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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평생사랑)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해와달
<48일차(10.21) 소식> - 사람다운 세상이 그립다는 75세 할머니의 마음 -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처절한 절규가 그리도 무서웠을까 생각해봅니다. 1970년 11월 13일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한 노동자가 유일한 수단이던 몸으로 절규한 이후 38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그 외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간이고 싶었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찾고 싶다는 것이 경찰특공대가 동원될 정도로 그리 큰 죄였는지 생각해봅니다. 지워지지 않을 우리 사회의 아픔을 위해, 그리고 그 아픔의 평온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여전히 새로운 순례길> 다시 길에 섰습니다. 2일간의 휴식을 취하고 논산고등학교 인근 1번 국도 지점에서 하루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밤 연무성당 공터에서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하여 숙박하였던 3분의 성직자는 담소로 한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1차년도 2008년 순례를 마무리하게 되어서인지 이런 저런 소회를 담소로 나누었습니다.
벌써 48일이 되었다는 말에 어느 분들은 ‘이제 오체투지 순례가 익숙해졌나?’고 질문하지만, 48일씩이나 되어도 여전히 새롭기만 합니다. 육체적인 고통을 이야기하면 여전히 고통스럽기만 하고, 노구의 육신은 마디 마디, 근육 하나 하나가 고통스럽기만 하다 합니다. 세분의 성직자는 ‘몸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것이 정상인 상황’이라 담담하게 말하기만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 상황에서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고, 이 정도 아픈 것이 어디 큰 문제이냐’고 오히려 반문하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국민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이야기할 때는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순례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48일이 되었다지만 하루 하루 순례에 참여하는 참여자들로 인해 새롭습니다. 또한 하루 하루가 같은 일정이고, 매일 같은 동작으로 길을 나서고, 매번 같은 동작이지만, 그 한 과정에 모든 것을 집중하기에 오체투지 순례는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여정입니다.
오늘 역시 하루 종일 도로에서 보낸 하루입니다. 논산고등학교 인근의 1번 국도에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부여 비로사의 스님들과 신자와 서울 등지에서 오신 수녀님 등 순례 참여자들이 순례단과 함께 또 다른 하루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9시 조금 넘은 시간. 길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순례단에게 한 여성이 다가옵니다. 인근 지역에 사신다는 김영란 선생님은 직장에 출근하는 길에 순례단을 보고 길을 멈추었다 합니다. 한겨레 신문의 독자라면서 순례단 출발 소식과 지나온 상황, 그리고 이번 주말 마무리 일정까지 자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김영란 선생님은 순례단이 마지막 여정까지 무탈하게 진행하기를 염려하시면서 길을 떠났습니다.
점심시간에는 길가 옆 공터에서 점심을 준비하던 순례단에게 귀여운 손님이 방문하였습니다. 너무나 순진무구한 웃음이 그 자체가 평화스럽기만 한 어린이들이 순례단을 격려하겠다며 공연을 준비했다 합니다. 부여 비로사의 비로자나 유치원의 꼬마들이 순례단을 위한 공연을 하기 위해 점심 식사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였고, 태권도 공연과 부채춤, 반여심경 독송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준비하던 순례단과 참여자들. 모두 숟가락 내려 놓고 꼬마들에게 시선을 집중하였고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님은 앉은 자리에서 아이들의 동작 하나 하나를 따르기도 하고, 때로는 큰 박수로 아이들의 격려에 호응하였습니다. 세 분 뿐만 아닙니다. 목탁을 두드리며 반야심경을 독송하는 모습에서는 감탄만 나오더군요. 이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모습이 너무나 험난하기만 한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순례길은 계속된 고가도로에서의 순례였습니다. 관음사 인근의 호남선을 지나는 고가와 논산신대교는 모두 고가도로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덕분에 육중한 중량의 트럭 등 대형 차량이 지날 때는 어김없이 도로가 상하로 진동하더군요.
오후 순례길에는 당진환경연합 회원 등이 함께 참여하여 오전 순례와 비교하여 많은 인원이 함께 하였습니다.
오전 순례처럼 여전리 별도의 휴식 장소가 없어 도로 갓 길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진행된 오후 순례는 논산천을 지나쳐 논산로터리 전방 400m 지점에서 종료되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 오늘 순례길에 두분의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한 분은 순례단과 함께 오체투지로 길을 나서며 자신을 돌아보셨고, 다른 한 분은 지나가는 순례단의 무탈한 여정을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부여 비로사에서 일행과 함께 참여하신 박인숙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75세이십니다. 여전히 정정한 모습을 보이시는 박 할머니는 “사실 제가 참여한 이유는 내가 살아온 생애에 대한 반성과 참회를 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합니다.
