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최근들어 여러곳에 벽화마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기존의 화가들이나 미대생 등 미술가 지망생들이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니 어쩌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을의 벽화를
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그려서 화제가 되는 마을이 있다.
강원도 영월군 김산갓면 주문리 해발750m의 고지이자 오지에 있는 모운동(暮雲洞) 마을.
모운동은 높은 곳에 위치하여 '구름이 모이는 동네'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영월을 출발해 녹전방면으로 해발 1087m의 망경대산 7~8부 능선까지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첩첩산중에 여행자들을 설레게 하는 산골마을이 오롯이 자리한다.
모운동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는 옥동광업소 광부 숫자만 2000여 명에
이르렀고 마을 주민도 1만여 명에 달할만큼 번성했지만 1989년 탄광이 폐광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났다. 남은 사람들이 모두가 떠나는 폐광촌에서 다시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고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마을벽화로 2007년부터 그리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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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깊은 산골에 미술가 또는 미대생 등 외부 전문가들을 불러오는 일이 쉽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그들을 초청해서 벽화를 그리는 경우 인건비 등 그 비용이 작은 산골마을이 감당하기에는 전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고심끝에 궁리해낸 방법이 주민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기로 한것이다.
모운동에서 20년째 장기집권중인 마을이장님의 부인은 옥동광업소가 잘 나가던 시절 23세 꽃다운 나이에
모운동에 들어와 유치원 선생님을 하던 분으로 어린이동화에 통달함은 물론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다.
이장사모님이 동화책속의 그림들을 기초로 집집마다 바탕그림을 그리고, 주민들은 부인의 지시대로 채색을 하였다.
그리하여 어느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작품 못지않게 아름다운 벽화를 완성시켰고
주민들이 떠난 폐광촌은 드디어 사람들이 찾아 오는 동화속의 산촌마을로 탈바꿈했다.
버스 승강장을 비롯해 모운동 마을 담벽에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개미와 베짱이', '별주부전', '청개구리'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언제인가 한번쯤은 직접 읽었거나 누구에겐가 들었던 낯익은 동화속의 이야기들이 벽화로 그려졌기에
이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듯 하다.
우체국이 이장님댁이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개미와 베짱이
한편 모운동에서는 SBS에서 방영중인 '짝'과 tvN 드라마 '버디버디' 촬영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