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현상을 이해하려면
언어라는 수단을 가지고 접근할 수밖에 없다.
언어라는 그물로 세상을 이해한다.
언어가 없으면 우리는 현상을
파악할 수 없고, 현상을 파악하지
못하면 현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언어는
‘지배의 언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현실을
지배하는 자가 쓰는 언어를 따라 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언어를
사용하면 할수록 오히려 현실의 지배를
더 강화하게 되는 역설이 생겨난다.
우리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거짓의 언어를 통찰해야 한다.
현실을 잘못된 언어로 이해하는 자는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거짓말이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사회가 아니라,
수구와 보수가 과두지배하는 사회이다.
유럽의 다양한 정치 지형에 비해,
우리는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수구’와 ‘보수’가
손을 잡고 권력을 분점 해오고
있는 구도이다.
김누리 교수는, 이것을 ‘수구(守舊)-보수(保守)
과두지배(oligarchy)’라 불렀다.
우리 사회에서 ‘보수 대 진보’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보수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동체이다.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한다.
반대로 개인을 공동체보다
더 중시하는 쪽이 자유주의이다.
보수가 공동체를 중시하기 때문에
바로 가장 근원적인 공동체로서
민족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는 대부분 민족주의자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보수라는 자들은
민족을 경시하고 외세에 붙어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무리이다.
그리고 보수가 그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것이 역사이다.
전통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과거에서 배우려는 자세가 보수의 태도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자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축소한다.
끝으로, 보수주의자들은 문화도 중시한다.
세련된 언어를 쓰려고 노력하고,
품위와 품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언어나 태도를 보면 정말 끔찍하다.
우리는 이들을 ‘수구’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외세와 손잡고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무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