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벚꽃이 만개하였습니다.
무심천 벚꽃은 그보다 조금 먼저 개화한 개나리꽃과 더불어 하얀 벚꽃이 환상의 이중 꽃길을 조성하여 해가 갈수록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무심천 벚꽃이 금세 피었다 사라질 무렵 기다리고 있던 우암산 벚꽃이 만개하고, 이어서 상당산성의 벚꽃까지 순차적으로 벚꽃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는 4월 내내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커다란 호사를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적으로 약 2000여종의 벚나무가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도 20여종의 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으며, 3월에서 4월까지 이어지는 벚꽃 페스티벌은 다른 어느 봄꽃 축제보다도 규모가 크고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벚꽃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전국의 축제 현장을 몇 군데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 「제주 왕벚꽃축제」는 왕벚나무가 일본의 나무가 아니라 제주 고유의 나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1992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제주시 전농로는 총길이 1.2km의 도로에 20~100년 된 왕벚나무가 이어져 있어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길로 알려진 곳이라고 합니다.
2. 「화개장터 벚꽃축제」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 십리벚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쌍계사에서 화개장터에 이르는 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벚꽃길이며 연인이 같이 걸으면 백년해로 한다고 하여 ‘혼례길’이라고도 부르며 50년생의 벚나무가 25㎞ 구간 만개하면서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3. 「진해군항제」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축제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전국적인 벚꽃축제로 발전하였으며 36만 그루의 왕벚나무가 진해 시가지를 뒤덮어 장관을 이루는 동시에, 불꽃쇼, 해군 군악대 의장페스티벌, 거북선 관람 등 해군과 관련된 볼거리가 풍부한 벚꽃 축제입니다.
4. 「제천 청풍호벚꽃축제」는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 드라이브 길로 알려진 청풍호반을 따라 약 10㎞ 도로의 벚꽃과 청풍호반에 어우러진 벚꽃을 감상하며 주변에 있는 모노레일, 번지점프, 유람선 등 다양한 관광코스와 연계해 갈수록 사랑받는 벚꽃축제의 현장입니다.
이 밖에도 낙동강변 30리 벚꽃축제, 섬진강변 벚꽃축제, 경주 벚꽃축제, 영암 왕인벚꽃축제, 여의도 벚꽃축제, 경포대 벚꽃축제 등이 벚꽃 개화시기에 맞추어 축제를 이어가고 있으니 적당한 시기에 벚꽃 현장을 찾아 벚꽃과 더불어 상춘곡을 감상해 보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동순 시인의 「봄날」 이란 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시인은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며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한바 있는 원로 시인이십니다. 벚꽃 축제가 한창이지만 곧 다가올 봄날 이후의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함께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봄날 / 이동순
꽃은 피었다가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
봄은 불현듯 왔다가
왜 이다지 자취 없이 사라져버리는가
내 사랑하는 것들도
언젠가는 모두 이렇게 다 떠나고
끝까지 내 곁에 남아 나를 호젓이 지키고 있는 것은
다만 빈 그림자뿐이려니
그림자여
너는 무슨 인연 그리도 깊어
나를 놓지 못 하는가
이 봄날엔 왜 그저
모든 것이 아쉬웁고 허전하고 쓸쓸한가
만나는 것마다
왜 마냥 서럽고 애틋한가
첫댓글 학창시절 배웠던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요즈음 입니다. 좋은시 고맙습니다.^^
그림자를 십자가로 바꾸어 읽어보면
나를 호젓이 지키는 것은
애틋한 십자가라는 사실을 알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