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반갑습니다.
문명의 편리 속에 선생님의 글을 백전 카페 인터넷을 통하여 접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잘 가려쳐 주신 덕택에 백전의 제자들은 다들 건강하게 사회 생활을 잘하고 있으며 사회의 각 구성원으로서 제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8회 졸업생 이재덕입니다
선생님께서 저희 3학년 담임을 맡아 주셨었죠.
제자된 마음으로 그동안 한번 찾아 뵙지도 못하고 연락도 못드렸습니다. 죄송한 마음 너그롭게 이해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동아건설에서 근무하다 98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지금은 조그마한 주식투자연구소를 차려 사무실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선생님 사모님과 자제분들은 모두 잘 계신지요
학교다닐 때
백전지서옆 중학교 입구에 있는 선생님 사택에 가끔 놀러가서 사모님께서 밥해주시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 갓난아기는 20세가 넘었겠습니다
참으로 궁금하군요.
선생님께서 김해 서중학교에 교감선생님으로 계신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었지요
늦게나마 교감선생님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백전중학교는 학생들이 적어 폐교하였지만 물맑고 공기좋은 산천의 정기 이어받아 사람들의 인정은 훈훈할 것이며 그 정기는 면면히 이어가리라 생각합니다
백전을 떠났지만 여전히 백전을 사랑해 주시는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가족의 행복과 번영을 축원 드리겠습니다.
백전 제자 이재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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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또 사랑방에 나왔습니다.
계절이 늦어 날씨가 제법 추운데요. 그런데 백전 사랑방은 왜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하지요? 서로 따뜻한 아랫목을 권하는 모습에서 더욱 훈훈함을 느끼게 하네요.
노명희여사, 박현숙씨, 이병구사장, 김승수과장님 이미 들러 가셨군요. 버들회 여러분들, 그리고 백전 카페 손님들 많이 오셨군요.
자주 만나니 더욱 즐겁고 이야기 꺼리도 많네요. 그동안 모두들 안녕하셨지요. 바쁘게 움직이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흐뭇해 하는 한편, 그때마다 내 자신을 한번 더 추스러 간답니다.
날로 발전하는 백전.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고가도로의 다릿발.
사통 팔달로 뻗어가는 도로망......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합니다. 도천댁 할머니의 인정스런 손으로 끊어주는 차표를 들고, 하루에 두어 번밖에 다니지 않던 운산(백운)에서 함양까자 다니는 버스길이 유일한 외부와의 접속로였지요.
눈이 오면 오로지 우리들만의 세상(?)으로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되었지요.
차도 못 타고 10여리가 넘는 자갈길을 걷던지, 다람쥐처럼 산길로 산길로 뛰어 다니던 그 때의 우리들이었기에 지금 고향 산천의 변모는 우리들의 마음을 여러갈래로 인도하지요. 고향의 산천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아야 할텐데. 발전은 하되 그 시절 그 인정, 깨끗하고 고운 심성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부한 이기심 때문일까요?
울퉁 불퉁한 비포장 도로의 자갈길 때문에 몇 번이나 넘어질 뻔들 했나요?
비가와 군데 군데 생긴 흙탕물 때문에 어머니께서 깨끗이 씻어주고 다려주신 교복은 또 얼마나 버렸고요?
밭 언덕배기에 날짐승들에 대한 배려로 남겨둔 감홍시 하나 똑 따 먹거나. 밭 그루터기 한모퉁이에 산짐승 들짐승들을 위해 남겨둔 무우 한 뿌리 빼 먹으며 학교에서 허기지고 갈증난 순간들을 잊어버리면서, 짐승들에게 미안해한 일도 있었지요?
조금의 먹거리나마 남겨 놓고 휴머니즘, 에미니즘, 아무 거창한 -이즘도 모르면서 그저 자연그대로 살아가시던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린 일들 생각이나 나는지요?
그런데 지금은 피자나 햄버거 맛에 길들은 여러분의 귀여운 아이들에게서 무엇을 느끼고 있나요?
과거는 현재의 연속선상에 있고, 또 미래는 오늘의 연장이 아니겠어요. 지난날 어렵고 힘든 때에 티없이 말은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며, 오늘에 충실하여 좀더 나은 내일을 맞이 합시다.
사랑방 손님 여러분.
좀 더 놀다 집에 갈래요.
난 갈래요.
오늘 하루도 good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