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시리즈의 마지막 여행기, 마산고속버스터미널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5000명이나 되는 고속버스 전용 버스터미널로서,
서울과 대구, 광주, 대전, 성남 등 비교적 다양한 행선지를 끼고 있는 덕에 마산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로 자리매김중이다.
도시의 성장을 함께 겪었을 정도로 오래된 역사와 꾸준한 고정수요를 잡고 있는 곳이지만,
KTX의 개통은 이들에게 결정적인 펀치를 날렸다. 서울, 대구, 대전 모두 KTX가 통하는 경쟁지역이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건물도 꽤나 오래 전에 만들어져 낡고 비좁기까지 해, 실제로 이용객 수도 30%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산의 세 터미널 모두 편의를 위한 리모델링을 대대적으로 한다는 얘기가 있다.
현재도 남부러울거 없는 곳이기는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면 얼마나 세련되게 변할지 살짝 기대된다.

마산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창원 시리즈의 정중앙이기도 한 마산고속터미널.
이 동네에 워낙 터미널이 많아서인지 그 덕에 시내 곳곳을 헤집고 다닐 수가 있었다.
비록 버스로 지나친 겉핥기식 학습이고 마산의 명물(마산항, 마창대교)조차 못 가보긴 했지만,
마산이란 도시가 어떻게 생겼고 무엇이 있는 동네인지 대충 알아볼 수 있었다.

시내의 약간 북쪽 신세계백화점이 자리잡은 곳에 동양고속이 운영하는 고속버스터미널이 자리잡고 있었다.
생각보다 건물의 크기가 무척 작다. 전체적인 모양은 동그란 원형으로서 전주, (구)대전과 비슷한 생김새다.
이들도 각각 1984, 1979년에 생겼는데 여기도 아마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 특이한 점은 버스가 드나드는 공간이 터미널 건물을 둘러싼다는 것이다.
대부분 건물 양 옆으로 피해있거나 아예 반대편에 있건만 여기는 그럴 공간이 없었는지 건물 사방이 출입구다.
어찌보면 되게 위험한 것이 사람이 지나가려면 횡단보도 없는 도로를 무단횡단해서 들어가야 하는데다,
차가 나오는 곳이 시야가 제대로 가려진 오른쪽에서 돌아나오는 형태라는 것이다.
사람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구조인데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이래놨는지 모르겠다.

건물 내부도 비좁기는 매한가지였다.
더욱이 사람이 그렇게 많을 시간이 아닌데도(평일 오전) 좁은 맞이방이 꽉 채워져 있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매점 하나를 남겨두고 죄다 닫혀있다.
대부분 터미널들이 식당을 여럿 끼고 있음에도 이 곳은 철창에 갇힌 채 어둠에 휩싸여 있다.
덕분에 시시콜콜한 매점에만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람이 많은만큼 매표소 창구도 여럿 열려있었다.
보통 이 시간대면 거의 파리만 날리는게 정석인데도 일부러 사람이 사진에 안 찍히게 하려고 기다렸다 찍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너무 사람이 왔다갔다거려 어쩔 수 없이 나중에 그냥 찍은게 윗 사진이다.

마산의 주력노선은 역시나 서울행이다.
이웃한 두 시외터미널 모두 서울가는 노선이 하나도 없어 얼핏 보면 독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창원터미널·마산역·창원역 등 대체지역이 그만큼 존재하기에 독점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힘들다.
분산되는 역도 많고 서울(강남)과의 거리가 먼 것을 감안하면 배차는 아침·저녁 20분, 낮 30분 정도로 그럭저럭 무난하다.
더욱이 첫차(6시), 막차(1시)가 늦게까지 있기 때문에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KTX가 뚫리고 수요가 줄어든 지금도 주말-평일, 일반-고속버스 배치까지 한 치도 다르지 않고 똑같다.

