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니가 죽은지 20일이 다되가네..
누나가 우리..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
얼마나 보고 싶은줄 알아??
누난 동생 너밖에 없단 말야..
이젠 내동생 우리동생 이렇게 부를수도 없고..
니가 이세상을 떠난후로 난 우리집 막내가됐어..
누나들 안보고싶어?? 큰누나..작은누나.
글고 막내누나..나..
누난 너 무지 마니 보고싶은데
가끔 니사진보면 아직도 하루종일 울고 그래..
엄마도 아직 힘들어 하시고..
니가 있을땐 정말 소중한걸 몰랐는데
니가 없어지니깐 왜이렇게 허전한지 모르겠어..
니가 학교 끝나고 올시간이면 괜히 문앞에만 쳐다보게되고
혹시 니가와서 누나~ 문열어줘..이럴까봐..걱정되서...
작은언니가 너 죽고나서 충격이 컸을거야..
너 죽기전에 바로 본사람은 작은언니밖에 없으니까..
5월4일날 너 죽던날..
아침에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더래..
김수환학생때문에 왔다면서 병원에 가보라고
언닌..첨에 놀래서 많이 다쳤냐구 하니깐
경찰이 아니라고 조금 다쳤으니깐 가보라고 하더래는거야..
언닌 너 별로 안다쳤다고해서
이게 또 사고쳤나하며 화를내며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니가 눈도 못뜨고 누워있더라는거야..
그래도 괜찮겠지했는데
언니가 병원간지 5분도 안되서
니 몸에서 갑자기 피가 나더래 엄청마니.. 코하고 입에서도..
예전에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
사람이 물에 빠져 죽으면 물을 다토해내고..
너처럼 그렇게 교통사고로 죽으면
온몸에 있는 피를 다 토해낸다고..
근데 그때 의사들이 커텐을 치더라는거야..
잠시후..의사가 동생 죽었다고
작은언니가 충격이 클거야..
.......
니가 다니던 고등학교 교복입은 애들보면 눈물이 나고..
너 죽었단말 듣고 대전에서 기차타고 2시간동안 올라가는데
너무 황당해서 눈물도 안나오더라..
병원옆 장례식장으로 언니가 오라고 했는데..
그때도 아니겠지.. 니가 설마..그랬어..
근데 장례식장 1층 전광판에 보니까
고인 김수환.. 내동생 이름이 써있는거야.. 니이름이..
니가 3층에 있다고 나오는데..
2층계단에서 1시간동안 울면서 못올라갔어..무서워서..
나중엔 형부가와서 올라갔는데 정말 기분 이상하더라
니사진이.. 거기 있는거야..
주위엔 모두들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진이 걸려있는데..
내동생 아직 18살밖에안된.. 내동생 사진이 걸려 있는거야..
아니겠지.. 아니겠지.. 다시오겠지..
근데 아니더라.. 넌 아직도 한번도 안왔어..
보고싶다고 매일 울어도 넌 오지 않아..
그리고 내동생 수환아..
너 입고간옷 시르면 집에와서 갈아입고가.. 너 잘신던 신발도..
5월5일날 너 관에 들어가기전에 영안실에서
니얼굴 보여줬는데.. 솔직히 무서웠거든..
아직 죽은사람을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틀릴줄 알았어..
근데 너무 화가나는건 너 보통 자는모습이랑 똑같은거야..
피부색도 죽은사람 같지않고 눈감고 있는 니 표정도 좋아보였고
근데.. 눈물이 났던건.. 니 얼굴이.. 바닥에 깔았다고 하던데..
얼굴이 다 까져있는거야.. 글고 니 몸에 뭔가를 감싸져있던지..
몸도 훨씬 좋아보이고 키도 커보이고..
니가 입고 있던 옷..신발.. 그게 지금도 자꾸 신경쓰여..
나중에 엄마한테 내가
"수환이 갈때입던옷..너무 시러..무서워서 시러"
하니깐.. 엄마가 원래 하늘갈땐 다 그런옷 입는다고 이상해도
그런데가니깐 입혀줘야한다고 그러더라..정말 맞아??
수환아 그옷 싫으면 집에와서 갈아입고가..
.......
너 화장시키던날 나하고 우리 가족들 처음으로 화장터 간거야
안양에서 인천묘지 화장터까지 가서.. 너 태우는거 봤어..
난 그렇게 관이 들어가서 나중에 가루간된걸
상자에 넣어 줄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너 타고 나왔을때 바로 뼈밖에 없는걸 보여주는거야
그땐 정말 너무 화가나서 많이 울었어..
분명히 한시간전까지만해도
비록..죽은 내동생 얼굴을 영안실에서 분명히 봤는데..
한시간뒤엔 니가 뼈만 남아있는걸 보니깐 미치겠더라
그때 엄마 쓰러지실뻔했어..
그러고 한시간 뒤쯤에 바다로가서 너 뿌려줄때도 많이 울었어
니 뼛가루가 따뜻한거야..꼭 살아있는것처럼
그땐 내가 무슨생각한줄 아라?
'어~! 내동생 살아있는데.. 태운거 아닌가..'
하고..말도 안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
나중에 너 다뿌려주고 상자 안을 보니까
가루가 아닌 잘 안빠진 니 뼈가 있는데..
왜 이렇게 화가나니.. 내가 왜 너 그런모습을 봐야해
내가 먼저 죽어야하는데..
내동생이니까 내가 너보다 3살이나 많으니까
내가 먼저 죽어야하는데..
난 살면서 엄마가 죽고.. 아빠가 죽고.. 언니들이 죽고..
이런 생각은 한번씩은 해봤는데..
왜냐면 부모님은 나이 많으시고..
글고 언니들은 나보다 나이 많으니깐 가끔 이런 생각은 했거든..
죽으면 어떻게사나..
근데..미쳐 생각 못했던 내동생..이..죽으니까..미치겠어..정말..
난 우리 가족 정말 좋다고 생각해..
아빠..도박으로 엄말 20년동안 괴롭히신 우리 아빠..
우리가 다 미워해서 4년전에 헤어져 사시는 아빠 정말 미웠지만
그래도 우리한텐 잘해주시던 아빠도 좋고..
우리 엄마..우리가 큰잘못을해도 큰소리한번 못치시는
마음 여린 우리 엄마..우리 엄만 정말좋아..
근데 내가 좋아하는 우리 가족..
모두 내가 죽고 누군가 죽으면 다신 못본다는게 제일 슬퍼..
예전엔 다음에 태어나면 정말 부잣집에 태어나서
잘살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었는데..이젠 아니야..
난 소원이 있다면 우리가 죽어도
우리 가족 너도 다시 만날수 있었음하는거야..
우리 동생..18살때의 얼굴 마지막이구나..
예전에 항상 상상했었는데..니가 크면 어떻게 될까?
결혼은 잘해서 잘살수있을까..이런거..이젠 더이상 상상도 못해..
니가 이젠 없으니까..
..........
수환아..누난 이제 죽을때까지 남들 앞에서 니이름 못부를거야..
내동생이란 말도 못하고 살거고..김수환이란 이름도 못부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