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할매 식당
임정택
도라지 다듬는 딱딱한 손등 위로
맑은 가지산 바람이 내린다
꽃 진 진달래 앙상한 가지마다
카랑카랑한 빗새 소리 꽃을 피운다
마흔에 서방 잃고 조그맣게 차린 밥집
삼십 오년을 살게 해 준 버팀목이라
검버섯 돋은 골 패인 주름 사이
맑은 바람살이 차오른다
양은 냄비 김치찌개 끓는 소리 따라
옛 어머니 찰진 웃음 살아나고
냄비 뚜껑 속 피어나는 김으로
그리운 고향 냄새가 난다
식탁 위 올라온 찌개와 묵은 김치
온통 김치로 만든 음식이지만
맛깔스런 할매의 곰삭은 손길로
잃어버린 옛 집 부엌 냄새가 난다
동그란 쟁반에 음식을 내어 주고
돌아서는 흰 귀밑머리 성성한 옆모습
진달래 꽃눈개비 꽃무덤 되어 떠나신
그 옛날의 어머니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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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전&미술
삼거리 할매 식당 / 임정택
권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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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
08.07.09 00:5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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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임시인님....이쁘게 만들어 드릴께요 ^^
감사합니다. ^^ 저가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벌써 올려져 있네요. 백일장 때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