박 할머니는 “오체투지를 하니 웬지 법당보다 더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 온몸을 땅에 대어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엔 다리가 아파서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함께하니 그런대로 수월해 진다”고 하십니다. 박 할머니는 우리 사회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갈수록 자신 위주로만 살고 있어요. 너무 세상이 각박해요. 옛날에는 인정도 많고 인심도 후했는데 지금은 살기 어려워요”라며 안타까워 하시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살기 편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서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 별거 있나요. 그저 남에게 베풀고 욕심내지 않고 사는 것”이라고 하시고 온종일 오체투지를 함께 하시며 일정을 마치셨습니다. 또 다른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고개와 고가도로가 기억되는 순례길 중 오전 구간을 마무리 할 즈음에 한 육교 밑을 지나는데, 연세가 많으신 한 할머니께서 육교위에서 순례단을 바라보시더군요.
지나는 길에 징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바닥을 기어가니 무슨 일인가 싶었던 모양입니다. 육교 위에서 촬영하던 진행팀원에게 문의하시던 할머니. 진행팀원의 기도순례 설명을 들으시더니, ‘함께하지 못하지만 마음이라도 같이 하시겠다’며 징소리에 맞추어 몸을 바닥에 뉘이는 순례단을 보며, 육교위에서 합장을 한 손을 난간에 기대어 목례로 같이 보조를 맞춥니다. ‘남에게 베풀고 욕심내지 않고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는 할머니 말씀도 ‘마음이라도 같이 하겠노라’며 합장하는 할머니 모습도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어느새 2:8로 상징되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사회적 특권층이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계속 추진되는 모습에서 공동체를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100여일에 가까운 단식을 진행하고, 이제는 급기야 3층 높이의 철탑에 올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노동자와 시민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시절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조금은 평화롭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이 진정한 주인으로서 평온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마음. 그것이 우리들 할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당진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는 최은영 선생님은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살아가면서 서로 해치지 않는 것이 생명에 대한 바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운하와 같은 정책이 또 다시 조짐이 보이면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합니다.
‘까리따스 수녀회’의 박 아그리피나 수녀님은 “대통령이 민주주의 발전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우려하시고, “운하문제는 예의주시하고 지켜보아야 한다. 아마 틈새만 보이면 운하건설을 착수하려고 할 것”이라며 걱정하였습니다.
서울에서 오신 안주리 선생님은 “성직자들께서 힘들어 보이지만, 쉬는 시간 장난하시며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하다”고 하시고 “달리 하시는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저 기도를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남을 위한 기도 말이죠.”라고 하셨습니다. 안 선생님은 “현재 우리 정부의 문제는 마치 운하에서 물길을 바꾸려 하듯이 역사를 바꾸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을 거꾸로 뒤집고 단절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요새 간첩 등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는 착한 마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시고, “오히려 여기 와서 힘을 얻어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송희철, 정재권, 윤병일(서울) / 대현 스님, 호정 스님, 홍교 스님 진여성 외 8명(비로사) / 장 헨리까 수녀, 박 아그리피나 수녀(까리따스 수녀회) / 곽문진(대구) / 조완주(청주) / 최경애 외 1명(불교환경연대) / 윤재승 외 6명(평화동 성당) / 이경희 외 5명(당진 환경운동연합) / 안주리(서울) / 김인자(홍천) / 문정현 외 1명(평화바람) /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등이 함께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10월 22일(수) : 논산대교 인근 23번 & 4번 국도 교차 논산R(시작) - 23번 국도 논산시 광석면 왕전리 왕전초등학교 인근(종료) ● 10월 23일(목) : 23번 국도 논산시 광석면 왕전리 왕전초등학교 인근(시작) - 23번 국도 논산시 노송면 도리 인근(종료) ● 10월 24일(금) : 23번 국도 논산시 노송면 도리 인근(시작) - 691번 지방도 계룡면 지경리 지경교회 인근(종료) ● 10월 25일(토) : 691번 지방도 계룡면 지경리 지경교회 인근((시작) - 691번 지방도 신원사 사거리 1km 전 상도교회 인근(종료) ● 10월 26일(일) : 691번 지방도 신원사 사거리 1km 전 상도교회 인근(시작) - 신원사 중악단 / 2008년도 회향 행사(종료)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정현정(논산), 이계명(논산), 김은옥(서울), 김영란, 이창수(청주), 박창순 외 3명(공주 마중물), 김민기, 우희숙(논산), 백련화(비로사), 당진환경운동연합, 안주리(서울), 진현찬 바오로(논산내동성당), 논산내동성당 에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8. 10. 21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