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6. 달날. 날씨: 날이 따듯한데 초미세먼지가 나쁘다.
다 함께 아침열기-배움잔치 차례 알기-콩과 팥 털기-점심-청소-몸놀이(모둠마다 교실에서)-마침회-교사회의
[과정]
어린이들이 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귀 기울여 듣기가 아주 중요하지만, 옆에 있는 어린이와 장난을 치고 이야기하는 재미에 여기저기서 말소리가 들려 말하는 어린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니 집중해서 듣자라는 소리를 말하지만 조금 뒤 다시 조금 시끄러워 줄곧 말하는 어린이는 30초 명상으로 다시 집중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작은 공간에서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면 그럴 일이 없지만 넓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줄곧 듣고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가만히 듣고 말하는 자리를 반겨하지 않는다. 더욱이 움직이고 말하고 뛰고 달리는 걸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그렇지만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인원수와 공간에 상관없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리는 귀한 경험이다. 오늘도 어린이들은 듣고 말하며 배운다.
아침 공부는 배움잔치 무대 공연을 처음으로 모두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이다. 모둠마다, 학년 통합으로 배운 그동안 표현 교과 공부들을 발표하는 자리라 배움잔치 준비인 셈이다. 서로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고 모둠마다 부지런히 익히고 채비해 토요일 배움잔치에서 무대에 올리는 주다. 언제나처럼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집중해서 익히는 과정을 즐기면 그만이지만 배움잔치가 한 번 더 갈무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올라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떨리고 설레는 경험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힘은 언제나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응원과 격려다. 악기 연습은 조금 힘들 때도 있고 그다지 좋아하는 악기 수업이 아니라 크게 즐기지 않는 어린이도 있겠지만 배움잔치 준비 과정이 그대로 집중해서 익히는 과정이 되니 선생들은 부지런히 챙기고 격려하고 즐겁게 공부하도록 정성을 다한다. 그동안 큰 무대에 나가 공연을 해 온 5, 6학년 사물놀이 빼고는 모든 공부가 무대에서 발표하기에 부족해보이지만 한 주 만에 우리 어린이들은 놀라운 모습으로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늘 무대에 올라 진짜 공연을 더 잘하는 맑은샘 어린이들은 모든 공부에 정성을 다하는 태도와 공연 예절을 배워갈 것이다. 선생들과 어린이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며 집중하는 주가 되겠다. 5, 6학년 어린이들이 연기한 영화는 한주엽 선생이 주말에 멋지게 편집해 개봉을 앞두고 있고, 모둠마다 손끝활동을 갈무리해 전시할 채비로 선생들 손이 바쁘기도 하다.
낮에는 초미세먼지가 나쁨이라 우면산 물아재비 약수터로 가지 않고 모둠마다 시간이다. 깊은샘 6학년은 교실에서 책상을 작은 탁구대로 만들어 탁구를 쳤다. 한참만에 땀이 날 정도다. 다들 웃으며 몸을 쓰고 즐거워하는 작은 교실 몸놀이다. 공부할 게 많은 때지만 몸놀이로 함께 놀며 웃을 때가 가장 신이 난다.
학교마치고 교사회의 앞서 과천시청에서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이 여는 과천형 교육혁신지구 포럼에 다녀왔다. 새 시장이 취임하고 과천형 교육혁신지구를 위한 교육청 연구자와 간담회를 한 까닭이 있기도 하고, 우리 고장 과천의 제도권 교육의 혁신을 위한 방향을 이야기하는 자리라 제도권 밖에서 이미 교육혁신을 실천하고 마을 속 교육과정을 펼치고 있는 우리가 함께 할 몫이 있다고 여겨서다. 혁신교육지구를 말하는 핵심은 그 지역에 함께 살아가는 학교, 마을, 교육청, 자치단체 사람들이 고장 안에서 함께 협력, 합의해 교육의 공공성을 실천할 방향을 찾자는 것으로 이해한다. 교육이 마을을 바꾸고 교육을 인연으로 만난 모두가 행복하자는 게다. 마을교육공동체의 방향으로 교육운동을 실천한 대안교육 역량이 마을과 고장에서 함께 행복한 학교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마을학교와 주말학교, 열린강좌를 열고, 교육청과 꿈의 학교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 힘을 내서 함께 하는 것은 입시와 경쟁으로 대표되는 제도권 학교를 조금이라도 변하게 할 수 있다. 시작은 만나고 참여하는 데 있다. 2019년 과천의 교육을 위해서, 우리 교육 현장을 위해서 함께 할 일이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