제법 큰 도시답게 서울행 말고도 노선이 꽤 많다.
KTX 개통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기사가 났지만 정작 타격받은 곳은 서울이 아닌 대전이었나보다.
대전(동부)은 2009년 1월 기준 매시간 30분<하루17회>이던 것이,
평일 8회<06:30, 08:30, 11:00, 13:30, 15:30, 17:30, 19:30, 21:00>
주말 11회<06:30, 08:30, 11:00, 12:30, 13:30, 14:30, 15:30, 17:30, 19:30, 20:05, 21:00>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진의 22:30 심야우등도 폐지되었다.
(알고보니 금호/삼화가 중부고속으로 노선을 넘긴 이후 중부에서 시외와 겹친다는 이유로 파격감차를 했다고 한다)
성남(야탑)의 경우 배차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평일 7회<07:05, 09:05, 11:05, 13:35, 15:35, 17:35, 20:05>에 주말엔 22:05 심야막차 추가로 시간의 변동만 약간 있었을 뿐이다.
동서울행도 마찬가지로 시간표에 나온 그대로 지금까지 운행하고 있다.

서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대구(서대구)행, 그리고 포항행 전부다 지금까지 시간표 그대로 운행중이다.
광주행만 평일 11회<07:05, 08:20, 09:40일반, 11:05, 12:20, 13:40일반, 15:05, 16:20, 17:40, 19:05, 20:35, 22:20> + 주말 22:20 심야막차로 심한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마산터미널의 요금표.
시간표를 찍고 몇 달 안있어 요금이 올라간 관계로 지금은 요금이 조금씩 올라갔다.

시간표를 다 찍고 원형건물 너머로 넘어가려는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옆에 화장실과 구두닦이까지 있는건 좋은데 왜 검표원이 없고 버스가 보이질 않는건지 모르겠다.
그 대신 이상한 것(?)들이 승차장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 채워주고 있는데...

그렇다! 바로 문 앞에 또다른 맞이방이 있었던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조금 어리둥절하지만 역시나 매표소쪽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수많은 사람들로 에워쌓여 있다.
벽의 유리 양식이나 내장재를 보았을 땐 건물을 짓고 얼마 안되어 따로 증축한 것으로 보인다.
자가용이 보급되고 도로가 쭉쭉 펴진 지금도 '사람 없는 시간'에 이럴진데,
지금보다 인구도 많고 도로상태도 좋지 않았던 옛날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미어터졌을지 안봐도 짐작이 간다.

사람 없을 시간에도 이렇게 꽉 차있는 터미널은 찾기가 힘들다.
심지어 서울, 부산같은 대도시조차도 어지간한 시간대에선 이정도로 사람이 모여있진 않는다.
아무리 연초였다고 해도 이쯤되면 다들 일상으로 돌아갔을 평범한 날인데도,
여전히 터미널 안엔 수많은 사람들과 버스로 북적이고 있었다.

가장많이 붐비는 곳은 서울방면 승차장이었지만 대구, 광주, 성남같은 동네들도 적잖게 버스가 드나들고 있었다.
그 노선들도 어림짐작하여 열댓명 정도는 꾸준히 타는 것처럼 보였다.
건물은 큼지막하면서 대당 다섯 명조차 보기 힘들었던 남마산과는 완전히 비교되는 광경이다.

