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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신분은 없지만 계급은 있다.
바로 자본이 있는 계급이랑 없는 계급.
다시 자본가랑 노동자.
노동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자본가들이고 (건물 임대 수입 따위)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대부분의 우리는 노동자 계급이다.
아무리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라 하더라도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 보다 많을 수는 없다.
세상이란 시간이랑 공간이 제약된 곳이고 또한 이 지구에 있는 자원이 유한 하기 때문이다.
성경으로 보면 우리 인간은 노동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무거운 형벌을 받았기 때문이고.
물론 노동자라고 다 같은 노동자는 아니다. 그 안 또 다른 계급이 존재한다.
의사도 노동자고 남대문 지게꾼도 노동자지만 우리 중 누구도
이 둘을 같은 노동자 계급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또 의사라는 시장 계급 안에서도 자기들끼리 다시 계급을 정하고 순서를 나눈다.
어쩌면 끊임 없이 계급을 나누는 사회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사회 아닐까?
신분은 없다 다지만 그보다 더한 계급이 있는 이곳.
나는 노동자 계급에서도 회계사라는 시장에 속해 있다.
어떤 계급의 회계사이냐면 시장에 내다 놓아도 사가려는 사람이 별로 없는
시시 콜콜한 싸구려 회계사이다.
회계사 시장에서만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결혼 시장에서도 역시 인기가 없다.
엊그제가 생일이라 저녁에 교회 친구들을 만났다.
평소처럼 저녁도 먹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교회에서는 아무리 처녀 총각이 모인 청년부라도 자유 연애에대한 이야기나
이성에 대한 궁금증 따위는 아주 친하기 전에는 서로 꺼내지 않는다.
이건 굳이 교회가 아니라 사회 친구라도 마찬가지 이긴 한데 교회가 아무래도 좀 더
Conservative보수 성향을 띈다. 특히 성에 대해서는 알면서도 서로 모르는 척 해야만 한다.
설령 꺼낸다 하더라도 우리 청년부에서 가장 솔직한 강변호사나
별 생각이 없는 나 처럼 직설적으로 하지는 않고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세상 즐거움] 내지 [몹쓸 쾌락] 따위의 표현 정도로 쓰고 만다.
배우자로 삼을 이상형을 꼽을 때도 당연 신앙을 제일로 꼽고 나머지 능력이나
그 사람 인물 따위 역시 구렁이 담 넘듯 언급할 뿐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물론 인물이나 능력이 빠지는 나로서는 이런 교회가 고마울 뿐이지만 어째 8년째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서도 별 연애사가 없는 내겐 무언가 심한 허전함이랑 이중성이
느껴진다. 상황이 이러하니 나란 인간은:
1. 시장에서는 무능력해서 팔리지 못하고;
2. 교회에서는 신앙이 없어서 팔리지 못한다.
는 비참한 결론에 봉착하고 만다. 물론 야한 여자 타령하는 내 잘못도 크다.
사실 이제 많이 내려 놓고 겸허하게 야하지 않은 여자 찾으려 한다지만
남자들보다 영리한 여자들은 내면이 빠진 내 연기에 속지 않더라.
사실 여관 장사 동생 문제 CPA CFA로 너무나 너무나 속이 상하고 지쳐서
연애도 시들한 요즘이라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는 어서 빨리 누군가
만나고 싶지만 이제는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야한 여자는 야해서 못만나고
잘난 여자는 잘나서, 못난 여자는 못나서 이루어 지지 못한다.
아마도 지구 상에 나랑 짝이 될 여자는 없거나 멸종했을 것 같다..
생일을 전후로 영화를 한 편 봤다.
김기덕 각본
장훈 감독
영화는 영화다.
장훈 영화라지만 김기덕 영화라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았고
김기덕 감독 영화는 처음 택하기는 주저하게 되지만 대부분
보고 나면 충격이상 여러가지 놀라움 그리고 신비하고 재미있기까지한
그 탄탄하고 완성도 높음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리고 죽기전에 꼭
영화 시나리오를 써보겠다는 내 야무진 꿈을 한 방에 접게 만든다.
소지섭 말처럼 재미, 액션, 생각해볼 거리 거기다 멜로 까지 있다!
김기덕의 시나리오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이라는데는 이견 없다.
영화는 두 남자 이야기다.
성공한 건달 이강패 (소지섭 분)와 성공한 배우 장수타 (강지환 분).
둘은 각자가 속해 있는 그 시장 (건달, 배우 시장)에서 잘 팔리는 1등급이다.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이긴 해도 최상 계급이기에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다.
너무 젊은 나이에 시장에서 성공했기 때문일까?
그 둘은 서로 다른 이의 시장을 동경한다.
현실에서야 톱 배우 하나랑 성공한 건달 열 이랑 안 바꾸겠지만
영화에서는 철없는 톱 스타보다 분위기 있는 조폭 두목에게 어쩐지 더 끌린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연기가 뭐냐, 배우가 뭐냐는 질문에
‘인생 잘 만나서 남 흉내나 내는 놈들’
쯤으로 묘사되고 있는 반면 조폭 두목 강패 (소지섭 분)는 지독한 시련이랑 고난을
이겨 온 깊은 눈을 가진 남자로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건달이 더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이기에 그렇고 현실은 다르다.
철이 딱 들어선 남자가 왜 건달을 하겠는가?
물론 가끔 멋진 건달들을 본 적은 있지만 건달은 건달이다.
영화는 볼 거리가 정말 많다.
