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u Revoir, PARIS !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2024 파리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파리올림픽 폐회식이 12일 오전 4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진행됐다.
프랑스 파리는 지난 1900년, 1924년에 이어 100년 만에 치른 세 번째 올림픽이었다.
개회식을 연출했던 티에리 르불 총감독은 폐회식도 책임졌다.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를 수놓은 선수들은 물론, 이를 도운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의 폐회식 기수는 태권도 남자 58㎏급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과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복싱 여자 54㎏급(동메달)의 임애지가 맡았다.
이번 대회 개회식은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펼쳐졌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수상 행진으로 지난달 27일 막을 올렸다.
당시 개회식에선 육상 우상혁과 수영 김서영이 선수단 기수를 맡았으며, 한국은 48번째로 등장했다. 개회식과 달리 폐막식에는 등장 순서가 따로 없다.
○ 대한민국
당초 한국은 구기 종목과 투기 종목이 지역 예선에서 대거 탈락하며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 규모로 선수단을 꾸렸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5개로 종합 15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도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9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3개를 획득해 금메달 수 기준 종합 순위 10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를 차지한 김우진, 임시현을 앞세운 한국 양궁의 전 종목 석권(금메달 5개)으로 기준치를 달성했다.
또 오상욱을 필두로 한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 개인전, 단체전 2관왕이 나왔으며, 안세영이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울러 예상 밖 종목으로는 사격에서 무려 금메달 3개(반효진 오예진 양지인)가 나왔고, 태권도 역시 2개의 금메달(박태준 김유진)이 나오면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금메달 13개뿐 아니라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합계 32개의 메달을 따면서 종합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총 메달 개수는 지난 1988 서울 대회 33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딴 대회로 2008 베이징 대회(32개)와 타이다.
금메달만 놓고 보면 역대 최다 타이로 한국은 2008 베이징 대회에 이어 2012 런던 대회에서도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1위는 금메달 40개, 은메달 44개, 동메달 42개로 총 126개의 메달을 획득한 미국이 금메달 40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24개 총 91개의 메달을 획득한 중국이 2위를 기록했다.
개최국 프랑스는 금메달 16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22개 총 64개의 메달 획득으로 종합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를 밝혔던 성화는 이제 다음 대회 개최지인 미국 LA로 향한다. 다음 대회는 4년 뒤인 2028년에 개최된다. LA 역시 파리처럼 1932년, 1984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이다.
○ 'IO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핵심 가치로 탁월함(excellence), 존중(respect), 우정(friendship)에 두고 있다.
올림픽을 위해 4년간 땀을 흘린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마지막 순간 환희 속에 지난 노력을 보상받고 싶어 하지만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마라톤에서 탄자니아 선수 존 스티븐 아쿠와리는 19㎞ 지점에서 다른 선수들과 부딪혀 넘어지는 바람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57명 중 56명이 이미 결승선을 통과한 다음, 관중도 거의 빠져나간 경기장에 그가 기진맥진한 채 모습을 드러내자 남아 있는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맞이했다.
최종 기록은 3시간 25분 27초. 그는 “조국이 5000마일 떨어진 이 먼 곳까지 나를 보낸 건 단지 경기를 시작하라고 한 건 아닐 것”이라면서 “경기를 끝까지 마치고 오는 게 내 사명”이라고 말했다.
“최고가 된다는 건 반드시 가장 빠르고, 가장 높고, 가장 강하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장애물에 상관없이 한 약속을 지켰다는 걸 의미합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요트 종목에서 참가한 캐나다 선수 로렌스 르뮤는 2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부산 앞바다 강풍과 거친 파도를 제치고 나아갔지만 갑자기 한쪽에 빈 요트가 눈에 띄었다.
싱가포르 팀 선수가 바닷속에서 팔을 흔들고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파도 탓에 요트가 뒤집혀 물에 빠진 것이다. 르뮤는 주저하지 않고 방향을 틀어 이 선수를 구조했다.
그러고 나서 경주에 복귀했지만 메달권에서 멀어진 뒤였다. 그는 “항해의 제1 규칙은 곤경에 빠진 사람을 보면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IOC는 르뮤에게 “스포츠맨십, 자기희생, 용기로 올림픽 이상에 걸맞은 모든 걸 구현했다”면서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이런 감동과 희망을 품은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선수들과 체육회 임직원 여러분 수고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올림픽 기간 내내 행복했습니다. 2036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염원하면서 자랑스러운 나라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