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통합사업부 대표 오모씨가 20일 집행부의 운영 실태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울산공장 사내 게시판에 붙였다. |
현대차 하청노조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2일 집행부를 비난하는 유인물을 게시했던 울산하청지회 현 통합사업부대표 오 모씨가 20일 또 다시 집행부를 공격하는 유인물을 냈다.
오씨는 12일 게시했던 자신의 유인물 내용을 집행부가 반박하고 나서자 이에 대한 항의와 입장전달을 위해 또 다시 유인물을 게시한 것이다.
오씨는 먼저 집행부가 간접부문 조합원 93명의 기명을 받아 게시한 유인물의 신뢰성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그는 "발행인은 일본여행을 하고 있었고, 기명에 동참한 간접부문 조합원들은 유인물 게시 사실조차 몰라 집행부에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며 "간접부문 기명자 동의 없이 집행부 이모 부지회장이 작성해서 붙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집행부 행태에 대해 오씨는 "집행부에 대해 쓴 소리하는 대의원이나 활동가들은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고 철저하게 매장시키려고 하는 것이 현 집행부"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는 또 "집행부는 직접부문의 다수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면 소수의 조합원들은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며 집행부의 불평등한 정책방침을 꼬집었다.
오씨는 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다잡아 회사에 교섭을 요구해 최대한의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라며 "대법원까지 가면 분명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에 다 같이 사는 길을 하루 빨리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씨의 경우처럼 집행부 정책에 반발하는 유인물이 올 들어서 벌써 다섯 차례나 등장해 하청노조 내부싸움이 심각한 지경까지 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불법파견 사용주 구속 촉구 전국 순회 투쟁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 갈등양상이 더욱 증폭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씨는 "최모씨와 일부 외부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재의 울산하청지회 운영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미 현대차지부 조합원인 최모씨가 왜 하청지회로부터 생계비를 받으며 지회 운영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이상수 전 현대차 울산하청지회장이 '독자교섭과 총파업 문제점'을 제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씨는 "현장 조합원들의 생각은 파업과 많이 떨어져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독자교섭과 6대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의 한 노동관계 전문가는 "이처럼 하청집행부에 반발하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집행부의 독단적 행보에 대한 불만과 4,000명 신규 채용 여파가 결합돼 조합원 민심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최근 현대차 정규직 신규채용에 상당수 하청조합원들이 집행부 지침을 어기고 지원한 것을 보면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 신뢰가 상당히 무너졌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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