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캐스팅 후일담, 그 세번째 이야기.
오늘은 비포앤애프터의 귀여운 홍간, 소이현 편입니다.
작년 가을, 캐스팅을 시작하면서, 저는 두 대립의 축인 남자 배우 캐스팅을 서둘렀습니다.
한원장과 최용우를 먼저 캐스팅한거죠, 그 이유는?
저는 당연히 홍기남 간호사 역은 신인 여배우를 오디션해서 기용하려 했거든요.
차세대 훈남 이진욱과 연기파 배우 김성민의 출연이 결정되자,
저는 '오케이, 이제 홍기남 역의 신인 여배우만 찾으면 되겠군.'하고 생각했죠.
저는 뉴논스톱 시절부터
신인을 찾아 스타로 메이킹하는 작업에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이거든요.
비앤에이의 홍간은,
시골에서 갓 상경한 촌닭에, 이쁜 구석도 하나 없어서
한건수네 집에서 식모살이 하면서 늘 구박이나 받는 푼수데기 역할...
외모가 밉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쁜 여자는 아닌...
그런데, 주위에서 소이현 얘기를 하는겁니다. 여주인공으로 어떻겠냐고.
처음 제 반응은, '엥? 그 친구는 엄청 이쁘잖아, 아주 도시적이고, 늘씬한 서구형 미인.
우리 홍기남이는 그냥 못생긴 촌닭인데?'
하지만 소이현이 주연한 '하이에나'를 집필한 이성은 작가의 강추와
저랑 논스톱3를 한 박혜련 작가('칼잡이 오수정' 집필)의 '기대1순위 여배우'란 말에 한번 만나보기로 했죠.
소이현을 첨 만난 자리에서, 전 뿅 반해버렸답니다.
아니, 어디서 이런 보물단지가 덩굴째...
배우 욕심에 소이현을 덜컥 캐스팅해놓고나서 고민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못생긴 촌닭이라 부담없이 집안에 들여놓고 식모살이 시키는 초반 컨셉이 좀...
1,2회를 연출하면서 저의 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
이쁘고, 늘씬하고, 도회적 미인은 잊어라, 소이현은 촌닭/폭탄이다.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질주하는 추격씬, 낚시의자에 앉다 벌렁 자빠지고,
사과를 맨손으로 동강내고, 목욕탕 문 벌컥 열고 술주정하는... 우리의 촌닭.
그래요, 안이쁜 배우 데려다 촌닭 시키는게 연출인가요
이쁜 배우 데려다 폭탄으로 꾸미는게 연출이지...
지난 7화에서 한장면,
수술실 앞에서 한원장과의 실갱이가 원래 대본에서는
기남: '물어보면 가르쳐주겠냐!'
건수: (휙! 째리면)
기남: '...구요' (하고 돌아서는)
이었는데요.
이 장면을 찍다 장난기가 발동한 제가 이 대목에서
코미디언 배영만 흉내를 내보면 어떨까? 하고 주문을 했지요.
당연히 장난삼아 한 주문이고, 몇번 엔지나면
그냥 엔지장면은 해피타임에 넘기고 원래 대본대로 가려고했는데요.
우리의 홍기남, 소이현 양, 무쟈게 열심히 연기에 임하는 겁니다.
양손을 볼가에 대고 흔들어대며, '고요...가르쳐주겠냐고요~'
여배우지만, 이렇게 열심히 망가져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진욱의 운명적 만남과 김성민의 환상적 결합...
여기에 소이현의 가세함으로 결정적 3각관계가 완성되었지요.
8화에서 더욱 가속화되는 세 사람의 3각 구도,
비포앤애프터 성형외과 후반을 주도할
약간 색다른 이들 세사람의 사랑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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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일기 (읽기)
BNA와의 결정적 만남, 소이현
김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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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02 11:5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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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 비엔에이 처음 홍기남역을 본순간 딱 뉴논때 장나라역의 캐릭터가 떠오르드라구요..ㅎㅎ 좀 비슷한 구석이 있는듯 싶어요. 그만큼 사랑스런 캐릭터에요..ㅋㅋ 앞으로 삼각관계도 관심있게 지켜볼께요...삼각관계면 음...가슴아픈 스토리가...^^;;
저도 소이현씨 때문에 열심히 챙겨보려 하고 있습니다.^^ 늦게까지 못 깨어 있는지라 늘 중간까지만 보다 졸고 말았는데 지난 일요일편에서는 녹화를 해서 봤습죠^^ 움, 물론 전체적인 연출이 좋아서 보는 것도 있지만서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