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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학교 한문평가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내신 문제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는 막역한 사이"를 나타내는사자성어를 써라"
열심히 공부를 한 학생들은 "막역지기" "관포지교" "죽마고우"등등을 써나갔다.
평가가 끝난 후 친구들끼리 모여서 답을 맞추는데 영희 책상주변으로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서로 웃기도 하고 고개도 갸우뚱거리며 어정쩡한 표정들을 지었다.
영희가 쓴 답은 무엇이었을까?
"불알친구"
그렇다...우리 14기는 분명 불알친구다. 여친들이 불알이 어딧냐고?
불이 환하게 켜진 강당에서 알짜배기 식단으로 친교를 다지는 배구!
이제 됐냐?
전과 다름없이 퇴근 후 차를 몰아 풍성한 선희의 식단을 주워 담고(선희가 풍성한지 식단이 풍성한지는 ,를 알아서 찍어가며 읽기) 도시고속을 달려 봉래초 강당에 도착한 것은 5시 40분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자 이리저리 길을 알아둔 선희의 길라잡이로 2분이나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ㅎㅎㅎ...
불이 환하게 켜진 강당
전과 다름없이 무대 위의 식탁은 이미 준비되어 새로운 메뉴를 기다리고 있었고 코트가 쳐진 배구장에는 벌써 온 거시기들이 몸을 풀면서
가끔씩 무대 위를 기웃거리며 군침을 흘리는 이의 표정이 우리의 여불위(여간해선 불평하지 않는 위원장 - 여기서는 신재락을 칭함) 손길을 바쁘게 재촉하고 있었다.
사실 여불위는 스포츠 매일신문 연재소설 제목이라! - 조금은 색스러운 내용이지만....헬스장에서 운동함서 읽으면 시간이 잘가걸랑!
*배구네트를 치고 심판을 위한 심판대, 점수판 등등..불꺼진 전구 하나 없이 환한 배구코틀 준비하고 철거 마무리까지.. 효영씨 정말 고마워요!
*실습실의 새 스텐그릇을 씻고 또 씻어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이 마련해 둔 그릇과 시원하고도 육질(?)부드러운 물많은 수박을 마련해둔 정화
- 정화야! 힘내라! 너도 일을 할 수 있구나..(부지런하고 착한 시어머님 덕분에 야가 글씨 일이라고는 모르는 안데..참으로 우리 동기덕분에 대단한 능력을 개발 중에 있는기라!)
처음 만난 74년에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없는 네 마음과 그 모습 정말 고마워. 언제 찾아가도 넌 그대로 그 자리에 있겠지?
*집의 수저란 수저는 몽땅 가져와 쓰레기 줄이기와 회비절약 등 현장감각이 생생한 야간 시범수업을 보여준 재락
알짜배기 식단!
찹쌀을 섞어 지은 촉촉한 밥, 조동시를 델 만큼 뜨거운 시락국, 삼색나물(고매줄기 볶음, 숙주나물, 미나리 무침), 갓 담근 열무, 배추김치는 역시 동광동 할매 부식회사에서 재락표 택배 여불위가 아니면 생각할 수조차 없는 신종 메뉴였다.
*거기다 빼놓을 수 없는 풍성한 선희의 메뉴....
방에서 따온 고추(정현열표?)가 아닌 밭에서 갓 딴 꼬치를 넣고 짜잘하게 찌진 된장(모두가 고추라고 정정 발음을 요구했지만 선희는 끝까지 꼬치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음은? ...
정말 꼬치 맛이 끝내줘요!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어 볶는 오뎅볶음, 묵은 김치..
또 열기로 가득찬 우리의 가슴을 적당히 식혀준 냉커피..
빠질 수 없는 남천동 미라표 두부와 정자가 만든 특이한 맛의 양념장, 찐하디 찐한 막걸리...
또 하나의 감동!
저번에 친정어머니 상을 당한 후 동기들의 위로에 고마움을 전할 길 없다며 애를 태우더니 세상에 철마에서 학교행사를 대충 마무리 하고 미라표 택배를 통해 강당까지 배달되어온 용미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쫄깃한 떡...
