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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인세계(堪忍世界)
사바세계로 고통을 참고 사는 세계라는 뜻으로, 참고 견디며 감내하며 그렇게 보내는 한 세상을 이르는 말이다.
堪 : 견딜 감(土/9)
忍 : 참을 인(心/3)
世 : 인간 세(一/4)
界 : 지경 계(田/4)
유만주(兪晩柱)가 '흠영(欽英)' 중 1784년 2월 5일의 일기에서 썼다.
우리는 감인세계(堪忍世界)에 태어났다. 참고 견뎌야 할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다. 참아 견디며 살다가 참고 견디다 죽으니 평생이 온통 이렇다. 불교에는 출세간(出世間) 즉 세간을 벗어나는 법이 있다. 이는 감인세계를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벗어난다 함은 세계를 이탈하여 별도의 땅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고 일체의 일이 모두 허무함을 깨닫는 것이다.
我輩旣生於堪忍世界, 則堪忍之事, 十恒八九. 生於堪忍, 死於堪忍, 一世盡是也. 西敎有出世間法. 是法指出了堪忍世界之謂也. 所云出者, 非離去世界, 另赴別地. 止是悟得一切等之虛空也.
감인(堪忍)은 참고 견딘다는 뜻이다. 못 견딜 일도 묵묵히 감내(堪耐)하고, 하고 싶은 말도 머금어 삼킨다. 고통스러워도 꾹 참아 견딘다.
사람이 한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참아내고 견뎌내는 연습의 과정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건너가는 한세상을 감인세계로 규정했다.
감인세계는 벗어날 수 없는가? 이 못 견딜 세상을 견뎌내는 힘은, 날마다 아등바등 얻으려 다투고 싸우는 그 대상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 나온다. 인간의 진정한 낙원은 멀리 지리산 청학동이나 무릉도원이 아닌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는 얘기다.
같은 해 3월 21일자 일기에는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은 누(累)가 없는 것만 함이 없다. 누 때문에 세계는 참고 견뎌야만 한다.(人生最樂事, 莫如无累. 累故世界堪忍.)"고 했다.
누(累)란 나를 번거롭게 얽매고 옥죄는 일이다. 내 능력 밖의 일을 이루려 아쉬운 부탁을 하려니 남에게 누가 된다. 자식을 위해 정작 내 삶은 희생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누가 되고 폐만 안겨주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나를 옭아매던 누를 다 털어버리지도 못해 죽음이 어느새 코앞에 와있다. 이 쓸쓸한 자각을 그는 감인세계란 말로 표현했다.
사람이 50년을 살면 쌀 2000여섬을 먹어치운다. 백년이라면 그 두 배를 웃돈다는 옆 사람의 말에 이게 바로 미충(米虫) 즉 쌀벌레가 아니냐고 되뇌던 그의 씁쓸한 독백을 생각한다.
⏹ 사람의 인격 점수
사람들은 삶이 고달프다고 한다. 아마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간관계가 아닐까 싶다. 서로 간의 소통 부재로 오해가 발생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할 때가 제일 고통스럽다.
가해하는 사람은 잊어버려도 피해 받는 사람은 마음에 큰 상처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지만 살다 보면 피하려 해도 피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함께 사는 사람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질타를 하기도 하고 자신과 종교가 다르다고 미개인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가장 큰 문젯거리는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인신공격이 아닐까 싶다.
근자에 들어 인터넷이 발달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매체가 활기를 띠면서 인간관계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확장됐다.
특히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 등을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상상할 수도 없는 공격으로 마녀사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리고 심지어 어느 연예인은 자살한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인간의 그릇됨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도덕적인 규범이 제시돼야 할지도 막연해진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참고 살아야 한다고 해서 '감인세계(堪忍世界)'라고 한다.
나와 뜻이 맞지 않을 때, 누군가가 나를 오해해서 내가 미움의 대상이 될 때, 어떡하겠는가. 받아들여야지. 하지만 이렇게 받아들여라. 그대를 욕하고 미워함은 결국 상대방 자신의 인격 문제요, 그 사람의 인격 점수라고…
불교 경전에 이런 내용이 있다. "어떤 사람이 너를 괴롭히고 힘들게 할지라도 너는 스스로 참고 마음을 가라앉혀 화를 내거나 상대방을 꾸짖지 말라. 그가 와서 너를 꾸짖고 미워하는 것은 바로 자기 스스로를 증오하는 것이다. 어떤 나쁜 사람이 현자를 해치는 것은 마치 하늘을 우러러 침을 뱉는 것과 같다. 그 침은 하늘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자기에게 떨어진다."