부지는 마산의 세 터미널중에서 가장 좁았다.
하지만 혼잡도만큼은 세 곳중 가장 높았고 승객이나 버스 댓수도 결코 시외터미널에 밀리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이 온통 동양고속 물결이었는데 이처럼 행선지가 여러개면서 80% 이상이 한 회사(동양)로 채워진 것도 보기 힘들다.
대전 2시간, 서울 3시간에 끊는 KTX에 비해 속도 경쟁력도 없고 너무나 낡고 비좁은 시설물에,
지역 인구도 나날이 줄어드는데다 도시 브랜드까지 없어져 이용객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열약한 만큼 나름의 장점을 고르게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느린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28석의 편안한 승차감.
구도심과 수출자유단지와 대규모 재개발단지까지 거리낌없는 접근성.
낡고 비좁아 오히려 아담한 미덕까지 갖춘 건물.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여건이 얼마든지 되는 만큼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해보고 싶다.
첫댓글 사진 잘 봤습니다~여기는 동양의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네요...ㅋㅋ
네... 모든게 동양의 아지트죠. ㅋㅋ
언제 찍으신 사진인가요? 작년 12월에 마산고속터미널에 갔을 때에는 그야말로 동양고속이, 그야말로 노블우등이 전체를 덮을 정도였으니까요.
2년반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만 해도 노블이 막 들어오던 시절이라 사진엔 보이질 않네요. 지금은 노블로 싹 갈렸나보군요. ㅎㅎ
사진 잘 봤습니다. 성남-마산은 기차가 접근하기힘든 곳이라 유지될 듯 한데 대전 마산이 의외로군요,...두배 차이나는 금액인데 30분 남짓 차이나는 시간에 저 같으면 다시는 ktx 안 탈 듯 한데 영향이 크군요... 암튼 마산고속터미널은 갈 때마다 북적한 모습이 나름 뿌듯했습니다.`~~
저도 서울-마산 배차가 많이 줄어들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수요 자체가 줄어서 감차된건지 KTX로 쏠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 사이에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글쎄.. 제 생각엔 중부고속이 기존의 고속노선을 인수하면서 이제는 굳이 자신들의 원래 운행 노선이던 시외와 경합시킬 필요가 없어지면서 서서히 고속터미널에서는 발을 빼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에도 마산고속터미널을 이용했지만 역시나 서울노선이 그래도 일등공신이더군요....KTX를 탈경우 영등포와 서울역에서 내리는사람이 많다하더라도 강남쪽이나 동서울쪽은 불편하니 이용객이 많지요....반면 동서울이나성남행도 은근 손님이 있는반면 포항이나 대구는 오히려 합성동시외터미널을 많이 이용합니다.특히 포항은 직통으로 가는분들도 있지만 경주경유포항행시외버스이용이 많고 대구는 서부정류장에 하차하는분들이 많아서 그런거같더군요
서울, 대구의 경우 각각 열차, 시외버스와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커버하는 지역이 달라서 생각만큼 크게 타격이 없지 않았나 싶네요. 포항이야 그렇다 쳐도 대구는 고정승객이 꽤 많은 것 같은데... 시외가 더 잘되고 있었군요.;
대전-마산간은 이제 중부고속이 더 이상 필요없는 고속노선에서 슬슬 발을 빼고 있어서 횟수가 줄어드는 것 아닐까요??
저도 글을 쓰고 나서 다른 분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KTX문제라기엔 억지스런 면이 상당히 있어 저도 좀 의아했거든요.
구마고속도로(중부내륙)를 지나가다 보면...대부분이 동양의 마산,창원 노선일 정도로 압도적이죠. 나름 부울경이 연고인 천일/고려(고속부분)가 잘 보이지 않을정도로 동양의 점유율이 대단합니다.
저번에 다녀오면서 동양고속의 위력이 생각보다 크구나라는걸 실감하고 온 것 같습니다. 타업체 차를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더군요..^^;
대전은 KTX 영향으로 줄어든게 아닙니다. 시외노선과의 경합에서 뒤쳐져 수익이 나지 않아 금호/삼화에서 중부고속으로 노선을 매각하였고, 중부고속은 기존 자사노선과 겹쳐서 운행할 필요가 없기에 운행횟수를 줄였다고 봅니다.
저도 어제서야 다른 분께 얘기를 듣게 되었네요. 글을 쓸 때도 조금 의아해서 살짝 간만 봤을 뿐 주 이유가 KTX때문이다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산에서 서울행 심야 막차를 타면 지하철 첫차 다니는 시간과 얼추 맞아 떨어지겠네요....
