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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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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요약열기
1월호는 2022/23년 북한 경제의 상황을 2016년 이후의 중장기 경제 추세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관련 요인을 탐색한다. 더불어 2022년에 농업을 제외한 산업 및 실물 부문이 2021년에 비해 소폭이지만 성장했을 가능성을 살핀다. 다만 UN 대북 경제제재가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수출입 모두 2017년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회복 역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 북한의 대외교역은 화물열차 운행 지속 등을 통해 코로나19 시기(2020~22년)에 비해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으나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마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면한 수준에서 일부 회복하거나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서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 보고서는 북한의 만성 식량 부족 상황을 분석하고 최근 북한이 강조한 새로운 농정전략과 시책의 추진 방향을 설명한다.
영문요약열기
목차열기
동향과 분석
북한의 중장기 경제 추세와 2022~23년 북한경제 평가 | 이석
2022년 북한 산업 평가와 2023년 전망 | 이석기
북한의 무역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할 것인가?: 2022년 북한의 대외무역 평가와 전망 | 김규철
북한 식량농업의 동향과 전망 | 김영훈
KDI 북한경제리뷰2023년 1월호10흥미롭게도 이러한 대외부문의 외화 소득 감소와 유사한 현상이 2018년부터는 국내부문에서도 관찰된다. 대표적으로 이 시기를 전후하여 평양을 비롯한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등 주택의 시장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이러한 수요와 공급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2016년 이후 북한의 특정 시장가격이 변화한다고 해서 그것이 제재에 의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일의적으로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북한의 주택과 같은 상품은 약간 특이하다. 주택은 특성상 상대적으로 특정 기간 동안 공급이 탄력적으로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이의 시장 가격 변화는 주로 수요의 변화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의 하나는 당연히 소득이다. 그런데 북한의 주택가격은 2018년을 전후하여 뚜렷하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북한에서 거의 처음으로 관찰되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물론 이의 원인에 대한 세세한 분석은 현재로서는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국내부문의 심각한 소득의 하락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가격의 하락은 그에 상응하는 수요의 하락에 의해 촉발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수요의 하락은 다시 이를 촉발하는 소득의 하락과 같은 중요 변수에 의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시기를 전후하여 이미 북한경제의 대외부문에서는 외화 소득이 유의미하게 하락하고 있었다. 따라서 2018년을 전후한 북한의 주택가격 하락은 이미 대외부문에서 시작된 (외화)소득의 하락 현상이 국내부문으로 전이된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2016년부터 본격화된 대북제재의 여파로 2017년에 이미 북한경제에서는 심각한 무역 충격과 그에 따른 경제침체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2017년부터는 대외부문의 외화 소득이 감소하고, 연이어 국내부문의 소득 역시 심각하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아도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다. 3. 2019년의 통화량 충격과 시장 물가 하락 그리고 경제 전반의 침체 이러한 무역 및 소득에서의 충격은 2019년 들어 북한경제에 매우 특이한 현상을 몰고 온다. 제재로 인해 무역 축소라는 공급상의 애로 요인이 누적되는 과정에서도 갑자기 북한의 전반적인 시장 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림 2]를 보자. 여기에서 우리는 북한의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식량과 에너지의 대표적인 거래 품목 다섯 가지를 선정하였다. 쌀과 옥수수, 돼지고기 그리고 휘발유와 경유
동향과 분석북한의 중장기 경제 추세와 2022~23년 북한경제 평가11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2019년 1월 현재 이들 각 품목의 시장가격을 10으로 하여 기준점을 삼고, 이후 202년 12월까지 해당 품목의 월별 시장가격을 10에 대한 상대 수치로 계산하였다.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계산된 각 품목의 시장 가격들의 월별 평균값을 구해, 이를 ‘2019년 1월의 10을 기준으로 하는 일종의 가격 변화 지표’로 선정하였다. 그런데 이미 언급한 것처럼 북한의 시장가격은 북한 원화로도 표시되지만, 달러화 및 위안화 기준으로도 표시된다. 이에 따라 [그림 2]에서는 2019년 1월 이후의 가격 변화 지표를 북한 원화는 물론 달러화 및 위안화 가격 기준으로도 동시에 표시하였다. 물론 이것이 일반적인 북한의 ‘물가’ 지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가 지표를 산출하기 위해 고려되는 각 품목별 가중치와 같은 것들이 여기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에 포함된 품목의 수도 정작 다섯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그간의 북한시장 물가에 대한 하나의 참고 지표로서는 충분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림 2] 북한의 시장가격 지표 식량과 에너지(2010.01=10)달러위안화북한원자료: Daily NK의 북한 환율 및 물가 관찰 자료(KDI 북한경제연구실 재정리)에 기초하여 저자가 작성함. 시장 가격 지표북한 원화 기준 달러화 기준 위안화 기준2019.01 100 100 1002019.06 83 88 832020.01 86 86 842020.06 73 73 752021.01 91 114 1152021.06 98 151 2032022.01 95 139 1562022.06 122 143 174
