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에게 안겨줄 예쁜 인형을 뜨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재료 구입을 위해 동대문 종합 지하상가에 갔습니다.
수세미 실을 사러 참 많이도 들락거린 편안하고 정겨운 곳입니다.
인형만을 취급하는 가게가 딱 한 군데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갔는데, 대부분의 실 가게에 인형이 걸려있습니다. 실 사러 간지가 6개월은 더 지난 것 같은데, 그 사이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인형 뜨기가 붐인 것 같습니다.
하기야 손녀가 태어나기 전에는 인형에 도무지 관심이 없었던 내가 다 인형을 뜨려고 하는데...
아들 형제를 키운 터라 인형에는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시장 조사차 가봤는데, 재료비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4만 원에서 16만 원까지 호가하고 있어서 무척 놀랐습니다.
한 번도 안 떠본 인형을 뜬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고 재료비도 부담스럽고, 떠줘서 좋아할지도 의문이고...
일단 인형은 포기하고 심심풀이로 뜰 실을 골랐습니다.
친정어머님 간병에 수고한 두 여동생 생각이 나서 은색 빛이 도는 가는 실을 선택했습니다.
실 가게 주인 말씀은 이태리 수입사라고 하는데, 글쎄요?
재고라 파격적인 가격에 주겠다고 하고, 코바늘로 뜨기에 적당하게 가는 실이고, 중량도 넉넉해서 우리 자매들 베스트를 떠도 충분하겠기에 주저 없이 샀습니다.

1.75kg이니 4파운드가 조금 안되는 대용량입니다.

게이지를 내기 위해 무늬 샘플 두 가지를 떴습니다.

꽃이 핀 것 같은 화려한 첫째 무늬로 결정하고 어제부터 뜨기 시작했습니다.
색상이 회색으로 차분하고 수수해서 무늬는 좀 화려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 실의 큰 단점은 모헤어처럼 잔털이 있어서 일단 떴다 하면 틀려도 풀 수가 없습니다.
잔털이 서로 엉켜서 풀리지 않으니, 틀리지 않도록 정신집중해서 떠야 합니다.
이제 시작이니 기나긴 여정이 언제나 끝이 날지는 모르겠습니다.
자매들 베스트 하나씩 떠주겠다는 맏언니의 소원이 무리 없이 잘 진행되기를 빕니다.
완성품은 다음에 또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고마워요
짜서 입히면 가볍고 폭신하고 따뜻하고...언니 최고야...

좋아하겠다.
좋아하겠지요.
이런 거라도 떠서 동생들의 착함에 보답하려고요.
어머나~ 그래도 인형뜨기 포기하신 건 너무 안타까워요. 언니 뜨신 거 보고 저도 한번 도전해 볼 참이었는데... 옥희는 좋겠네요. 베스트 떠 주시는 언니 계셔서^^
옥희가 워낙 친정 부모님께 효성이 지극해서, 맏딸인 내가 할 일까지 다 챙기니까요.
인형뜨기 시작했어요.
옥희씨는 좋아하시겠지만 ....선배님

손목조심 하시고 쉬엄쉬엄 뜨세요

기여코 뜨신 뽀로로 인형에다가 수세미....누가 말리겠습니까
설거지는 미뤄도 뜨개질은 한 번 잡으면 놓질 못하니 이 중독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랍니다.
못 말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