정말 우리 14기의 펄펄 넘치는 힘과 나날이 발전하는 배구 실력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걸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요?
이 끈적한 동기사랑은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할 만하지 않는가요?
친교의 시간
간간이 교대로 먹고 마시고 배구하고 또 올라와서 먹고 너무나 여유있고 편안한 불알이 영글어 갈 때 쯔음 ...어디선가 들리는 외마디 소리!
" 앗!달팽이닷!"
일순 날아 오르던 배구공이 공중에 정지하고 코트 위에도 무대 위 식탁에도 야릇한 기대와 흥분, 호기심, 얄미움, 반가움 등등의 온갖 형용사가 얼굴들을 스치는가 하더니 정지한 배구공이 떨어지는 순간.......다시 터져 나온 외마디!
"엄마야! 쟈가 장현웅 아이가?"
"그러면 그렇지 달팽이는 지금 출발해서 내년에 온다캤는데 벌써 올 리가 있나?"
"아이다! 장현웅이가 달팽인지도 모른다 아이가?" 라고 구구한 억측을 뒤로 한 채 열심히 배구를 보고 심판을 보더니 우리의 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 모습에서는 달팽이의 느릿함도 끈적함도 없었고 누구의 말을 빌리면 "대가리만 허옇고 똑같네."
그랬다.
91년 교직을 뒤로 한 채 세상 속에서 18가지의 직업을 가져보며 인생을 공부했다는 그 동기는 자기의 인생사를 들을려면 7박8일을 해야 한다네....
누구 들어줄 사람 없나요?
(얼마나 반가운지 웅이가 오늘 아침 교실로 전화를 했었다.
어제 몇몇이서 한 잔을 걸치고 너무나 반가왔다고.... 한 번 더 만나들 보자고.... 물론 끈적함이 없어 달팽이는 아니라고 또 한 번 확신을 가졌다.)
모두가 반가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74년-75년을 오가며 그 때의 이야그로 꽃을 피웠다. 물론 그들끼리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해 가면서 말이다.
지금은 김해 어느 곳에서 거짓없는 자연과 벗하며 조그만 과수원을 하고 있다니...
어쩌면 담엔 그 과수원 나무 그늘 아래나 원두막에서 남천동표 막걸이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날이 오기도 기대해 본다.
물론 이야기 중에 그는 우리 동기 카페가 있는 줄도 모르니 달팽이가 아닌 것은 분명해졌다... 참으로 세월은 약인기라!
혹시 그러면 장현웅을 데리고 온 정창호 그가 달팽이는 아니었을까?
걔들이 지남철이었는데....세월이 지나 지남철의 자력이 끈적해져서 달팽이로 변신해서...현웅이는 달팽이 집이 되고?....
에고! 소설 쓰네~ 진실그리고 거짓은 다음으로.....
달팽이 짜아식! 인기를 얻는 비결도....
암튼 이제는 달팽이가 귀엽기까지 하다는 말에 달팽이는 나오지 못하고 그 얇은 껍질 속에서 이 더운 여름을 나야 할 것이다..
제발 뜨거운 날 나왔다가 껌에 잘못 붙어서 햇볕에 꺼슬려 말라죽는 일은 없도록 조심하라고 동기들은 부탁한다.....
이야그 속에 또하나의 발견!
그건 고니의 X파일... 배구는 뒷전이고 여친과 소곤 소곤 얘기 나누기를 아직도 즐기는 동곤씨가 학창시절에는 남친들의 정보통이었다는구만.
한 번 저장된 내용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그 때 그의 정보로 이루어진 커플도 있고 깨진 커플도 있고....
고니씨!
세월이 많이 흘렀슴다. 저장된 X파일은 손상된 파일이니 델키를 눌러 지우고 새로운 정보를 키보드로 눌러 엔터키를 치세요.
이럭저럭 시간은 흘러 동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철마에서 학교행사도 마치기 전에 쫓아온 용미와 우리의 카페지기씨가 아직도 장학이 시절을 벗어나지 못해 교육청에 가서 일을 하고 늦게라도 동기들을 보고자 달려왔었다.
