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고등학교 일반선택 과목에서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한수학회(이하 수학회)가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7일 수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한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과목 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하며 현 수능 체제의 개편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고시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수학 과목 중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이 일반선택 과목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과목에서도 이들 과목이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학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이 제외된다면 많은 지식의 습득이 필요한 시기에 있는 고등학생에게 새로운 내용의 공부보다는 기초 수준의 내용을 이리저리 변형한 문제 풀이에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것을 국가가 강요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단순한 ‘학력 저하’ 수준을 넘어 사고의 확장성 마비 및 대학교육과정과의 연결고리 붕괴 등 학생들의 미래에 회복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학회는 그동안 수학 과목 학습 내용의 축소가 학습 부담 경감이나 사교육 약화라는 순기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미적분Ⅱ와 기하를 제외한 개편은 학생들의 문·이과를 막론하고 학생들의 대학 강의 수강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했다.
수학회는 "지금도 대학 이공계 과목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 미적분과 기하를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기초 수준의 강의조차 수강할 능력을 갖추지 못해 대학에서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수학회는 "사회과학 영역인 경영, 경제, 사회학, 심리학 등 분야에서도 기본적인 통계학 지식을 학부 수준에서 다루기 때문에 그 근간이 되는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미적분과 기하적 소양은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수학 과목을 축소한 이번 개편은 장기적으로 국가 과학 기술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가 수능 과목으로부터 제외된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명했던 ‘문·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 아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에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