KDI 북한경제리뷰2023년 1월호12그런데 [그림 2]에 나타난 이 지표의 추이는 매우 흥미롭다. 우선 이 지표의 수치는 2019년 1월의 10에서 하락하여 적어도 2020년 중반까지는 10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이 수치는 2020년 6월에 75를 기록함으로써 2019년 1월의 10에서 25% 정도나 하락한 것으로 계산된다. 당연히 이는 식량과 에너지로 표현된 북한의 시장 물가가 2019년 1월부터 2020년 중반까지 이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음을 뜻한다. 더욱이 이 기간 중 [그림 2]의 지표는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냈다고 하기보다는, 2019년 초반 한 차례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하향 조정된 이후 줄곧 유사한 물가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통화량 충격이 2019년 초반 북한경제에서 발생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2016년 이후 제재에 따른 소득의 감소가 누적되어 결국에는 2019년 북한경제에서 사용되는 외화 통화량의 규모 축소를 불러왔고, 그 결과 통화량의 감소에 상응하는 만큼 북한의 물가수준이 하락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러한 물가의 하락 현상은 직관적으로도 특이하지만, 분석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만일 소득의 하락을 통한 통화량의 감소가 실제로 2019년 이후 북한의 시장 물가 하락을 주도하였다면 북한경제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당연히 이 경우 북한의 시장거래는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래를 매개할 통화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북한의 시장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북한의 시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견실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로 인해 제재 이후 북한의 공식적 무역과 생산이 요동치는 과정에서도 전체 북한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장이 2019년 1월을 기점으로 통화량의 감소에 따른 급격한 거래의 위축에 빠진 것이다. 이는 2016년에 실시된 대북제재의 영향이 이제는 단순히 무역이나 국내의 공식적 경제활동을 넘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공식부문으로 까지 확산되었고, 그 결과 북한경제 전체가 사실상 제재의 영향권 안에 들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북한의 (시장에서의) 한계 계층이다. 이들 한계 계층은 배급제와 같은 북한의 공식 경제시스템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시장에서 그날그날의 경제활동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짐을 나르는 일꾼이나, 일반적인 허드렛일을 하는 주민들, 스스로의 노동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이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앞에서와 같이 시장거래가 크게 위축되는 경우 일상적인 생활 유지에 매우 직접적인 곤란을 느낄 것이다. 한편, 이들 보다는 덜하겠지만, 시장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북한주민들 역시 충격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시장에서 매대를 운영하거나 물품을 공급하고, 심지어
동향과 분석북한의 중장기 경제 추세와 2022~23년 북한경제 평가13는 시장의 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북한주민들 역시 시장 거래의 위축과 소득의 하락 충격을 모두가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6년부터 시작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2019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시장을 포함한 전체 경제를 영향권에 두고, 사실상 북한의 일반 경제주체들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Ⅲ. 코로나19와 2020~21년 경제 위기: 脫달러라이제이션과 식량 앞에서 우리는 대북제재의 영향력이 ‘북한 무역의 하락 → 소득의 감소 → 통화량의 위축’이라는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살펴보았고, 동시에 이러한 현상이 2017~19년의 실제 북한경제에서 순차적으로 발생했음도 확인하였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경우 기존의 달러화된 북한의 경제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 불가능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점도 토론하였다. 그렇다면 2019년 이후 현실의 북한경제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위기가 발생했을까? 이러한 질문과 관련하여 여기에서는 2020~21년 북한경제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조금은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한다. 1. 2020년 9~10월 위기의 시작: 脫달러라이제이션과 환율 그리고 옥수수2019년 초반 관찰된 물가의 하락과 그에 따른 시장 거래의 침체 현상은 2020년 중반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만, 여기에 2020년 초반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 당국이 국경을 폐쇄함에 따라 무역이 더욱 위축되는 현상이 더해졌다. 이미 본격화된 시장 거래의 침체 현상이 2020년에 들어 더욱 가속화되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2020년 9~10월을 기점으로 중요한 변화에 직면한다. 실제로 2020년 9~10월 북한경제에서는 이후의 거시경제 추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세 가지의 주목해야 할 현상이 발생한다. 이 중 두 가지는 북한의 환율과 관련된 것이었고, 나머지 한 가지는 시장가격, 특히 식량의 시장가격에 관련된 것이었다. 우선 2020년 9~10월을 기점으로 북한경제에서 달러화와 위안화 등 외화의 환율이 급락하게 된다. 외화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대신 북한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절상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 시대의 북한경제는 광범위한 달러라이제이션 현상으로
KDI 북한경제리뷰2023년 1월호14달러화 등 외화에 대한 북한 원화의 환율이 사실상 시장에서 고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화 환율의 경우 대략 1달러당 8,00(북한)원 수준, 중국 위안화 환율의 경우에는 대략 1위안당 1,20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경향은 2016년 이후의 대북제재 기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2020년 9~10월을 기점으로 안정적이었던 북한의 원화 환율이 급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림 3]에 나타나 있듯이, 달러화 대비 환율의 경우 2020년 말에 1달러당 7,00원을 하회할 정도로 급락하더니, 급기야 2021년 상반기에는 이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 4,00~5,00원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중국 위안화의 경우에는 이러한 하락폭이 더욱 커서 2020년 말 1위안당 1,00원을 밑돌더니, 2021년 중반에는 종래의 절반 이하 수준인 1위안당 50~60원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2년 김정은 정부의 등장 이후 대북제재의 시기에서조차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북한의 환율이 2020년 9~10월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한 것이다. [그림 3] 북한의 달러화 시장환율 추이(북한 원/달러)자료: Daily NK 북한 환율 관찰 자료(KDI 북한경제연구실 재정리). 더욱이 이러한 환율의 변화는 그 수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20년 9~10월을 기점으로 북한의 시장환율 체계가 국제시장의 환율 상황으로부터 완전히 일탈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북한에서는 달러화는 물론 중국의 위안화 및 유로화 등이 모두 유통된다. 그렇다면 북한시장에서 달러화와 위안화 등의 환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는 국제시장에서 결정되는 달러화와 위안화의 환율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바로 지척에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환율과 차이를 보임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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