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을 거닐며
글 / 허영만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바람 끝자락도 맞을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고만 모여 앉아
저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흙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도 알았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산책길에서 / 지운 직찍
첫댓글 아름지운님 수고 많으십니다.
올려주신 아름다운 이미지와 "겨울 들판을 거닐며 / 허영만"님의 좋은글에 다녀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 문창운영자님 !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따뜻하게 지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