내가 실수하지 않았는데도 상대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상대방의 마음에 저항하지 말라. 내버려둬라.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보석을 선물했는데 그대가 보석을 받지 않는다면 그 보석은 누구의 것인가. 그 보석은 상대방의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그대에게 욕을 했는데 그대가 받지 않는다면 그 욕은 상대방의 것이다. 자신에게 결점이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단점도 잘 보는 법이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는 왕과 승려이기 이전에 친분 있는 사이였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막역한 사이였다. 대화 도중 이성계가 스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님은 돼지같이 생겼습니다."
무학대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대왕은 참으로 부처님처럼 생겼습니다."
이성계가 "저는 스님을 욕했는데 스님은 어찌 저를 좋게 평하십니까?"
무학대사는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성품대로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요, 인격은 그 사람이 품고 살아온 총화이다. 자신이 탐욕과 질투심에 가득 차 있으면 상대방도 그런 것처럼 간주한다.
혹 지금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단체에서 인간관계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읽은 후로는 가슴을 쫙 펴라. 그대를 미워하고 욕하는 것은 그대와 상관없는 상대방의 낮은 인격점수라는 것을 염두에 두라.
▶️ 堪(견딜 감)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甚(심, 감)을 더한 글자이다. 봉긋하게 높은 흙의 뜻이 본뜻이었으나, 甚(심)의 음(音)이 壬(임)과 비슷하므로, 堪(감)을 참다, 견디다의 뜻으로 빌어 쓰게 되었다. 그래서 堪(감)은 ①견디다 ②참다, 참아내다 ③뛰어나다, 낫다 ④맡다 ⑤싣다 ⑥낮다 ⑦즐기다 ⑧하늘, 천도(天道)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이길 승(勝), 참을 인(忍), 견딜 내(耐)이다. 용례로는 일을 능히 맡아서 해냄을 감당(堪當), 참고 견딤을 감내(堪耐), 일을 잘 감당할 만한 능력 또는 재능이 있음을 감능(堪能), 견디어 내는 힘을 감력(堪力), 어떤 일이나 마음을 능히 견디어 이김을 감승(堪勝), 견디어 내어 버팀을 감지(堪支),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함을 가감(可堪), 견디어 내지 못함을 불감(不堪), 버티어 감당함을 지감(支堪), 난감한 처지에 있다는 말을 낭패불감(狼狽不堪), 어떤 일을 감당할만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어떤 일이든지 해낼 만하다는 말을 매사가감(每事可堪), 사람의 힘으로는 견디어 내기 힘든 정도의 형편을 이르는 말을 인소불감(人所不堪) 등에 쓰인다.
▶️ 忍(참을 인)은 ❶형성문자로 㣼(인)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刃(인)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忍자는 '참다'나 '잔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忍자는 刃(칼날 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刃자는 刀(칼 도)자의 날 부분에 점을 찍은 것으로 '(칼이)날카롭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날카로운 칼날을 뜻하는 刃자에 心자를 결합한 忍자는 '칼날의 아픔을 견디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심장을 찌를 듯이 아픈 감정을 인내하고 견뎌야 한다는 것이 바로 忍자인 것이다. 그래서 忍(인)은 마음에 꾹 참는다는 뜻으로, ①참다 ②잔인(殘忍)하다 ③동정심(同情心)이 없다 ④차마 못하다 ⑤질기다 ⑥용서(容恕)하다 ⑦참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극(克), 이길 승(勝), 견딜 감(堪), 견딜 내(耐)이다. 용례로는 참고 견딤을 인내(忍耐), 참고 힘씀을 인면(忍勉), 웃음을 참음을 인소(忍笑), 치욕을 참고 받음을 인수(忍受), 잔인한 마음 또는 참는 마음을 인심(忍心), 애정을 참고 견디어 냄을 인애(忍愛), 욕심을 참음을 인욕(忍辱), 잔인한 사람을 인인(忍人), 묵묵히 참고 좇는 일을 인종(忍從), 치욕을 견디는 일을 인치(忍恥), 괴로움을 참음을 인고(忍苦), 배고픔을 참음을 인기(忍飢), 인정이 없고 아주 모짊을 잔인(殘忍), 참고 견딤을 내인(耐忍), 억지로 참음을 강인(强忍), 굳게 참고 견딤을 견인(堅忍),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음을 용인(容忍), 아무리 어렵고 거북한 일이 있더라도 늘 잘 참고 견디어 냄을 백인(百忍), 차마 하기가 어려움을 불인(不忍), 마음속에 넣어 두고 참음을 함인(含忍), 참고 견디는 마음을 기르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인자공부(忍字工夫), 참는 것이 덕이 됨을 이르는 말을 인지위덕(忍之爲德), 밖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참고 감추어 몸가짐을 신중히 함을 이르는 말을 은인자중(隱忍自重), 굳게 참고 견디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견인불발(堅忍不拔),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목불인견(目不忍見), 참을 인忍자와 일백 백자를 쓴다는 뜻으로 가정의 화목은 서로가 인내하는데 있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서인자일백(書忍字一百), 끝까지 참고 견딤을 일컫는 말을 견인지구(堅忍持久), 끝까지 굳게 참고 견딤을 일컫는 말을 견인지종(堅忍至終),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불인지심(不忍之心), 남의 해침을 받고도 앙갚음할 마음을 내지 않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내원해인(耐怨害忍), 너무나 참혹하여 차마 눈으로 못 봄을 이르는 말을 참불인견(慘不忍見), 아주 잔혹한 정치를 일컫는 말을 불인지정(不忍之政), 중생에게 자비하고 온갖 욕됨을 스스로 굳게 참음을 일컫는 말을 자비인욕(慈悲忍辱), 몹시 추악하여 바로 보기가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불인정시(不忍正視) 등에 쓰인다.
