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산[五老山] 521m 강원 영월
산줄기 : 치악초로단맥
들머리 : 서면 후탄리 문둔마을
위 치 강원 영월군 서면 후탄리
높 이 521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막힘 없는 조망, 서강과 쌍룡천에 휘감긴 비경... 영월 오로산(520.5m)
강원도 영월군 서면 후탄리에 위치한 오로산은 영월군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산이었다. 영월에는 너무 유명하고 인기 있는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매우 생소하게 느껴지는 오로산은 높이도 낮고, 산 남북으로 거대한 시멘트 공장이 자리하고 있어 산행대상지로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도시 주변 산들이 아파트단지들로 포위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시멘트공장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단 정상에 올라 이 산을 휘감고 돌아나가는 아름다운 서강 풍경과 사방으로 막힘없이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무릎을 치게 되는 산이다.
최근 후탄1리 주민들이 이 산에 등산로를 개척했다. 등산광인 문재광씨(68)가 비용을 대고, 전 이장 한우태씨(68)가 앞장서서 우한명(73), 고성배씨(80) 등 노익장 19명의 힘만으로 안내푯말과 밧줄 등을 어깨에 메고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로를 개척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박씨 할머니(68)를 비롯한 10여 명의 할머니들은 등산로 개척시 정상까지 밥을 지어 나르기도 했다.
후탄1리 마으회관에서 북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약 50m 가면 오로산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안내푯말이 있다. 안내푯말 오른쪽 곡금교를 건너 약 50m 가면 서릉 초입에 두번째 안내푯말이 있다. 이 푯말을 지나 약 100m 오르면 외딴 무덤이 나오고, 약 10분 더 오르면 횡성 고씨 가족묘에 닿는다.
밑둥이 제법 굵은 노송군락 아래로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5분 거리에서 가팔라진다. 5분 후 다시 완만해지며 잡목숲으로 들어가 3~4분 가면 안내푯말(정상 300m)이 나오고, 왼쪽 아래가 절벽인 바위지대로 들어선다. 정상에는 양철지붕까지 씌우며 정성껏 만든 정상안내판과 삼각점(영월21)이 있다.
조망은 높이에 비해 의외로 시원하게 터진다. 영월 방면인 동으로는 시루봉에서 소나기재로 이어지는 능선 뒤로 봉래산이 조망되고, 그 오른쪽으로 태화산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삼태산 뒤로 소백연봉이 하늘금을 이루고, 남서로는 가창산, 왕박산, 무등산과 그 뒤로 금수산도 시야에 와닿는다. 금수산 오른쪽으로는 제천시도 보인다.
서쪽으로는 송학산 뒤로 용두산, 석기암봉, 감악산이 보인다. 북서로는 서강이 조망되고 강 건너 멀리로 구룡산과 다래산이 치악산, 백덕산 등과 함께 펼쳐진다. 북으로는 서강 건너로 옹정리 선암 마을 위 도덕산, 배거리산, 삼방산 등이 보인다. 오른쪽 더 멀리로는 가리왕산이 가물거린다.
하산길이 재미있다. 북릉으로 들어서면 소사나무와 노간주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다섯 개의 꽃잎이 귀여운 노루귀를 닮아 노루귀꽃으로 불리는 흰색 꽃들도 보이는 능선을 타고 10분 가면 무명봉에 닿는다. 북쪽 급경사로 우회하는 길로 50m 내려가면 사면을 횡단하여 이어진다.
굵은 밧줄이 길에 매인 급사면 길을 50m 가량 통과하면 산길은 다시 북릉으로 이어진다. 약 80m 길이로 매인 안부로 내려서서 7~8분 올라가면 노송이 버티고 선 옛날 봉수대터에 닿는다. 10여 평에 가슴 높이로 사각형으로 축대를 쌓은 봉수대 위에는 어른 키 높이 석탑도 남아 있다.
봉수대터를 뒤로하고 15분 가면 서강이 내려다보이는 500m봉에 닿는다. 500m봉에서 내려서는 급경사는 바위투성이다. 이곳에도 밧줄이 수백m 이어진다. 서강 풍광을 즐기며 40분 내려서면 서강변에 자리한 산정 마을이다. 산정 마을에서 후탄1리로 걸어나오는 쌍룡천계곡 풍광도 일품이다.
후탄1리 마을회관을 출발해 서릉으로 정상에 오른 다음 북릉~봉수대터~500m봉~산정~쌍룡천계곡을 경유해 후탄1리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는 산행거리는 약 6km로, 3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영월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10회(06:50~18:00)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요금 10,200원. 3시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8회(08:00, 08:25새마을 토,일,공휴일~23:00), 광주에서 1회(일 18:46), 대전에서 1회(토,일 07:40) 운행하는 열차 이용.
영월~후탄리 쌍룡 경유 시내버스(영월교통 033-374-2373)가 1일 3회(05:50, 13:10, 17:10) 운행. 요금 2,800원. 약 40분 소요.
또는 영월에서 1일 8회(05:50~19:20) 운행하는 쌍룡행 버스 이용한 다음, 후탄1리 마을회관까지 걸어도 된다. 약 3km, 45분 소요. 후탄에서 쌍룡 경유 영월행 버스 1일 3회(06:45, 13:55, 18:05) 운행.
영월에서 후탄1리까지 택시 편도 20,000원, 20분 소요. 영월 콜택시 전화 080-372-1818, 봉래택시 374-2644, 영흥택시 372-7766, 대성택시 374-4556.