가끔 대구에서 제사 지내고 심야를 타고 올라오면 한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지하철을 타게되는데 매번 불편합니다. ^^
예를 들어 대구에서 심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통 12:30이나 1:00 차보다 1:30분 차를 더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이런걸 좀 감안해서 심야 우등 배차 시간을 조정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항상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어느 터미널 일지 궁금하네요..
마산의 막차가 늦게까지 있어서 정말 타고다니기 편하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심야 배차시간 조절도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대체교통수단과 접속교통수단의 확보가 더 절실하다고 봅니다. 지하철, 버스의 경우 왠만한 동네에선 11시면 끊기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터미널로 갈 수 있는 방법이 택시밖에 없어 너무 불편하니까요.
맨날 얻어타고 터미널까지 오던 생각에 그 생각을 미쳐 못했네요...
특히 지방이라면 대중교통이 더 일찍 끊기는 편이니까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되겠군요..
늘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예:) 고맙습니다.
마산터미널이야 뭐 동양이 차지하고있죠...듬성듬성 보이는 삼화.금호.천일 정도인데...이제 삼화는 아예못보구요....그나마 대구행이있어 천일은 간혹보이고....광주행덕분에 금호는 아직볼수가있습니다...아 진짜 찔끔다니는 중앙고속이있군요..하지만 차량은 마산터미널에 주차하는게 아니라 창원터미널에 주차해놓코...출발시간쯤 마산도착해서 홈에대서 손님만 태우고 바로 출발합니다...창원은 중앙이 쪼끔더 횟수가 만은데 마산은 동양이 압도적이죠..
금호, 천일은 실제로 봤었는데 삼화, 중앙은 본 기억이 없네요. 도데체 어떤 노선에 들어가길래 창원에서 주차하면서 왔다갔다 하는건가요?;
강남행하고 동서울행정도로 알고있습니다 횟수는 엄청작구요....강남행같은경우는 열번에 한번 갈까말까구요...
천일은 대구행이 있어서 볼 수 있고, 금호는 광주노선이 있으니 볼 수 있죠. 삼화는 대전노선을 중부고속에게 넘긴 이후로 못 보게 됐구요. 중앙고속은 서울 경부 - 마산 노선 운행하는데, 동양과의 비율이 1/10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동양의 주력노선중 하나가 서울 경부 - 마산 노선이니까요. 그나마 중앙이 창원을 좀 더 들어가니 창원터미널에 주박해놓고 출발시간 맞춰서 마산으로 넘어와서 승객 태우고 출발하는것 같습니다.
마산고속터미널 맞이방..2004년에 갔을때 공사하려던거 같던데 양옆을 막았군요,,,원래 양옆 하차장,승차장출입문이없고 뻥뚫려있던거 같은데..그땐 한진이 있던 시절이라...3사가 서울-마산 공배하던때인데 중앙이 운행시작 얼마전에 나타나서 출발시간되면 출발하더군요...운행끝나면 쥐도새도모르게 빠져나가서 창원터미널로 사라지더군요...그래도 1~2대는 터미널서 대기하던거 봤던거 같기도하구요...
유리로 막혀있는 부분이 원랜 전부 개방되어 있었군요...! 운행은 마산에서 하는데 왜 차는 창원에 세우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양의 텃세가 심해서인가요? -_-a
마산고속버스터미널 안에도 동양고속마산사업소가있는지
당연히 있습죠. 고속터미널 자체가 동양고속 소유인데요.
꽤 오래 전이군요. 마산에 있는 여성분과 몇 달 정도 주말 장거리 연애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새벽 1시차로 서울에서 내려가서 아침 이른시간에 터미널에 내리면 여성분이 마중나와있어서 같이 합성동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그대로인지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마산, 창원, 진주가 아무래도 동양고속 주력노선인것 같긴 합니다. 확실히 많이 보이긴 해요.
한진고속 인수한 후로 더 많이 보이는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잘 봤습니다 ^^
허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장거리연애를 마산에서 하셨었군요. 부럽습니다. ㅎㅎ 저 사진을 찍었던 때가 벌써 4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저 또한 어떻게 바뀌었을지 너무 궁금합니다.
현재는 창원발 용인,문산,파주행 버스의 중간경유지 역할을 하고있고 사진속 노선중 포항행이 폐지되었네요
그렇군요. 파주행을 보면 참 어색할거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