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문동주가 전력에서 제외됐네요
잠깐 올 봄 얘기부터 해봅시다
문동주는 지난 3월 부상을 당했습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시범경기를 뛰지 않았죠
문동주는 이후 복귀해 퓨쳐스리그에서 공을 던졌는데요
딱 2경기, 2이닝만 투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문동주는 입단 후 타팀과의 정식 매치에서 한번도 '선발투수'로 등판해 본 적이 없었죠
지난 5월, "변화구를 가다듬고 있다"던 문동주는 돌연 1군으로 콜업됩니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난타 당했죠
다행히 2번째 경기 이후 불펜에서 1이닝씩 끊어 던질때는 괜찮은 모습도 보였는데
어떤 날은 장타를 허용하기도 했고 또 어떤날은 괜찮다가
선발등판 경기에서 3회에 갑자기 흔들려 강판됐습니다
그에게는 지금 3가지 결과물이 있습니다
156Km 광속구와 16개의 삼진으로 팬들을 설레게 한 인상적인 구위
잦은 장타 허용과 ERA 8.56의 10경기 성적표
그리고 두번째 부상
이 지점에서 저는 문동주의 부상에 구단의 책임이 일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동주가 '혹사'를 당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뭐냐
<과연 문동주가 준비된 상태로 1군에 올라왔느냐?> 하는 의문이 제게는 있습니다.
시간의 추를 잠시 뒤로 돌려봅시다
문동주는 올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최원호 퓨쳐스 감독은
"U-23 대회 참가 후 쉬어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고 오버페이스를 경계하기 위해 2군 캠프에 참여한다"고 했죠
그리고 문동주는 3월 중순에 맞춰 전력투구가 가능하도록 몸을 만들겠다고 했고요
그러나 아시다시피 3월 초에 부상을 당했고 시범경기에서 실전투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군에서 2이닝 던진게 실전의 전부고
바로 1군에 콜업됐죠
자, 문동주 데뷔전 1군 첫 경기 다시 복기해봅시다
5월 10일 LG전 기억 나시나요?
0.2이닝 7타자 4안타 1볼넷 2루타1개 3루타 1개 4실점 강판
그리고 그 다음경기부터는 1이닝씩 잘 던졌죠
여러분이 문동주라면 어땠을까요
첫번째 경기 그렇게 강판당하고 두번째 경기부터 말입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던지지 않았을까요?
아 물론, 최선을 다해 공 던진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혼신의 힘을 다해 던져야죠
그런데 말입니다
1군 경기 경험이 전혀 없던 당시의 문동주라면 어떨까요?
문동주는 (프로 1군 기준으로) 아직 경기운영능력이 부족하고 변화구도 날카롭지 않습니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없고 볼카운트 싸움을 할 여력도 없죠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답은 하나입니다. 구위로 밀어 붙여야죠 최대한 세게(?) 던져서 말입니다
아직은 이런 스타일의 투수인데
시범경기도 안 뛰고 스프링캠프도 2군에서만 치뤘고 2이닝 던지고 바로 콜업된다?
글쎄요 제 기준에는 좀 무리한 콜업이었습니다
물론 06류현진처럼 데뷔전부터 탈삼진 행진을 벌일 수도 있어요
문동주도 그런 자질과 힘 그리고 가능성을 갖춘 투수겠지요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요
하지만 류현진은 신인 데뷔 당시 1군 스프링캠프에서 매우 좋은 공을 던졌고
(당시 스캠에 참가했던 야수가 저한테 직접 "걔 진짜 공이 장난 아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하기는 했으나 로테이션 돌면서 선발로 공을 던졌습니다
시즌 시작 전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상태'였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문동주도 비시즌 중 불펜투구 영상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그랬지만
엄밀히 말하면 문동주는 지난 겨울 '1군 데뷔 프로세스'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문동주가 그래서 부상을 당했다고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도 그 부상이 '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증세를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뿐이죠
다만 그가 스캠을 퓨쳐스에서 치뤘고 시범경기도 뛰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
퓨쳐스에서 2이닝 던지고 바로 1군 콜업돼 데뷔전에서 난타 당했다는 점
그 이후 (경기 운영 능력 등이 아직 부족한 상태서) 혼신의 힘을 다해 직구 위주로 투구했다는 점
이런 일련의 과정이 어깨 근육통과 '전혀 관계없다'고 말하기도 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지만
저는 문동주가 1군에서 선발 자리를 메워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올라왔다기 보다는
"우리가 이렇게 리빌딩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라왔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사실은 듭니다
물론 저만의 상상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부디 문동주가 푹 쉬고 잘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모쪼록 더 큰 부상으로 번지지 않게 잘 관리되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문동주의 선발전환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1번선발님의 의견이 맞았네요. 부디 푹 쉬고 잘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리그를 호령하던 투수들이 어느 시점 부턴가 한화에는 인연이 없는거 같아 너무 답답하고 아쉬운 맘입니다.
문동주만큼 아끼고 관리한 선수 있었나요~?
이정도면
구단의 건강관리 시스템의 문제거나
(어디가 아픈지
아픈건 다 나은건지 관리가 안되는거죠)
1군 콜업후 관리의 문제겠죠
외인2명을 교체하며 느낀건
이 구단이 선수들 메디컬체크를 어디에
근거해서 하고있는지
매우 의문이 듭니다
재계약한 외인2명이 한달만 경기치르고
집에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근데 여기서 가장 큰문제는 한화는 항상 부상이 많다는거죠..ㅋㅋㅋ
예전에는 선수들이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닌거 같네요
고교 시절에 선발로 많이 안 던진게 '어깨가 싱싱하다' 는 장점도 되지만 반대로 '긴 이닝을 던질 (육체적인) 준비가 덜 됐다'는 시선도 가능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시선입니다
실패만 거듭하는 구단에 유망주를 관리하고 성장시킬 능력도 없다는게 증명 되는 군요
심준석이 과연 한화에 오고 싶을지...
이런팀 싫어 메이저리그 가는건 아닐지...
그나마 후순위에 좋은 자원이 있어 다행이긴 하네요.
2군에서 더 많은 실전 투구후에 1군 올렸어야 했다는 말에 동의 합니다
동의합니다..
문동주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관리해서 이글스의 희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누가봐도 프런트에서 언론플레이용으로 문동주 이용한거죠.
처음 선발 발표할때도 그런 논조로 글썼는데 그냥 안좋은 성적 물타기용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수베로 사단은 프런트 들러리 느낌이구요
용병투수 두 명이 다 이탈했는데 대체용병 빨리 구하지못한 무능한 프런트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팬들이 기대하는 문동주 앞세워 숨은거죠 팬 비난이 무섭긴한지.. 가뜩이나 얄팍한 뎁스, 전력 효과적으로 채우고 뒷받침은 못할망정 유망주 등뒤에나 숨어있는 꼴이네요 우리 프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