경(四更)에 일어나 이 글씨의 뜻을 알고자 어둠을 밝히고 있네.
" 참된 물은 냄새가 없고 참된 빛은 눈 부시지 않는다."
바로 알 것도 같았지만, 막상 척(倜) 잡고 보니 도무지 모르겠네!
도덕군자(道德君子)와 선비의 수신 덕목(修身德目) 같은데, 겸양(謙讓)으로 늘 화합(和合)을 이끌며
표(表)를 안 내는 친구의 좌우명(座右銘)인가 생각해보니 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네.
공부를 해보니 "眞空妙有"(진공묘유)이 따라 나오는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허(空虛)하나 충만(充滿)한 불신(佛身)의 그 무엇?
남은 세월, 내 쌀독의 바닥이 멀지 않아 보이는데, 곳곳이 막막(寞寞)해도 어쩌겠나
할 수 있는데 까지는 공부는 해볼 요량(料量)이네.
뭘 모르는지 일깨워준 오형(吾兄)에게 감사하며, 빗님이 자러 가셨나, 만뢰구적(萬?俱寂) 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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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梅村의 방 원문보기 글쓴이: 매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