오로산 일원은 대중교통이 불편해 자가용 승용차로 움직여야 산행 전후에 관란정이나 한반도 지형 등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시에는 제천을 지나 약 13km 거리인 쌍룡리 삼거리에서 북쪽 쌍룡시멘트 방면으로 들어간다. 삼거리에서 약 1km 들어가면 쌍룡시멘트 공장이다.
시멘트공장을 지나면 왜가리서식지(왼쪽). 계속 500m 가면 삽둔 마을 안내석이 있는 삼거리다. 여기서 오른쪽 쌍룡천을 끼고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따라 약 4km 들어가면 후탄1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마을회관 옆 공터에는 대형 버스도 주차 가능하다.
*숙식
후탄리와 광란정, 옹정리 선암 마을에는 숙박시설이나 식당이 한 곳도 없으므로 영월읍내 장급여관인 가든장(033-373-5794), 동아장(373-4247), 로얄장(374-8101), 이화장(374-8853), 코리아파크(372-2972) 등 이용한다. 서면 신천리에는 행운장여관(372-2226) 이용. 숙박료 1실 25,000원.
식사는 영월 시외버스터미널 앞 대흥식당(033-373-1776)의 해장국(4,000원)이 괜찮다. 장릉 맞은편 장미횟집(374-1007)의 송어화, 향어회(각 1kg 17,000원), 메기매운탕(4인분 30,000원)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 있다. 신천리에서는 손칼국수 전문인 현대식당(372-6294) 이용.
오로산과 그밖의 영월군 입산 산행정보 문의:영월악우회 현윤기 회장 전화 033-373-2505, 휴대폰 016-477-8848.
*관란정
생육신 원호가 단종을 향해 문안드린 곳
영월군 서면 소재지인 신천리에서 후탄리 방면으로 U턴하며 흐르는 서강의 약 1km 구간은 충북 제천시 송학면과 경계를 이룬다. 이 충북과 강원도 경계를 이루는 서강 남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한 수직절벽 꼭대기에 자리한 아담한 정자가 관란정이다.
충북기념물 제92호인 관란정은 조선조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집현전 직제학을 지낸 원호 선생이 단을 쌓고 지은 정자다. 원호 선생은 단종(1441~1457)이 유배된 청룡포를 향해 조석으로 눈물을 흘리며 문안을 드렸다. 북쪽 수십 길 절벽 아래로 흐르는 서강편에 선생이 직접 가꾼 채소와 광일을 단종께서 드시라고 빈 박통에 띄워 청룡포로 보내는 충성심을 보였다고 한다.
서강을 굽어보는 절벽 위에 세워져 주변 풍광이 뛰어나다. 관란정에서 동쪽으로 흘러가는 서강 방면 3km 거리로 마주보이는 산이 바로 오로산이다.
정자 현판 오른쪽에는 조선조 영,정조 때의 대학자 이계 홍양호(1724~1802)가 원호 선생을 극찬하기 위해 세운 유허비가 있다. 유허비에는 '간밤에 우던 여울 슬피 울어 지나가다, 이제와 생각하는, 님이 울어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슬러 흐르고져, 나도 울어 보내도다' 라는 싯귀가 있다.
홍양호는 삼각산 우이동에 관한 글을 지은 인물이기도 하다. 우이구곡을 설정하는 한편, 일본가는 통신사편으로 벚꽃 묘목을 들여와 우이동에 심어 꽃도 감상하고 활 재료로도 쓰게 했다.
*신천리 한반도 지형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며 이룬 특이 형상
영월군 서면 소재지인 신천리 남동쪽 2km 거리인 한반도 지형은 백덕산(1,350.1m) 남릉이 약 25km 길이로 이어져 내린 능선 끝머리가 된다. 이 백덕산 남릉을 가운데 두고 동쪽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평창강이고, 남릉 서쪽 무릉리쯤에서 남동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주천강이다.
평창강 물이 한반도 지형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유턴하며 약 1km 거리에서 주천강과 합류, 여기에서부터 서강을 이루며 영월쪽으로 흘러나간다. 이 한반도 지형 동쪽 평창강 건너편이 옹정리 선암 마을이다. 따라서 선암 마을에 한반도 지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암 마을에서는 강 건너인 신천리 한반도 지형을 조망하는 장소일 뿐이다.
선암 마을은 오로산 정상에서 북서쪽 직선으로 불과 약 2km 거리지만, 그 사이에 서강이 가로놓여 있어 직접 접근은 되지 않는다.
선암 마을로 가려면 일단 서면 소재지인 신천리에서 영월로 가는 88번 지방도를 따라 약 3km 지점인 책박물관 삼거리에서 남쪽 길로 들어간다. 삼거리에서 약 2km 올라가면 이동형 매점(소형트럭)이 있는 고갯마루에 닿는다. 도덕산(508.6m) 남서릉 상의 고개다. 서쪽 아래로 강변에 아늑한 분지를 이룬 선암 마을이 보인다.
고갯마루에서 능선길로 약 10분 가면 서쪽 아래로 한반도 지형이 조망되는 전망대가 있다. 한반도 지형은 동쪽은 절벽, 남쪽과 서쪽은 자갈밭과 모래사장으로 신기하게도 동고서저형으로 우리나라와 닮았다. 백덕산 방면(북쪽0은 만주, 몽고, 시베리아를, 북서쪽 연기를 뿜어내는 신천리 시멘트공장 방면은 경제대국으로 꿈틀거리는 중국대륙을 연상케 한다.
글쓴이:박영래 객원기자 참고:월간<산> 2005년 5월호
***************************************************************************
-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