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로 어르신들 마음을 달래 드리면서 오히려 제 마음이 더 편안해집니다.”
쓸쓸하게 지내는 어르신들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꾸준히 선행을 베풀어 온 이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문 건설업체를 운영하면서 동구 가양1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류봉기씨(61·사진).
환갑을 넘긴 류씨지만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이 되면 소풍가는 어린아이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색소폰과 케이크, 과일 등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선다. 바로 노인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의 생신상을 차려드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햇수로 3년째 류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생신상 차리는 일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다.
이 특별한 생신잔치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멋들어진 색소폰 연주. 류씨는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독학으로 틈틈이 익힌 색소폰으로 흘러간 옛 노래를 근사하게 뽑아낸다. 자랑할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 그걸로 족하단다.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노인병원을 비롯 대전시내 노인병원 몇 곳도 류씨가 드나들며 위로해 주고 있다.
류씨의 선행은 이 뿐만이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부모없이 홀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교복지원도 벌써 10년 넘게 계속해오고 있다.
류씨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볼품없는 옷차림 때문에 친구사귀기가 힘들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며 “이 학생들만큼은 그런 상처없이 같은 교복을 입고 동등한 입장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것 뿐”이라고 했다.
또한 가양1동 주민자치센터 헬스장 개장시 음향기기 일체를 지원한데 이어 최근 장마로 인해 지하에 위치한 헬스장의 여건이 좋지 않자 제습기 설치도 선뜻 나서서 하는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편의제공에도 열심이다.
류씨는 “이웃사랑 실천이라고 하면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힘이 닿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통해 노후를 보람차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곽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