소지섭이란 배우를 잘 몰랐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정말로 매력있는
배우라고 느꼈다. 배우는 10에 목소리가 9 라는데 소지섭 목소리는
한석규나 이병헌 목소리 못지 않은 은은하고 깊이 있는 중저음의 성우 목소리 였다.
실제로 음반도 냈다니 목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더구나 Water polo 국가대표 였다니
딱 벌어진 어깨는 뒤에서 보면 정말 조폭 두목 같은 웅장함이 느껴지는 남자다.
키도 크고 말이지.
아마도 그 이강패 역을 소지섭 이상 잘 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것 같다.
장혁이 하자면 기장이 짧고 최민수가 하기엔 나이도 많은데가 어쩐지 현실이랑
동떨어진 외계인 조폭식으로 망치기 싶상일 것 같은데 소지섭은 원래가 이강패라는
역을 위해서 준비된 배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인간적 측면과 잔인한 조폭
이런 상반된 다양한 것을 다 골고루 갖춘 배우 같다.
영화는 은근 베드신이 많다. 어의 없는 겁탈 장면도 나오고.
뭐 김기덕 영화치고 그게 없다면 또 이상하겠지만
사실 성인 남녀가 나오는 이야기에 베드신이 전혀 없다는 것은
내가 봐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김기덕 감독에겐 유치한 모순일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거룩하지도 않을 뿐더러 욕망을 오래 참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기억에 더욱 남는 장면은 영화가 끝나갈 무렵 뭔가 불안 불안한 느낌을
팍팍 주는 지친 듯 포기한 듯 뭔가 애절한 듯한 표정으로 미나를 보는 이강패의 눈 빛이
가득한 (김기덕 감독 영화는 대부분 끝이 장난이 아니니까-_-;) 호텔 샤워장 씬 이다.
강미나 역을 맡은 홍수현은 잘 보니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임현빈 (여현수 분) 여자 친구로
나왔다가 잠적했던 배우였고 (다시 보게 되어서 참 좋았다) 이강패란 나쁜 남자에게
홀라당 빠져버린 연기가 참 보기 좋았다. 강렬한 Intercourse 보다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에게
너무 기쁘고 소중한 나머지 어린 아이처럼 쪽쪽 거리며 입을 맞추는 모습이 정말로
사랑스러웠다.
“다음 주 주말에 공연 시작이에요. 올거죠?”
“꼭 가야 되나?”
(얄미운 듯 노려보며) “당연히 와야죠 그럼!”
[쪽!]
[쪽!]
[쪽!]
(얼굴을 살짝 쓰다듬으며) “얼굴이 성할 날이 없네.
[쪽!]
(싫지 않지만 손으로 살짝 말리며) “왜 자꾸.. 뽀뽀하는 거야?”
(울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아프지 말라구.. 누구든 상처주지 말라구.”
[쪽!]
(일부러 미나 눈을 피하며) “너랑 있으면 내가 다른 사람 된 것 같애..”
“어떤 사람?”
나도 저런 사랑 받아 본 적이 있나 돌이켜 보았다.
누가 나한테 뽀뽀 하려고 안 달이 나서 달려 드는 것을 말려 본적이 과연 있던가?
(남자 빼고-_-) 있던 듯도 한데 정말로 받았던 것인지 오랜 상상이 깊어져서 추억이랑
뒤엉킨 것을 과거 현실로 착각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그 상상을 하자니 메마른
내 가슴이 따스해져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인간시장에서 팔리지 못하는 나이지만 단 한명 그 어떤 여인으로부터
저런 사랑을 받는 다면 나도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강패가 너무 부러워서 회계사를 그만 두고 나도 조폭으로 나가볼까
진지하게 생각도 해보았지만 간이 요만한데다 싸움도 못하는 내가 무슨 조폭인가.
바른 생활 조폭도 있나? 술 담배는 그렇다 쳐도 밤 열 시면 자야 하는 내가
그럼 나아바리 관리는 언제하냐? -_-;
간절히 원해서 인가 그 뽀뽀 장면을 연속으로 한 열 번 돌려 봤더니
과연 그날 밤 꿈에 홍수현이 나왔다. (뻥 아니고 진짜로..)
강제는 절대 아니고 묵언의 합의 아래 진하게 뽀뽀하는 꿈을 꾸었는데
얼마나 실감 나던지 정말로 촉촉 하고 따스한 입술을 느꼈다.
눈을 떠보니 꿈인 것을 알고 너무나 슬퍼졌다.
꿈이었지만 아마도 내 생애 최고 선물이었던 듯 하다.
그럼 모두들 너무나 사랑하며
시드니에서 그대들의 충실한 벗
J 올림..
첫댓글 아우..대명을 호주 J로 바꾸면 어떠할까? 그리고 글은 문제가 없지만 요즘 대한민국은 이상한 전기법 인지? 먼지로 자유의사 표현을 하는 누릿꾼 을 옥죄고 글쓸때 망설이게 만드는 형국 이네.초상권 ,저작권..요런거 좀 조심해서 글 올려주면..좋겠네..아우..아침 영화 이야기 잘보았네...그리고 회원님들..제가 꼬셔서 델고온 아우 인데요.고양이..연애..영화 이야기를 아주 재밋게 잘쓰는 회계사 총각 (법적인)입니다.많이 환영 해주세요
대명을 저는 외국에 있어서 바꿀 수가 없어요 형님.. 전화기로 뭔가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어요..
초상권 조심해야겠다..-_-;
와, 어쨋든 반갑습니다. 찬우물님도 반갑고요...좋은 소식 많이 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고 가요^^저도 소지섭 팬~!!
소지섭 시대가 열렸습니다. 멋진 배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