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의 출발시간에 맞춰 말들이 속속 숙소앞 사무실로 모여들고 있다.
마부 1인당 3두의 말을 데리고 와, 본인이 1두를 타고 손님 2명을 책임지는 형태이다.
그러니 다른 곳을 가는 미국인을 제외하고도 우리팀 전체가 27두, 좁은 2차선 도로가 그득하다..
생각보다 말이 크더구나..
원래는 처음부터 말을 타고 시가 행진한다고 하는 데..
인원도 많고 우리도 서툴러, 안전상 자동찻길이 끊어지는 데까지 10분간 걸어가기로..
27마리가 마부의 호통소리에 맞춰 위풍당당하게 대로를 진군하니..
골목집 앞에 개가 짖어대고, 동내 아이들도 호기심에 뛰어오며,
어제 밤 늦게까지 영업한 발 맛사지 아가씨가 부시시 창문을 열어보고,
회교도 전문 식당 주방장이 칼을 든 채로 목을 빼며, 암탉, 수탉도 응원소리를 높인다.
그래도 이렇게 말이 지나갈 때면 말들이 놀랄까 차들이 성질 죽이고 참는 것이 관례라고..
시도 때도 없이 당당하게 분출하는 마분(馬糞)은
順便이 채식과 적당한 걷기 운동의 결과라는 것을 자연스레 우리에게 알려 주는 데,...
재빠르기도 하여라..
청소하는 아줌마와 아저씨가 뒤쫓으며 잽싸게 말똥을 쓰레받이에 쓸어 담는다...
여기서도 이렇게 대규모로 말부대가 출동하는 일은 흔치 않다네..
골목길에서 승마 개시
평평한 편한 길만 가리라던 예측은 곧 무너지고
산비탈과 절벽 모서리, 돌 깔린 시냇물도 건느고...
다른 때는 그나마 별 문제가 없는 데,
말이 주인 눈치를 보며 길 옆의 풀을 뜯다가 주인의 호통이 날라오면
지체된 시간을 만회한다는 듯 몇 발자국 급격히 뛰는 제스추어를 취해 당황 했었다.
게다가 말들의 천성일까?
서로 앞장 서고자 추월 경쟁을 하려하면
앞 말이 고개를 돌려 험악한 인상, 아니 마상을 쓰며 저지 하는 때에 리듬이 깨져 바짝 긴장해야 ..
산에 방목중인 야크와의 눈싸움도 도와주고..
1시간이 지나자 점점 익숙해지며 말에 대한 믿음도 늘기 시작한다.
얼마나 영리하고, 순하고, 인내력도 강하고, 힘도 세고, 착하고, 예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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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마누라보다 훨씬...
산마루(3,800m)에 도착하니(13:00) 갑자기 저 멀리 설보정 산이 홀연 나타났다.
온 산하가 평화롭고 따사하고 고요하고...
그리고 거룩하고 성스럽기까지..
행복한 기쁨이 온 몸에 잔잔히 퍼지는 것을 분명 느낄수 있었다.
어김없이 고개 마룻길엔 티벹족의 표식(타르쵸와 룽다)이 나부끼고..
내일은 저 설보정 산 바로 앞 능선까지 올라 간단다..
마부들이 말과 함께 서둘러 내려가고
우리들은 30분 정도 걸어 캠프로 하산했다..
이젠 고산에 무척 적응을 한 모습이다.
여기서 사건 발생!!
8명의 대원이 갈림길을 그대로 지나치며 행방불명
대장도 이 쪽 방향은 처음이고 멋진 경관에 취해 사태를 가볍게 보았는 데...
1시간이 지나도 도착을 않는다..
비상이 걸렸다...
마부들을 동원하기로
텐트앞에 마부들이 수색조를 편성해 달려갈 채비를 한다.
우리가 도착했던 2시보다 2시간이나 늦은 4시가 넘어 마부들의 말을 옮겨 타고 대원들이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히 흩어지지 않고 모두가 한 곳에 모여있어 최악의 상황은 면한 셈이다.
순간적인 방심과 태만이 큰 화근이 될번 하였다.
첫댓글 저도 저 알록달록이 텐트와 30분정도 내려오면 된다는 말을 듣고 하산한것이였는데요.. 앞으로는 일행모두 함께 동행하도록 유도하던가 아니면 10번정도 계속 강조하여 설명해드려야할 듯합니다.. 고생하신분들께는 죄송의 마음을...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인적없는 깊은 산에서 길을 잃는다며,,,후우
제가 생각이 못미쳐 8분에게 힘들게 했던 부분은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그래도 날씨는 좋았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