오자마자 새로 온 동기의 이름과 신상정보를 저장하느라 바빴고...
물론 여불위도 여측없이 회비를 받기 바쁘고....
4-5년 교직생활을 하다가 훌쩍 서울로 가더니 2년만에 다시 부산으로 내려와 지금까지 붙박이 주부로 애들을 알뜰살뜰 키운 양미도 정말 오랜만에 만나 너무나 반가웠었다.
시간은 자꾸자꾸 흘러 어느덧 10시를 넘기고~
배구의 현장!
온갖 먹거릴 다 멕여줬더니 힘이 펄펄 남아 돌아 여자 배구 선수들을 나름대로 정해보는데....
7명은 확실하고 나머지 2명을 누구로?
한 명은 조금 불안하지만 뺐다간 후환이 너무나 두려워....거의가 오싹 수준!
담에 올 때 짜잘한 된장(본인은 짜잘하다했지만 사실 국물이 좀 많았다..히히..담에 올 때 물 조금 적게 부어서 찌져 오면 정상 참작해서 뽑아 줄 수도..?)
또 한 명은 들쭉날쭉하는 이들 가운데서 뽑아야 하는 데 좀 꾸준히 나와서 손, 발뿐만 아니라 배까지 맞춰야 진정한 배구 아닌감?
뽑히고 싶으면 9월부터 빠지지 말고 나오라고~
이럭저럭 막걸리도 동이 나고 여기 저기 앉아 나누는 이야그는 끝이 없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주섬주섬 뒷정리..
여자 화장실에서 씻고 남자 화장실에서 헹구고..보자..이게 순서가 맞나?
맞네! 남자 화장실이 물줄기가 쎄긴 쎄니까 헹구는 게 맞어...
모두가 돌아 갈려고 운동장으로 나와서 석별의 정을 나누는 즈음..
우리의 여불위의 당황한 목소리...
내 갈아입은 옷가방이 없다! 강당에 없더나? 어디 갔을꼬?누가 쓰레기랑 같이 버린는갑다, 우짜노? 강당에 가보자..
한참을 놀래키고 미안스럽게 만들더니 조용히 차 트렁크를 열더니 "요있다!" -가시나, 티 내지 마라 치매 증상 1호다!
돌아가는 길
장소 : 의정이 차 안
동승자 :선희, 명석, 정화, 의정
차 안 정경 ; 의정이는 운전 중, 정화는 옆 좌석에서 편하게 앉아 있음
뒷좌석에서 들리는 말
선희 : 명석씨! 내가 무섭나? 왜 차 문 손잡이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쳐박혀 앉아 있노?(돌아보니 그는 완전 쫄여서 문짝에 딱 붙어 있었다. 오늘만이 아니라 늘 그래왔던 포즈로...)
명석 : (당황한 목소리로) 아니, 그냥 뭐....
선희 : 내가 그래 무섭나? 오뎅도 볶고 커피도 타 오고 김치랑
질퍽한 된장 찌지 와서 멕여주는 데도 그래무섭나?
햐! 참 미치겠네~ 난 와 이럴꼬? 집에서는 팍 수그리가 살고 밖에 나와서 쪼매만 목소리가 커도 이랑께...
명석 : 아이다, 선희야! 무서븐 게 아니고 겁이 날 따름이다.
푸하하하! 이건 선희와 명석이만이 맹글어낼 수 있는 명장면 명대산기라!
그녀가 가는 곳에 웃음과 인정이 넘친다!
간만에 나타난 현웅씨도 그녀를 보고 언젠가 "큰 인물이 될 줄 알았다!"
이랬다.
이건 절대 절대로 그녀의 얼굴이 커서도 아니고
특공대(특별히 공부도 못하면서 대가리만 큰 년)라서 그런것도 아닌 걸 우리는 다 알고도 남음이 있다.- 왜냐면 그녀는 야대를 1등으로 졸업했응께!
더 쓰고 싶지만 주최측 농간이랄까봐서..그리고 아는 사람은 말 안해도 다 아니까....
