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크로싱'의 한 장면. |
| [대기원] 10일 문을 연 영화 ‘크로싱’ 공식 홈페이지에 담긴 ‘차인표의 사진일기’가 화제다. 일기의 내용은 차인표가 영화장소 헌팅을 위해 감독, 제작팀과 함께 몽골에 체류했을 때의 일과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것. 촬영팀은 영화 조감독이자 탈북자 출신인 김철용 씨의 탈북 루트를 그대로 따라갔다. 그 과정에서 차인표는 탈북자들이 겪었던 추위와 배고픔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그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들의 고통을 느끼며 그 과정을 일기에 고스란히 담았다.
“배고픔, 절망, 절박함, 생이별, 죽음…. 세상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총망라 한 것 같은 그들의 아픈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것은 머리로 이해되는 것이 아닌 심장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었다.”
“맞다. 몽골 사막을 헤매다 얼어 죽어 간 수 많은 탈북자들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바라 본 풍경도 바로 저 밤하늘을 수 놓은 아름다운 별빛이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어찌할 수 없는 오한을 느끼며 사막 어디에선가 누워 한참을 떨다가, 조용히 마른 두 눈을 감았을 것이다.”
“겨우 사흘을 굶었을 뿐인데, 나는 세상에서 제일 배고픈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득 그들과 조금 더 가까워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에서 돌아온 차인표는 함경남도 사투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선택한 두 명의 함경남도 사투리 선생님. 차인표는 그 중 한명을 골라야했다. 착한 남자 차인표의 인간미는 여기서도 잘 드러났다.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라니…. 내가 무슨 재주로, 무슨 자격으로 선택을 하나. 결국 영화사에서는 두 명을 다 고용했다. 나는 두 선생에게 동시에 사투리를 배우다가 나중에는 남자 선생과 공부를 했다. 여자 선생은 명철이(내 아들로 나오는 아역배우)를 전담했다. 이 두 사람은 이후 한국, 중국, 몽골촬영에 까지 동행하며 나와 명철이의 사투리를 교정해 주었다. 그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맡은 일을 해냈다. 사명감의 원천은 북에 남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안한 마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탈북자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로, 그 이전에 한 인간으로 탈북자의 아픔을 가슴으로 담으려 노력하는 차인표의 마음은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그의 진심에 인터넷 게시판은 훈훈한 답글로 가득했다.
“차인표씨를 자꾸 떠올리는 것은 인간으로 살고 싶은 욕심입니다. 나도 모르게 사람 답게 살지 못하는 요즘 세상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차인표씨를 보면서 위로와 반성을 합니다.” - 아이디 이매.
“차인표님의 마음이 영화에 닿아서 멋진 영화를 만드실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이, 고통의 시간이, 고민의 시간이, 크로싱이란 영화를 채울것 같네요. 힘든시간 잘 견디고 잘 찍고 건강히 돌아오세요.” -아이디 영수마미.
“탈북자. 나의 이웃인 그들을 위해 저도 작지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몸으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계시는 인표님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탈북친구와 영화 꼭 보러가겠습니다.” -아이디 샘.
크로싱은 2002년 탈북자 25명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가족의 약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그를 찾아 나선 열한 살 아들의 안타까운 엇갈림(Crossing)을 담고 있다. 영화는 평범한 북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동시에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잘 살렸다. 2005년부터 6개월간 조사한 자료와 탈북자들을 직접 취재하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강원도와 몽골에서 북한 마을도 완벽하게 재현했다. 아버지 역을 맡은 차인표, 그가 일기를 통해 보여준 진솔함이 영화에서 어떻게 묻어날지. 네티즌이 6월 5일 개봉하는 크로싱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는 앞으로 ‘차인표의 사진일기’를 통해 ‘크로싱과 함께 한 131일간의 기록’을 꾸준히 올릴 예정이다.
이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