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업 - 어른이 되는 공부에도 순서가 있을까요
질문
스님, 어른의 기준에 대해서 100%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을 갖추기 위해서 공부를 하려고 하니 막막합니다. 어떤 공부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어른이 되는 공부에도 순서가 있을까요?
시작은 시간공부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균을 상정한다면 순서를 정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공부는 '시간관리'입니다. 왜 그럴까요? 나머지 공부를 하고 싶다면 일단 시간관리를 통해 여유시간을 확보해야만 순차적으로 다양한 주제의 공부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관리 자체가 안된다면 바쁘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공부 주제라도 시작조차 불가능합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세상은 모두 끝없이 변화합니다. 이 변화를 개념화한 것이 시간입니다. 환경과 조건 등을 고려한 사회적 약속이 바로 시간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간은 실체가 없는 환상입니다.
시간은 허구라는 개념이 허망한가요? 이것은 큰 희망입니다. 실체가 없기 때문에 시간관리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만약 시간이 실체가 있는 고정된 대상이라면, 시간관리가 의미가 없습니다.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간관리의 한 축은 시간의 길이를 줄이고 싶을 때는 줄이고, 늘리고 싶을 때는 늘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간이 약속일 뿐이라는 점이 아직 납득이 안 되시나요? 두 가지 정보를 공유하겠습니다. 첫째는 이미 지구라는 행성이 공유하는 시간의 개념이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지구의 자전축이 80cm 변화했다는 연구결과를 학계에 보고했습니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고, 더불어 하루 24시간의 오차는 더욱 커질수도 있겠습니다.
둘째는 사실 자전축을 기준으로 한 하루는 24시간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구의 자전주기는 대략 23시간 56분 정도라고 합니다. 24시간을 하루로 결정한 약속과 약 4분의 오차값이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인간의 생체시계는 혼란을 더합니다. <늙지 않고 살찌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는 24시간 관리법>의 저자는 인간이 상시 시차증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언급합니다.
"인간의 서캐디안 리듬은 하루 24시간 11분이다. 하지만 하루는 24시간이므로 시간을 맞추지 않고 방치하면 체내 시계는 지구의 리듬과 어긋나버리게 된다."
하루 24시간은 약속일 뿐입니다. 기준이 되는 자전주기와도 오차가 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생체시계와도 오차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은 사회적으로는 약속이고, 주관적으로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고무줄처럼 변한다는 것은 '느낌'인 것입니다. 이 시간에 대한 느낌을 잘 관리하는 것, 이것이 시간관리의 한 축이 될 것입니다.
시간공부의 세 가지 핵심주제
시간은 크게 양적시간과 질적시간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양적시간이 곧 세간에서 말하는 시간관리의 대상입니다. 24시간 365일로 약속된 이 시간의 양을 어떻게 분배하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를 논하는 것이 시간관리에 대한 기본기입니다. 이 기본기가 갖추어질 때 시간이 없다는 느낌, 바쁘다는 느낌에서 자유로워져 시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질적시간은 곧 사띠의 밀도입니다. 시간을 보내는 마음이 얼만큼 몰입되어 있느냐에 따라 양적시간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질수도 있고, 하루가 1초처럼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이 극적인 느낌의 변화를 불러오는 핵심은 바로 마음의 작용 중 하나인 사띠입니다. 사띠의 질을 높이고 활용 능력을 계발한다면 주관적인 질적 시간의 효율을 혁명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지표 중 하나는 '여유'입니다. 시간관리를 못하는 사람은 항상 바쁘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 속에서 게으릅니다. 반면 시간관리를 잘 하는 사람은 항상 여유롭지만 그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갑니다. 시간공부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전자의 삶을 후자로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양적 시간이 여유로울 때 다양한 공부 주제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고, 질적으로 사띠의 밀도가 높을 때 치열하게 몰입하여 공부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간활용을 한다면 주관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는 것은 물론이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에 뛰어난 성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간관리 공부를 통해 양적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1단계라면, 마음의 사띠의 질을 높여 질적 시간을 관리하는 공부가 2단계입니다. 3단계는 무엇일까요? 일단 시간에 대한 한 가지 개념을 분명하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시간은 투자입니다"
시간은 투자하는 것
시간은 금보다 귀합니다. 삶을 바꾸는데 지불되는 유일통화가 바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가 변화됩니다. 시간은 투자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명확해야 시간을 버리거나, 시간을 팔아먹거나, 시간을 죽이는 등의 어리석음을 그만둘 수 있습니다.
시간은 다양한 곳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어른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하는 모든 주제들은 결국 공부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공부하지 않고는 어른이 되는 실천이 불가능하기에, 스스로 어른의 기준에 미달된다고 판단되는 키워드가 있다면 일단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해야 합니다. 만약 공부법에 대한 실력이 향상된다면 어른의 기준에 해당되는 모든 공부 효율이 높아집니다. 공부법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이것이 모든 시간 투자 대상 중 최우선 순위입니다.
첫째로 시간관리를 배우고, 둘째로 사띠를 배웁니다. 이 둘을 바탕으로 관리된 시간을 최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공부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시간관리의 3단계입니다. #시간 #사띠 #공부법 이 세 가지 해시태그는 모든 어른수업을 꿰뚫는 기본기가 될 것입니다.
시간관리를 배우고 공부법까지 익혔다면 육체와 정신 그리고 경제에 대한 홀로서기 중 무엇을 최우선적으로 배워야 할까요? 현재 한국의 성인들을 진단할 때 심리적 자립에 대한 공부가 우선입니다. '어른아이'라는 용어가 유행한다는 것은 한국의 성인들이 어른과 아이의 중간즈음에 해당된다는 자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쪽짜리 어른인 이유를 분석하면 육체가 아닌 심리적 부분의 결핍 때문이기에 가장 먼저 정신, 다음으로 육체 그리고 경제에 대한 순서로 공부를 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