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기자
"개인 소신만 갖고 정치한다면 무소속으로" "계속 철수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이 재적 300인, 재석 190인 중 찬성 189인, 반대 1인, 기권 0인으로 통과, 찬성을 누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민의힘 내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에 대해 제명을 하거나 자진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도부는 추후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이뤄지면 표 단속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안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있는 SNS 단체방에 안 의원의 제명이나 자진탈당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던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표결 직전 특검법에 찬성하고 재표결을 해도 찬성할 것이라고 밝힌 한 언론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이거 제가 잘못 본 것이냐"고 했다.
강 의원은 "사실이라면 당 지도부에서 안 의원을 제명하라"며 "아니면 (안 의원이) 스스로 탈당하라"고 썼다.
이어 "개인 소신만 갖고 정치하신다면 홀로 무소속으로 남으라"며 "밤새워 필리버스터로 투쟁하고 우원식 (의장)과 민주당 독재에 분노하고 좌절하는 우리는 뭐냐"고 물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더 이상 비굴하지도 비겁해서는 안된다"면서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유영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우리 당 소속 한 명의 의원이 자기 소신이라고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며 "과거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그의 정체성이 종잡을 수 없었기에 화가 나거나 실망스럽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면 더는 안에서 분란을 만들지 말고 떠나 자기의 소신, 정체성과 맞는 곳으로 가면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그는 이 순간 이후로 내겐 팬텀(phantom·유령)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하던 도중 김대식 의원은 "안철수 의원, 당론을 어긴 사람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계속 철수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당내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지도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특검법 재의결 시점에 표 단속이 필요한 까닭이다. 게다가 해병대원 특검법 표결에 대해선 당론 채택 절차도 없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의원에 대해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위를 했는지 미처 말씀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추후 시간을 갖고 말씀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국민들께 다가가고 신뢰를 얻는 일이 시급하며, 그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찬성표를 던졌다"고 했다. 안 의원은 추후 재의결이 이뤄지더라도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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