▶️ 世(인간 세/대 세)는 ❶회의문자로 卋(세)의 본자(本字)이다. 세 개의 十(십)을 이어 삼십 년을 가리켰으며 한 세대를 대략 30년으로 하므로 세대(世代)를 뜻한다. 삼십을 나타내는 모양에는 따로 글자가 있으므로 이 글자와 구별하기 위하여 모양을 조금 바꾼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世자는 ‘일생’이나 ‘생애’, ‘세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世자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함께 그린 것이다. 世자의 금문을 보면 나뭇가지에서 뻗어 나온 새순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世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었다. 나무는 일 년에 한 번씩 싹을 틔운다. 나뭇잎이 새로 돋는 것을 보고 봄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나뭇잎이지는 것을 보며 한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世자는 후에 사람의 생애에 비유해 ‘생애’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世자가 가차(假借)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艹(풀 초)자와 木(나무 목)자를 더한 葉(잎 엽)자가 ‘나뭇잎’이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世(세)는 (1)지질(地質) 시대(時代)의 구분(區分)의 한 단위(單位). 기(紀)를 잘게 나눈 것 (2)일부(一部) 국가(國家)에서) 왕조(王朝)의 임금 순위(順位)를 나타내는 말. 대(代). 이세(二世) 등의 뜻으로 ①인간(人間) ②일생(一生) ③생애(生涯) ④한평생 ⑤대(代), 세대(世代) ⑥세간(世間: 세상 일반) ⑦시대(時代) ⑧시기(時期) ⑨백 년(百年) ⑩맏 ⑪세상(世上) ⑫성(姓)의 하나 ⑬여러 대에 걸친 ⑭대대(代代)로 전해오는 ⑮대대(代代)로 사귐이 있는 ⑯대를 잇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대신할 대(代), 지경 역(域), 지경 경(境), 지경 계(界), 지경 강(疆)이다. 용례로는 세대(世代), 세상(世上), 세상에 흔히 있는 풍속을 세속(世俗), 그 집에 속하는 신분이나 업무 등을 대대로 물려받는 일을 세습(世習), 조상으로부터의 대대의 계통을 세계(世系), 주로 명사 앞에 쓰여서 세상에서 흔히 말함의 세칭(世稱), 온 세상이나 지구 상의 모든 나라를 세계(世界), 세상의 풍파를 세파(世波),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세태(世態), 숨어 살던 사람이 세상에 나옴을 출세(出世), 현실을 속되다고 보는 처지에서 현실 사회를 일컫는 말을 속세(俗世),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현재의 세상으로 이 세상을 현세(現世), 죽은 뒤에 가서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내세(來世), 가까운 지난날의 세상을 근세(近世), 잘 다스려진 세상으로 태평한 시대를 청세(淸世), 세상에 아첨함을 아세(阿世), 이 세상에서 살아감을 처세(處世),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세상만사(世上萬事), 자손 대대로 이어져 내림을 세세손손(世世孫孫), 세상의 도의와 사람의 마음을 세도인심(世道人心),세상 물정과 백성의 인심을 세태인정(世態人情), 세상일의 형편을 세간사정(世間事情), 세상이 그릇되어 풍속이 매우 어지러움 세강속말(世降俗末), 대대로 내여 오며 살고 있는 고장을 세거지지(世居之地), 여러 대를 두고 전하여 내려옴 세세상전(世世相傳), 대대로 나라의 녹봉을 받는 신하를 세록지신(世祿之臣), 세상일은 변천이 심하여 알기가 어려움을 세사난측(世事難測), 신세대가 구세대와 교대하여 어떤 일을 맡아 본다는 세대교체(世代交替) 등에 쓰인다.
