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쉽게 다시 쓴 한국경제 뉴스
원화 강세로 시름하는 한국경제 진단
‘1달러=900원대’환율시대 오나?
한국돈이 비싸졌다. 원화 환율은 1년전 달러당 1100원대를 오르내렸지만 지금은 1017원 선까지 떨어졌다. 위안화는 지난해 말 173.94원에서 6월 10일 현재 163.04원으로 6.68% 절상되었다.
원화가치 급상승은 최근 국내 제조업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중국동포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현상으로는 제조업체 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못받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반면 중국으로 돈을 송금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중국동포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
원화 가치 급상승으로 외국에서 원재료를 들어와 제품을 생산해 내다파는 수출기업은 울고, 수입제품 판매기업은 웃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국돈 가치만 상승하고 달러, 엔화, 유러화, 위안화 등은 변하지 않는데 있다.
이에 자동차, 전자 등 수출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가치가 1달러당 900원대로 상승하는 시대가 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환율전쟁 속 원화만 강세…"하반기 1000원선 무너질 수도"
▷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왜 국내 수출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되는 것일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가, 한국돈 100만원을 중국돈 위안화로 환전할 때 지난해에는 5600위안을 주고 한국돈 100만원을 살수 있었지만, 지금은 6000위안을 주어야 한국돈 100만원을 살 수 있다. 그만큼 한국돈이 비싸진 것이고, 이것은 한국에 오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겐 그만큼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국상품도 비싸지게 되기 때문에 수출량이 줄게 된다.
‘원화가치 상승이 수출산업에 부담이 되는 이유’를 예로 잘 설명해준 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A라는 회사가 원재료를 수입해서 완제 품을 수출하는 경우. 환율이 1달러 = 1050원에서 원재료를 50센트어치(525원어치) 수입해서 2달러(2100원)에 수출하면 원화로 1575원이 남고 거기서 국내 생산비용을 1475원이라 가정하고 이걸 빼면 남는 돈이 100원이다. 원화기준 영업이익율은 100/2100 = 4.76%다. 1000원 어치 팔아서 47.6원 번 셈이다.
그런데, 환율이 1달러 = 1000 원이 됐다고 하자. 그러면 수입원재료비는 달러표시 50센트인데 원화로는 500원이 됐으니 25원 싸졌다. 여기에 국내생산비용을 그대로 1475원을 더하면 원가는 1975원이 된다. 이걸 2달러(2000원)에 팔면 남는 돈은 25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5원/2000원 = 1.25%로 줄어들고, 매출은 2100원에서 2000원으로 이전의 95.2%로 줄어든다.
만약 연간 100만 개를 팔았다면 연매출 21억 원, 영업이익이 1억 원이다가 연매출 20억 원, 영업이익 25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위 사례에서 원화가치 상승으로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원재료비는 줄어들었지만, 생산제품을 수출했을 경우 기업의 영업이익은 훨씬 더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럴 경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제품가격을 올리든지, 아니면 제품을 더 많이 팔수 있는 방안을 짜야 된다. 그러지 않으면 기업이 현상유지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 증권가의 보고서를 통해 본 원화강세로 인한 한국 수출기업 실적
지난 6월 10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17.2원으로 마감, 올해 2월 말과 비교하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4.9% 올랐다. 엔화, 유로화와 비교해도 각각 5.3%, 5.8% 상승했고, 중국 위안화 대비로는 6.6%나 올랐다. 대중(對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은 "9일 원·달러 환율 1020원 선이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힘없이 무너진 것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촉발한 환율전쟁 탓이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HRI)은 6월 10일 ‘원-달러 환율 1000원 붕괴 가시권 진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엔 환율 평균이 950원까지 내려가면 수출이 2013년(100엔당 평균 1124원)보다 9.1%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양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30원 하락하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정유부문에서만 12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536억 원에서 1885억 원으로 25.7% 내려 잡았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한국 수출기업들이 2분기(4∼6월)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고민이 깊어져 연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자 등 수출업종과 달리 수입업체들은 환율 하락이 호재로 작용한다. 철강, 항공 업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원자재 등을 해외에서 수입해서 가공하는 업체들에게 환율 하락은 생산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원재료 가격 등 수입 물가가 하락해 국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올해 세월호 사고 등 여파로 국내 소비시장이 장기 침체되는 형상이 일어나 한국경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시름을 겪고 있다.
원화가치 '나홀로 상승'은
‘불황형 흑자’가 원인
원화 가치는 엔화와 위안화 등에 대해서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원화는 올 들어 달러 대비 3.75%, 일본 엔화 대비 0.8%, 중국 위안화 대비 6.68% 절상됐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로 돌아서자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1000원선이 무너지며 세자릿수에 진입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원화 가치가 '나홀로 상승'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이유는 외환시장 수급 차원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란 상품과 서비스를 외국에 팔고 사는 거래와 외국에 투자한 대가로 벌어들이는 배당, 이자 등을 통한 수입지출의 차이를 말한다.
4월까지 올해 무역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114억 달러)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최근의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2년간 지속됐던 불황형 흑자(완만한 수출 경기 회복 속에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수입 부진)의 연장선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세월호 참사 비극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서 불황형 흑자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편집국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18호 2014년 6월 13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18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