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내내 봄날의 기운이 물 오르듯이더니
또다시 추락의 날씨로 곤두박질을 한다.
그러나 절기는 무시할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은 칼칼하지 않고 나름의 빛깔로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춥다고 여겨지는 것은 드센 겨울 바람을 거쳐
나긋해진 바람에 잠시 익숙해졌던 까닭이리라.
게다가 이맘때 쯤이면 바깥 기온이 실내보다 따스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햇빛이 좋은지라
어느새 그 짧은 기온 차에 의한 실내가 춥다고 여겨지는 익숙함이 실상이 되어서도 더욱
안으로 들어서면서 은근히 춥다 라는 말을 되뇌이게 되는 것 같고 애매모호한 날씨 덕분에
온 몸을 휘감던 겨울철 보온성 기능 옷을 벗기가 싫은 것 일 터....나이가 들었다 는 말도 되겠다.
작년만 해도 언감생심, 무슨 말이냐 싶도록 내복이나 보온성 옷은 입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맨살에 청바지나 입고 가벼운 옷에 두꺼운 윗옷을 입는 정도였는데 세월 참,
지난 겨울동안에는 지인이 선물해 준 기모가 들어있는 바지를 비롯한 기능성 옷을 입고 나니
새삼, 따뜻함이 좋다 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으니 이제 한번 들여진 습관은 쉬이 버려지기 어려울 터
어느덧 아줌마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염려스럽긴 하다.
안그래도 서울행을 할라치면 안성과 서울의 기온 차가 심각하여 서울 터미널에 내리고 나면
영락없는 안성댁이었건만 지난 겨울에는 보온성이 강한 옷들을 입고서도 안성댁을 벗어나지 못하엿으니
갈수록 꼴이 더하면 더하였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
그런 좋지 않은 예감은 또 반드시 맞는다..는 속설까지.
어쨋거나 지난 토요일에는 계룡산 밑자락으로 선약을 지키러 나들이 길을 떠났다.
조만간 무설재에서의 날들이 바빠지게 되면 자주 움직일 수 없을 것 같기에 서둘러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치 않게 그 친구의 친구...그러니까 갑장 친구를 도반으로 맞게 되었다.
살다가 늦은 나이에 새삼스럽게 친구들 다시 찾기는 어려울 일이나 서로 뜻과 의지와 생각이 비슷하거나
살아가는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여겨지면 또 덜컥 좋은 사람을 끌어안게도 되나니 그날의 기운이 그러했다.
생면부지였다가 의기투합하여 도반이 된다는 것, 그 사람의 살아온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는 것이요
앞으로 살아갈 날들 또한 나란히 함께 하게 된다 는 의미이기도 하니 쉽게 결정지을 일은 아니나
첫눈에 혹은 척 보면 안다...라는 직관력을 발휘하여 삶의 동반자 하나를 꿰어찼다 라는 말이기도 하다.
멀리 캐나다에 근거지를 두고 유성이라는 곳에 정착지를 갖게 된 그녀는 첫인상이 강렬하지는 않으나
외유내강형의 단단함을 지닌 겉으로 보아 지극히 평범한 우리 이웃 아줌마 스타일이지만
속내로 들어가 보자면 무설재 쥔장과 비슷한 생각과 신념과 의리와 정의로움을 지닌
근성있는 여자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끼고 내세울줄 아는 대한민국의 혼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는 여자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더욱 더 강건히 하기 위해 유성이라는 곳에 몇달씩 기거를 하며
우리나라에 관한 태초의 그 모든 것을 섭렵하기는 기본이요 나아가 널리 전파하는 일을 도맡아 하나니
그녀 또한 가수 김장훈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지킴이 정도는 되겠다.
그런 그녀와의 유쾌한 만남 뒤에 그녀의 선배이지 띠동갑 인생 선배...이름하여 왕언니까지 합세하여
으라차차 파이팅을 외치고 나니 그 기운만으로도 그 하루가 즐겁기 짝이 없고 대기만성형의 그 인생선배의
희노애락을 듣다보니 대하장편 드라마 몇 편은 나올 분량이라, 천천히 야금야금 그녀의 인생 속에
한 번 빠져 볼 기회를 다시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인생 70을 넘게 살아도 여전히 진행형의 공부를 하며 대기만성을 꿈꾸는 여자, 여자라기 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존경스럽다 는 생각이 든다....그 왕언니가 한때는 안성하고도 서운면에서 골재 사업을 하면서
3,1독립만세 기념관에 골재를 댄 주인공이라고 하니 더욱 새삼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는
어쨋거나 만남이라는 것이 기어이 만나야지 라고 하는 것보다 우연히 만나진 인연일지라도 그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
이 또한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하니 지난 토요일의 인연이 그러하다.
돌아오니 여여님을 비롯한 그녀의 지인들이 차실을 점유하고 앉아 그들끼리의 축제, 생일파티를 끝내고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더라 는....다들 봄날을 즐기는 것인가 심숭생숭의 마음을 숨기는 것인가.
지금의 쥔장은 심숭생숭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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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자칫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봄바람 단디 나겠슈~! ㅋㅋ
멋진 만남을 가졌다니 거기에 추카하나 더합니다~! ㅎㅎㅎ
그릴될까 걱정입니다 ㅎㅎㅎㅎ 자제해야 할 듯.
무설재 뜨락에서 하게 될 명상 심리 1박2일 단식 프로젝트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살면서 그다지 큰 죄를 진게 없는것 같은데
졸지에 테러를 당하고 보니 몸이 추웠다 덥다하길
꼭 갱년기 증상이라 맴이 싱숭생숭이 아니고
울상입니다.
어느놈 짓인지 컴 두대는 퍼져서 잠자고 있고,
사진기는 멍텅구리가 돼어선 지 맘대로 찍고 싶으면 찍고
싫으면 관두고, 컴도 사진기도 쥔 따라 갱년기가 왔는가 봅니다.
에휴! 서른셋에 이게 뭔 일인지...
하여간 내 컴에 바이러스 테러한 놈!
나 한테 잘못 저지르고 잘 됀놈 없다는거,
그거 하나는 꼭 알려주마!
에이 나쁜 놈!
저도 노트북 두대째 해먹었답니다. 끙~~~!
카메라까지~? 으휴~! 속 참 상하시겠어요~!
서른셋 이시라굽쇼~? ㅋㅋ 그럼 전 18입니다~! ㅎㅎㅎ
헉! 18요?
욕은 아니시겠지요?
스물셋 인정요! ㅎㅎㅎ
에고...그런 일이 잇었더란 말이죠.
정말 화가는 일 입니다.
쥔장도 컴은 벌써 여러대 해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