▶️ 界(지경 계)는 ❶형성문자로 堺(계)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밭 전(田; 밭)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介(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介(개; 사람의 앞뒤에 무언가 표를 부친 모양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간격이 있는 일, 구분한다는 뜻이다. 또는 갑옷을 입은 모양이라고도 한다. 계)와 밭(田) 사이의 경계(境界)라는 뜻을 합(合)하여 '경계'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界자는 '지경이나 '경계', '한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界자는 田(밭 전)자와 介(끼일 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介자는 갑옷을 조여 입는다는 의미에서 '끼이다'나 '사이에 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界자는 이렇게 ‘사이에 끼다’라는 뜻을 가진 介자에 田자를 결합한 것으로 밭과 밭 사이의 '경계'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界자는 소유주가 다른 토지 사이의 경계선을 '끼다'라는 뜻의 介자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界자는 토지나 영토의 구분 선인 '경계'나 '한계'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界(계)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쓰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사업이나 사회의 한정된 분야를 이르는 말 (2)생물 분류학(分類學) 상의 한 단위로서 가장 상위의 계급. 흔히 생물을 동물계와 식물계의 둘로 나누나 그 이상으로 나누는 견해도 있음 (3)지질(地質) 시대의 시대 구분인 대(代)에 상당하는 기간에 퇴적(堆積)한 지층(地層)의 명칭. 고생대(古生代)에 상당하는 고생계(古生界), 중생대(中生代)에 상당하는 중생계(中生界) 따위 등의 뜻으로 ①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②경계(境界) ③둘레 ④한계(限界) ⑤경계(境界) 안, 세계(世界) ⑥부근(附近) ⑦경계(境界)를 삼다, 이웃하다 ⑧사이하다(사이에 두다) ⑨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간 세(世)이다. 용례로는 땅의 경계를 이르는 말을 계한(界限), 경계를 달리 이르는 말을 계역(界域), 경계를 이루는 면을 계면(界面),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그 뜻을 계설(界說), 국경 지대의 도둑을 계도(界盜), 한랭 전선의 급격한 상승 기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뇌우를 계뢰(界雷), 경계를 나타내거나 혹은 나타낸 표지를 계표(界標), 온 세상 또는 지구 상의 모든 나라를 세계(世界), 땅의 경계 또는 사물의 정해 놓은 범위를 한계(限界), 일이나 물건이 어떤 표준 아래 맞닿은 자리 또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분간되는 한계를 경계(境界), 시비나 선악이 분간되는 한계를 경계(經界), 같은 산업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사회를 업계(業界), 실업가 및 금융업자의 사회를 재계(財界), 학문의 사회 또는 학자의 사회를 학계(學界), 국가의 각 기관 또는 그 관리의 사회를 관계(官界), 정치 및 정치가의 세계나 정치 활동에 관계되는 사회를 정계(政界), 사람이나 사물 등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 또는 지구 밖의 세계를 외계(外界), 사회의 각 방면을 각계(各界),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범위를 안계(眼界), 눈이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시계(視界),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땅을 변계(邊界), 속된 세계라는 뜻으로 현실 세계를 속계(俗界), 마음의 편하고 편하지 못한 형편 또는 마음의 세계를 심계(心界), 저승을 달리 이르는 말을 유계(幽界), 사람이 죽은 후에 영혼이 가 있다는 세계로 사후의 세계를 영계(靈界), 온 세계를 달리 이르는 말을 편계(遍界), 하늘나라에 상대하여 사람이 사는 이 세상을 일컫는 말 또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일컫는 말을 하계(下界), 꽃이 널리 만발하여 있는 모양을 화계(花界), 다른 세계나 타인의 세계 또는 인간계를 떠나 딴 세계로 간다는 뜻으로 사람 특히 귀인의 죽음을 일컫는 말을 타계(他界), 이 세상 밖의 다른 세상 또는 속된 세상과는 딴 판으로 아주 좋은 세상을 일컫는 말을 별세계(別世界), 자기에게 직접 관계없는 일로 남을 질투하는 일 특히 남의 사랑을 시샘하여 질투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을 법계인기(法界悋氣), 일의 내용과 옳고 그름을 일컫는 말을 이면경계(裏面境界), 아득한 옛적의 백성이 평안하고 한가한 세상이라는 뜻의 말을 희황세계(羲皇世界), 한량없이 광대한 세계를 일컫는 말을 무량세계(無量世界), 변하고 변하는 세상을 일컫는 말을 창상세계(滄桑世界), 맑고 평안한 세상을 일컫는 말을 청평세계(淸平世界), 넓고 끝이 없어서 온갖 법을 갖추고 있는 세계를 일컫는 말을 무변법계(無邊法界), 오직 하나인 참된 세계로 절대 무차별의 우주의 실상을 일컫는 말을 일진법계(一眞法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