끝으로 ....
오늘 아침 출근해서 강당 치우고 그릇 제 자리에 갖다 놓고 ....휴~
효영씨, 정화양! 미안코 고마워서 어쩌나?
카페지기님!
교육청에 아는 사람 있으면 정화랑 효영이랑 전근갈 때 강당있는 학교에 패캐지로 묶어서 보내달라고 부탁 좀 하면 안되겠능교?
달팽아! 니도 패키지로 가고 싶은 동기 있으면 부탁해라이~ 지렁이(장현웅)나 지네나 거북이나 굼벵이나 골라서 말이다....
너무나 길게 쓴 글 그냥 읽어줘서 고마워요!
담에 또.....
배구코트 안에서 휴대폰하다가(공이 전혀 오지 않으니까)
선수 등록도 못하고 호각까지 야심차게 준 비해 갔는데 이 번에는 심판에서도 짤리고 급기야 글도 길게 썼다고 또 짤리겠다.
안뇽~~~~~~~~~~~~~~~~~~
첫댓글 의정아, 어쩜 그렇게도 재밌게 말을 잘 하노? 정말 멋지다. 그리고 너무 웃어서 배꼽 빠진다.불알친구? 특공대? 등등. 하하하하 ........
오:오나가나 어디서든 톡톡튀는~~~ 의:의리의 가시내 늙지도 않고~~~ 정:정말 예술성 뛰어난 글재주로고~~~너무 웃어 목이아프고 눈물이 난다. 오의정~~앞으로 너를 14기의 영원한 기자로 임명한다.(회장도 아인기 이래도 되나 모리겠다.)
긴 글을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 이거 아무나 할 수 없는 의정이 메이커 생동표 글이다. 진짜 놀랬다~~ 어쩜 말도 그리 잘 지어내노~~ 진짜 언어적 상상력과 창조력이 엄청 뛰어나다. 와~~~~~!
내 불알은 돌리도!
달팽아! 내가 니 들어온거 보고 얼른 대화 신청하니까 순간이동 점프로 나갔다 하네~ 햐! 고 때는 되게 빠르다이~니불알 운운하는 거 보니 남친은 확실한데...가만있어봐라.파브르 곤충기 찾아보고 달팽이 불알이 어디있는가 본 후에...알았제? 뭐 언제 불알 주기나 줬냐? 돌려받게?
"정'아- 백열등은 '불알', 형광등은 '긴불알'이 북한 표준어라 카더라. 딸아들이 불알 가지고 놀면 다칠까 싶어서 노파심에 한 소리다. 굳이 많이 알려고 하지는 마라 그래도 다치는 건 마찬가지니까?
달팽아! 이제 몸체드러내고 기냥 말했뿌라! 우리 다 인자 늙었는데 뭐!! 의정이는 진짜 언어의 마술사다. 내가 그토록 차안에서의 야화는 밝히지 마라했는데. 요년아! 지난번에는 육적으로, 오늘은 영적으로 폭로하냐?헤헤헤~~~너무 내 칭찬하지마래이 떨어질라 무십다.너땜에 많이웃어 20년은 더살겠다. 고마워!!^^
의정이.... 할말 무!!! 의정이 니 없는 우리 동기는 앙꼬없는 찐빵이니라. ㅇ아침부터 니글 읽는다고 아침활동도 못하것따.아들앞에서 웃음참아가며 읽느라고 혼났구만.나중에 다시 읽고 실컷 웃어야지.
혜경아!~~내가 목이 아프도록 웃은거 이해가제~~근데 불알친구,여불위등등 먼지 읽고도 까묵고 의정이한테 물어보고 들었는데 또 까묵고~~집에가서 또 읽고 웃고 머리속에 꼭 집어넣었는데 또 생각안난다~~근데 의정이 우짜머 그리 머리가 비상하까?~~내 수준에는 납득이 안 가 입만 헤 벌리고 있다
의정이가 우리 동기란기 자랑스럽고, 우리 6반이란기 더 자랑스럽고...고마운 사람들이 많아서 미안키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