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작시, 김두수 작사, 작곡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귀촉도(歸蜀途)
중국 주나라 말기 촉나라에 두우라는 왕이 있었는데
제호를 望帝라 하였다.
어느 날 그는 문산의 강가를 지나다가
한 시신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가 건져내자 시신은 다시 살아났다.
이상히 생각한 망제는 그를 데리고 대궐로 돌아와 사유를 물은즉,
그는 "저는 형주 땅에 사는 별령이라는 사람으로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졌는데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노라고 애처롭게 말하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마음이 약했던 망제는
이는 필시 하늘이 보내 준 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별령에게 벼슬을 주어 나라를 다스리게 하였다.
그러나 별령은 본시 음흉한 인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예쁜 딸을 망제에게 바쳐 환심을 산 뒤,
곧 궁중의 사람들과 대신들을 매수해서
망제를 대궐에서 몰아내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일조일석에 나라를 빼앗기고 돌아갈 곳을 잃은 망제는
그 원통함과 한을 삭이지 못한 채 홧병으로 急死하는데,
그 후 대궐이 보이는 서산에는 밤마다
두견새 한 마리가 날아와 슬피 울었으므로
촉나라 사람들은
이 새를 망제의 넋이 환생한 것이라 여기고
이를 '귀촉도' 혹은 '두견(杜鵑)', 혹은 '불여귀(不如歸)'
혹은 '망제혼(望帝魂)'이라고 불렀다고 전합니다.
두견이란 두우에서 나온 이름이요,
불여귀란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요,
망제혼이란 망제의 죽은 혼이라는 뜻이니
이 모두는 두우의 이야기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귀촉도(歸蜀道)는 촉나라로 돌아가는 길이란 뜻.
중국 삼국시대 유비가 세운 촉이 망하자 충신들은
위나라의 후신인 진으로 끌려갔다고 전하는데,
고향을 그리워하며 죽은 뒤
이들의 무덤주변에서 슬피울던
소쩍새의 다른 이름이 귀촉도....
미당 서정주선생이 일제하 망국의 한을
남녀간 애절한 이별의 정한으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이 시의 주제는 가신 임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
즉 본의아닌 사별의 비탄을 노래함인데,
1연에서는 과거 임과의 영원한 이별을,
2연서는 임에게 못다한 사랑의 회한과 탄식을,
3연에서는 현재 귀촉도의 한맺친 울음과
화자의 한과 그리움에 대해 빗댄 표현.
첫댓글 잘 듣고 갑니다
요즘 듣기힘든 복고풍의 옛노래에 저의귀를 행복하게해주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